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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뉴 308 2.0 디젤 `골프 정조준`

푸조 뉴 308 2.0 디젤 `골프 정조준`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4.10.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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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km/h 정속주행시 25.km/ℓ대 높은 연비 자랑…디젤엔진 소음진동은 흠


푸조 308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튀어도 너무 튀었던 1세대 디자인은 과감히 버렸다. 자신만의 영역에 갇혀 살던 308은 더 많은 소비자를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아량을 갖추고 다시 태어났다. 무조건 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세그먼트 리더의 뒤를 따르는 겸허한 자세다.

뉴 308은 이전 모델다 작아졌다. 그런데 겉보기엔 그렇지 않다. 전고는 낮췄고, 전폭과 축거는 늘려 안정적인 비율로 재탄생했다. 얼핏 보기에는 폭스바겐 골프와 유사한 실루엣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심하게 길었던 앞 오버행이 많이 교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주걱턱 느낌이다.


앞모습도 호불호가 갈릴만한 인상이다. 최신 컨셉트카를 통해 접했던 푸조의 새로운 스타일과는 거리감이 크다. 선의 사용도 조잡하고, 무엇보다 신차다운 신선한 맛은 없다. 그나마 뒷모습은 심플하고 균형이 잘 잡혔다.

실내는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 직선적인 느낌이 강조된 센터페시아는 심플하다. 많은 버튼들을 없애 작은 태블릿 PC 같은 느낌이다. 처음에는 메뉴를 찾아가는 동작이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적응이 되니 편하다.


운전석에는 푸조 i-콕핏이 적용되었다. 전면 유리, 헤드업 스타일 계기판, 스티어링 휠이 층을 이뤄 삼단 분리된 모습이다. RPM게이지는 바늘이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여 데칼코마니를 보는 것 같다. 스티어링 휠은 직경이 작아 레이싱 게임용 휠을 쥐는 느낌이다.

실내를 환히 비춰주는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시원한 개방감이 일품이다. 시승차인 액티브 모델에는 후방카메라는 없고 후방주차센서만 장착됐다. 하나뿐인 컵홀더는 센터터널 안에 숨겨져 있어 불편했다.


트렁크 해치는 높게 열리고 무겁다. 여성들에게는 꽤나 무겁게 느껴질 것이다. 트렁크 공간은 넓은 편인데 스페어 타이어가 들어있다. 차량 중량 절감을 위해 수리키트나 템포러리 타이어로 대체하는 추세와는 정반대다.

시동을 걸어보니 소리는 적은데 둔탁한 느낌의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디젤다운 공회전 진동과 소음도 제법 있다. 공회전 시 시동을 꺼주는 스톱 앤 스타트 시스템도 갖췄다. 재출발 시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빠르게 시동이 걸리며 앞으로 나간다.

블루HDi 엔진은 친환경적이며 효율적이다. 시내 주행연비는 13.6km/l를 기록해 공인연비와 비슷했다. 80km/h 정속주행(6단 1,300rpm)에서는 31.2km/l, 구간 최고 41.6km/l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100km/h 정속주행(6단 1,650rpm)에서는 25.km/l로, 공인연비 16.4km/l보다 월등했다.

몸으로 느껴지는 가속감은 골프보다 308의 가속이 확실히 더 경쾌하다. 골프는 묵직하지만 쥐어짜는 듯이 답답한 느낌이라면, 308은 스트레스가 없는 상쾌한 기분이다. 308이 토크도 5.2kgm 더 높고, 무게도 52kg 더 가벼운 탓이다.


6단 자동변속기는 시프트업이 빠르지만 부드럽진 않다. 시프트다운은 다소 거칠게 느껴질 정도다. D레인지에서는 4,000~4,200rpm에서 자동 변속되며, 킥다운 스위치가 밟히면 4,500rpm, 스포츠와 매뉴얼 모드에서는 4,700rpm까지 활용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은 즉각적이며, 고속에서는 상당히 무거워진다. 전체적으로 민감하고 빠르다. 연속코너에서 55시리즈 16인치 타이어의 물컹거림이 거슬리긴 하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덩달아 경쾌해지는 안정적인 몸놀림이 만회한다.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도 빠르며, 밟으면 바로 선다. 다만 시내 구간에서 부드럽게 정차하기 위해선 부단이 노력해야만 한다. 조금만 급하게 밟아도 앞이 인사하듯 앞으로 크게 가라 앉는다. 서스펜션이 꽤 부드럽기 때문이다.

대신 노면의 충격을 부드럽게 잘 걸러줬다. 와인딩코스에서는 제법 안정감 있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는 앞뒤 균형이 잘 유지됐다.


여러모로 봤을 때 새로워진 308은 폭스바겐 골프를 참 많이 닮았다. 그만큼 상품성이 분명하게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골프와 직접적인 경쟁력 있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구석들이 많다. 308 액티브에 쓸만한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17인치 휠에 HID 램프까지 더한데다 50만원 저렴한 골프 2.0 TDI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연비에선 골프와 비교해 누가 비교우위인지 논란이 있다. 제원상으론 골프 2.0 TDI가 더 높지만 푸조측은 국내시장 환산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실연비에서는 골프에 앞선다는 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이밖에 시승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은 308의 주행감각이 의외로 좋다는 것이다. 골프에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괜찮았던 부분들도 있었다. 뉴 308에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즐거움이 숨겨져 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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