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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슈퍼GT' 입성 김경모, “꿈★이 이루어졌다”

日 '슈퍼GT' 입성 김경모, “꿈★이 이루어졌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6.01.0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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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본 최고무대서 뛰는 한국인 미캐닉 김경모씨

홀홀 단신 일본에 건너가 한국인으로 외롭고 힘든 싸움에도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가는 사나이가 있다.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드라이버가 아닌 미캐닉 1인자를 꿈꾸고 있는 김경모(30·길조보산&APR팀)씨.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일본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슈퍼GT 대회에서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다.

▲ 일본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슈퍼GT 대회에서 최고의 엔지니어가 꿈인 김경모씨.

그는 일본내 최고의 인기 자동차경주인 '슈퍼GT' 대회에서 GT300종목에 출전하고 있는  길조보산&APR(31호차) 레이싱팀의 미캐닉으로 활약하고 있다. 팀에서 일한 지 1년 밖에 되지는 않았지만 일본 동료들은 그의 성실함과 실력에 반해 서로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할 정도다.

서울 출생인 그는 10여년 동안 꿈꿔오던 드라이버를 접고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갔다. 지난 2004년 일본 동경공과전문학교 자동차정비과를 다니던 중 우연히 APR팀을 만나 꿈에도 그리던 GT300무대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가 생겼다. 그는 지금이 기회다 싶어 군대식으로 무조건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는 일본 최고의 무대에서 미캐닉이라는 힘찬 ‘날개짓’으로 화려한 비상을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다음은 한국인 미캐닉 김경모씨와의 일문일답.

▲ 김경모(사진 우)씨는 '슈퍼GT' 대회에서 GT300종목에 출전하고 있는 길조보산&APR(31호차) 레이싱팀의 미캐닉으로 활약하고 있다.

--일본 모터스포츠에서 미캐닉으로 활동하게 된 이유는.


▲10여년 전 드라이버가 꿈이었던 나에게 일본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나이를 자꾸 먹다보니 미래를 위해서 드라이버보다는 미캐닉이 나을 거 같아 선택했다. 또 훗날 한국 모터스포츠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한 사람으로 남고 싶기 때문이다.

--어느 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어떻게 뽑히게 됐는가.


▲지난 2004년에 일본 동경공과전문학교(시나가와교) 자동차정비과를 다니던 중 GT300 무대에서 여러가지 잡일을 도와줬다. 기회다 싶어 군대식으로 열심히 일을 도왔다. 그러다 졸업할 때 쯤 팀에서 정식사원으로 채용하겠다는 통보가 학교로 전달됐다. 작년부터 정식사원으로 입사해 GT300 클래스 길조보산&APR 레이싱팀의 31호차 미캐닉이다. 우리 팀에는 일본인 최초의 전F1 드라이버 나까지마 사토루의 아들인 나까지마 카즈키가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다.

▲ 피트에 들어선 길조보산&APR(31호차) 레이싱팀의 MR-S 경주차 타이어를 교환하고 있는 김경모(사진 가운데)씨.

--일본 슈퍼GT는 어떤 대회이며, 그 규모에 대해서 설명을 해달라.


▲슈퍼GT는 일본 투어링카 레이스 중 최상위 클래스이다. FIA 규정과 일본 JAF 규정 차량이면 출전 가능하다.

 GT500과 GT300 등 2개 종목으로 나뉘며, 최고출력이 각각 500마력과 300마력으로 제한 돼 있다. 관람객수는 약 3~4만 명 정도이다.

GT500은 각 자동차회사의 워크스팀이 주를 이루며, GT300은 개인 팀을 포함해 각종 자동차관련 회사 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차량 개조는 일반차량을 대폭 개조하는 한국 GT차량과는 달리(포르셰는 예외) 규정에 맞춰 차량을 프레임부터 설계·제작하여 카본 바디를 입힌 것이 일본 GT차량의 특징이다.

--학창시절 바이크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데 드라이버로 전향할 생각은 없는가.


▲글쎄다. 사실 꿈이 드라이버였기 때문에 차타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일본에서 드라이버의 첫 번째 자격요건은 돈이다. 금전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안된다. 그냥 취미로 즐기고 싶다. 가끔 애마(RX-7)를 몰고 혼자 드리프트 주행을 즐긴다.

▲ 김경모(사진 좌)가 피트 개방때 일본인 팬을 위해 경주차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고 있다.

--어떤 매력이 자신을 미캐닉으로 끌어 들였는가.


▲처음에는 무작정 고치고 만지는 것을 좋아했다. 언제부턴가 수많은 관중들 앞에서 내손으로 만든 경주차가 달리는 모습을 볼 때 희열을 느끼기 시작했다. 팀의 한 스텝으로서 경주차를 달리게 한다는 것은 큰 기쁨과 책임감을 느끼게 됐고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솔직히 레이싱걸 보는 재미도 하나의 매력이다.(웃음)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없는가.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아직도 자동차관련 전문용어라든지 일본식 영어가 생소하다.

--일본 미캐닉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한국에서 미캐닉 생활을 해 본적이 없어서 장·단점을 말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다만 배울 점이 있다면 일본 미캐닉들은 사소한 거 하나를 보더라도 쉽게 넘어가지 않고 만들어진 과정과 재료 등을 꼼꼼히 분석하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 피트에서 선 김경모씨.

--일본 생활에서의 어려웠던 점과 기뻤던 일은.


▲어려웠던 점은 학교 졸업반 때 2004시즌에 참가 하느라 아르바이트 할 시간이 많이 줄어 학비 등 경제적 궁핍(?)이 가장 힘들었다(그때 빌린 돈을 아직도 갚아 나가고 있다). 기뻤던 일은 역시 꿈을 향해 한 발짝 들어선 GT 미캐닉이 된 것이다.(웃음)

--동료들이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


▲한국인 같지 않은 한국인(가짜 한국인). 그냥 일본인으로 편하게 대해주는 거 같다.

--본인 이외에도 한국인 미캐닉이 더 있다는데.


▲두 명 정도 더 있다. 한 명은 나와 같은 시기에 시작했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 사이다. 다른 한 명은 학교선배인데 경력이 3~4년 정도 된 거 같다. 물론 두 사람 모두 나와는 라이벌 관계다.(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은 일본인 미캐닉 사이에서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 그리고 엔지니어의 한사람으로서 열심히 공부한 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기술을 전해주고 싶고, 한국 모터스포츠 발전의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 향후 모터스포츠 관련 회사를 경영할 생각이다.

▲ 길조보산&APR(31호차) 레이싱팀원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은 김경모(좌에서 7번째)씨. 우측에서 두번째는 일본인 최초의 전F1 드라이버 나까지마 사토루의 아들인 나까지마 카즈키.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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