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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진짜 카레이싱’ 이야기

모터 전문가들이 들려주는 ‘진짜 카레이싱’ 이야기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10.2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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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싱 해설자 김재호 씨와 아나운서 강재형 씨 공동 저자

“나는 엔진트러블을 겪고 엔진이 터지는 것을 내 눈으로 꼭 볼 것이다. 흰 연기가 뭉게뭉게 솟구치는 모습을. 하지만 그것으로부터 나는 배울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철학이다.”

미국 포드 모터스포츠 대표인 마틴 휘테커의 말이다. 마틴 휘테커처럼 수많은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은 자동차에 웃고, 울고, 심지어 목숨까지 건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경주 자동차’와 ‘카레이싱’에 열광하게 하는 것일까? 그리고, 시속 300km가 넘는 놀라운 스피드의 세계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신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스포츠) 카레이싱 이야기》는 모터스포츠에 대하여 사람들이 갖는 의문과 궁금증에 대한 대답을 내놓는 책이다.

이 책은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불리는 자동차 경주의 다채로운 세계를 소개하는데, 말 900마리에 상당하는 힘을 내는 레이싱카의 개발 비밀, 카레이서의 신체 능력, 카레이싱을 둘러싼 스포츠마케팅, 세계 유명 레이싱 대회, 미하엘 슈마허 같은 유명 카레이서들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한국에서 카레이싱은 아직 이색 스포츠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지만,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이 크게 다르다. 대표적인 카레이싱 이벤트인 포뮬러 원(F1) 그랑프리를 보려고 자동차 경주장에 몰려드는 사람은 연간 200만 명이 넘는다.

세계 150개가 넘는 나라에서 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이보다 몇 배나 더 많다. 이 같은 인기는 연봉 800억 원의 사나이 미하엘 슈마허나 한 해 2,000억 원의 예산을 움직이는 F1 레이싱팀의 경우를 보면 명확히 입증이 된다. 많은 자본이 투자되는 것은 그만큼의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카레이싱이 현재의 인기를 얻게 된 배경과 역사, 그리고 오늘날에 펼쳐지는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의 현장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 레이서가 되려는 청소년들을 위한 실용적 지침과 자동차 경주 관전 요령 등 팬들을 위한 정보도 충실하게 담겨 있다.

1장에서는 세계 모터스포츠의 종류를 정리했으며 2장부터는 “자동차 경주는 과연 인간의 스포츠인가, 기계간의 대결인가?”를 분석해나간다. 4장은 괴력을 내는 레이싱카의 제작 기법과 카레이서의 능력을 조명해보고 7장은 ‘꿈의 경기장 서킷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총 10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는, 하나의 주제가 끝날 때마다 ‘카레이서의 연봉’, ‘시상식에서 샴페인을 터트리는 유례’, ‘기발한 아이디어의 불법 경주자들’, ‘레이싱카에도 국가를 대표하는 색이 있다’ 등 우리가 미처 몰랐던 카레이싱 관련 정보들이 팁으로 소개되어 있어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책장을 넘기며 이러한 팁만 읽어도 흥미진진한 카레이싱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며, 꼭 차례에 얽매이지 않고 읽고 싶은 부분을 먼저 읽어도 좋다.

이 책의 저자들인 MBC방송 및 MBC-ESPN의 카레이싱 해설자 김재호 씨와 MBC방송의 아나운서 강재형 씨는 카레이싱에 관한 한 대한민국의 대표 전문가들이다. 지난 5년간 방송 중계에서 콤비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이 1995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최초의 서킷(자동차 경주장) 레이스가 열린 지 10주년이 되는 해(2005년)를 기념하여 이 책을 펴냈다.

저자들은 “모터스포츠는 스피드를 갈구하는 본능의 뼈대에 지적인 문명의 살점을 붙여놓은 스포츠”라면서 “이번 책이 대중화의 초입에 들어선 한국 모터스포츠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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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손자도 울고 갈 레이싱 병법_ 118쪽, 랩 9

 

결승선을 한 바퀴 남겨두고 1등부터 3등까지 달리는 차가 모두 같은 팀의 경주차다.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상황에 있는 이 팀에게도 작전이 필요할까? 놀랍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작전 아닌 작전이 나온 사례가 있다.

1967년 미국 데이토나에서 열린 24시간 내구 레이스. 330P4라는 프로토타입 경주차 3대를 내보낸 페라리는 1~3등으로 달리던 드라이버들에게 경기 종료 2시간 전에 엉뚱한 작전을 지시했다. “나란히 1열로 피니시하라”는 것이었다.

이 작전에 따라 경주차 3대가 나란히 어깨를 맞추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모터스포츠 역사상 가장 극적인 이 결승 장면은 ‘데이토나 피니시(Daytona Finish)’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페라리가 이런 지시를 내린 이유는 미국 포드 자동차의 홈그라운드에서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포드는 이 경기가 있기 수년 전부터 페라리 인수를 노렸다. 그러나 그의 야망은 페라리의 창업자 엔초 페라리에 막혀 수포로 돌아갔다. 격분한 포드는 페라리의 강점인 모터스포츠 분야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다.

그 결과 1966년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1, 2위를 석권하며 페라리를 눌렀다. 복수를 노린 페라리는 바로 이듬해에 적의 심장부에서 1, 2등뿐 아니라 3등까지, 그것도 보란 듯이 3대가 나란히 골인하는 무력 시위로 포드에 앙갚음했다.

이처럼 팀이 드라이버들에게 순위를 바꾸는 명령을 내리는 것을 팀오더(Team Order)라고 한다. 데이토나 피니시의 경우는 작전이라기보다 팀오더에 가깝다. F1에서는 고의적으로 순위를 바꾸는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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