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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의회가 KMRC와 결별한 이유는?

선수협의회가 KMRC와 결별한 이유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12.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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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RC 측의 무성의한 태도와 경기판정에 대한 누적 불만 ‘폭발’

한국자동차경주선수협의회(회장 윤철수)가 지난 5년간 국내 최고의 자동차경주 리그를 이끌어 온 프로모터 KMRC(대표 박상규)에 왜 등을 돌렸을까.

선수협은 지난 23일 내년 시즌부터 내구레이스 및 투드라이버 운영안을 확정짓고, 이를 이끌어갈 새 프로모터를 공개적으로 구한다고 발표했다. 이 제도를 거부한 KMRC와는 사실상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내구레이스(장거리 경주)는 상위종목인 GT1ㆍGT2ㆍ투어링A 등 3개 종목을 묶어 한차례 통합전을 치르는 대신, 용인 스피드웨이(길이 2.125km) 기준으로 70바퀴 이상(기존 50바퀴 이하) 주행 거리를 늘린 것. 투드라이버(Two Driver)는 경주차 한 대당 2명의 선수가 번갈아 운전하는 것을 말한다.

선수협이 이 제도를 내년 시즌에 도입하려는 것은 그동안 ‘고비용 저효율 레이스’로 선수와 팀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여기에 관중과 스폰서마저 외면하게 되자 위기감이 팽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수협 관계자는 “투드라이버는 경주차 한 대 비용을 두 명이 나눠 분담하는 것이기에 비용절감의 효과가 있으며, 통합전으로 치러지는 내구레이스는 관중들에게 자동차경주의 재미와 감동을 두 배로 전달할 수 있어 흥행면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와 반면 KMRC의 박상규 대표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내구레이스와 투드라이버를 시행하기에는 안전에 문제가 많아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 측 입장이 팽배한 가운데 선수협이 이같은 초강수를 들고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선수들은 우선 올시즌 개막전부터 터져 나온 ‘그때그때 다른’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KMRC측에 여러차례 제기했으나 이를 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프로모터와 레이싱팀을 운영하고 있는 KMRC의 박상규 대표가 선수들로부터 공정성과 신뢰성을 잃어 갈등과 감정의 골이 깊어 진거 같다고 말한다. 여기에 선수협은 누적된 불만 중의 하나였던 ‘고비용 저효율’ 레이스에 대한 불만마저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지난 7월초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탄생한 선수협은 올해 KMRC가 주최한 ‘BAT GT챔피언십 시리즈’에 참가하고 있는 16개 레이싱팀 100여명의 전·현직 드라이버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GT1/2, 투어링A, 하이카, 포뮬러, 신인전 종목 등에 출전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속해있다.

KMRC의 박 대표는 국내 최고의 자동차경주 대회 ‘BAT GT챔피언십 시리즈’와 명문 레이싱팀인 성우인디고를 수년간 함께 운영해왔다. 이 때문에 매 경기마다 편파 판정과 봐주기 의혹 등 각 팀과 선수들로부터 끊임없는 오해를 낳았고, 그 의혹은 점점 커져 선수들이 KMRC에 등을 돌리는 사태로 이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KMRC의 박 대표 “누구나 판정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팀에게 특혜를 주거나 봐주기 행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바 있다.

선수들의 불만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선수협은 두 달 전부터 내년도 경기운영 방안 논의와 대회 공정성에 관한 수많은 의견들을 KMRC측에 제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KMRC 측은 답변을 계속 미루기만하고 성실하게 대화에 나서지 않는 등 선수협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게 선수협의 주장이다. 이런 KMRC의 무성의한 태도와 독선적인 행동이 선수협의 결별선언의 배경 깊숙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선수협 측은 “지난 2001년 KMRC는 당시 선수들이 똘똘 뭉쳐 지원해준 프로모터다. 그런데 지금은 선수들과 의견을 나누기보다는 프로모터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 하려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한 전문가는 “지금 국내 모터스포츠도 새로운 변화와 시도가 필요할 때”라며 “잘못된 것이 있다면 과감히 수정해야 하며, 국내 모터스포츠인들이 미래를 위한 좀 더 많은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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