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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마칸 2.0 터보 `컴팩트 SUV의 리더`

포르쉐 마칸 2.0 터보 `컴팩트 SUV의 리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4.10.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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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호랑이 마칸! 역시 포르쉐...20년만의 4기통 엔진 연비도 좋아


마칸은 인니어로 호랑이를 뜻한다. 포르쉐가 내놓은 작은 호랑이는 라인업 중 가장 어리지만 혈통은 무시할 수 없었다. 날카로운 이빨과 천부적 운동성으로 멸종한 한국호랑이를 대신해 도로를 지배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 무기는 바로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여기에 효율 높은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일년 내내 유용한 4륜구동 시스템도 기본 탑재했다. 우리 입맛에 딱 맞는 SUV가 아닐 수 없다.

●20년만의 4기통, 무난한 가속


젊은 마칸의 심장은 4기통이다. 포르쉐 가문에 있어 20년 만의 선택이다. 비록 아우디 Q5의 심장을 빌리긴 했어도 포르쉐가 직접 손을 대 의미가 크다. 최대토크는 35.71kg.m으로 동일하지만 최고출력은 10마력 높인 237마력이다.

이 정도로도 포르쉐의 감각을 표출하는데 부족함은 없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높은 토크가 발휘돼 거리낌 없이 앞서나간다. 순식간에 가속을 잇는 듀얼클러치(PDK)의 변속 실력은 명불허전.


특히, 6,700rpm에서 변속과 동시에 폭발하는 배기음은 귀를 즐겁게 만든다. 가감속이 많은 산길에서는 마치 엔진으로 연주를 하는 듯한 기분이다. 동급 디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재미다.

그런데도 심장 떨리는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스릴 부족이다. 배기량의 한계도 있겠지만, 반대로 안정감이 상당히 높다는 뜻이다. 주행감각이 부드럽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0-100km/h 시간을 보더라도 6.9초로 무난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수긍되는 가속 성능을 뒤로 하고 자리를 옮겼다. 마칸의 진면목은 알아보기 위해서는 횡가속도에 도전해야만 한다.

●코너링 훌륭, 연비도 우수

코너에 들어서기 전 감속 구간.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꽂히는 느낌은 없어도 빨리 감속된다. 앞뒤 균형도 잘 맞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덕분에 과감한 턴인이 가능하다.

게다가 어느 시점에서 스티어링 휠을 꺾어도 망설임 없이 방향을 바꾼다. 아무리 급격한 코너에서도 강한 차대와 서스펜션이 잘 버텨낸다. 1.6m 높이의 SUV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마음이 급해 가속 페달을 일찍 밟아도 의도한 주행을 벗어나지 않았다. 언제든 신속하게 탈출해낸다. 코너 전후로 변속할 때는 알루미늄 시프트 패들의 느낌도 좋았고, 기어비도 딱 맞았다.

특히 탈출 가속에서 롤링을 버텨내며 네 바퀴가 도로에 달라붙어 뛰쳐나오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계기판 화면을 통해 앞뒤 구동력 배분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었다.


코너링 성능은 380만원짜리 에어 서스펜션의 공이 크다. 3가지 댐핑 중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단단하게 변해 움직임을 줄여준다. 하부에서 올라오는 진동이나 반동도 없다.

적당한 크기의 다운사이징 엔진과 함께 차체 경량화로 인한 덕도 봤다. 알루미늄 보닛 등을 사용해 Q5 대비 85kg 가볍다. 이를 통해 퍼포먼스는 물론 연비까지 훌륭하게 잡아냈다.

시내(평속 21km/h)에서 공회전 제한 장치의 도움을 받아 9.7km/l를 기록했다. 100km/h(7단 1,700rpm)에서는 13.2km/l를, 80km/h (7단 1,400rpm)에서는 가장 높은 15.3km/l를 기록했다.

●포르쉐 다운 외모

마칸의 외모는 성격을 가늠케 한다. 뜨겁게 달리고 내린 뒤에도 다시금 오르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체급상 형님 카이엔보다도 더 스포츠성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매혹적인 루프라인과 머플러 팁을 바라보자면 끓어오르는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다.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D필러와 입체감을 살린 테일램프는 911을 떠올리게 만든다.


앞범퍼의 인상은 상당히 과격하다. 중앙에 격자 그릴이 크게 자리잡아 전면부를 완성한다. 보닛은 앞바퀴와 범퍼 바로 위까지 연결돼 크게 개방된다. 보닛을 열면 헤드램프가 섬처럼 두둥실 떠있는 느낌이다.

610만원짜리 21인치 911 터보 디자인 휠은 마칸 2.0 터보의 외모를 완성시킨다. 퍼포먼스 최고의 미쉐린 라티튜드 스포트 3 타이어와 결합돼, 멋과 성능을 동시에 잡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감각적인 실내와 다양한 옵션


운전의 만족도는 실내에서 극대화된다. 특유의 3구 계기판 클러스터와 곳곳의 선명한 포르쉐 문양,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위치한 시동 스위치는 이차가 포르쉐 임을 상기시킨다.

센터페시아는 극단적으로 줄이고, 센터 콘솔과 기어 레버를 높여 그 주변의 다양한 버튼을 배치했다. 덕분에 주행 중에도 각종 버튼 조작이 용이하다. 파나메라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포르쉐의 레이싱 DNA가 녹아있는 가운데, 눈에 띄는 버튼이 있다. 포르쉐는 이 차의 모양이 SUV란 것도 잊지 않았던 것이다. 바로 기본 적용되는 오프로드 버튼이다.

이 기능은 에어 서스펜션이 차고를 최대로 높이고, 포르쉐 트랙션 매니지먼트(PTM)가 험로 주행에 맞게 최적화 시킨다. 내리막 속도를 유지해주는 포르쉐 힐 컨트롤(PHC) 버튼도 있다.

●마칸! 역시 포르쉐  


마칸이 선사한 모든 만족은 어쩌면 시승차에 적용된 3750만원에 달하는 옵션이 일궈낸 성과일지도 모른다. 여기엔 투톤 가죽 인테리어(520만원), 파노라믹 루프(230만원) 등 굵직한 옵션은 물론 세세한 것들도 포함돼 있다.

문득 7560만원 기본형 마칸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아마 기본에 충실한 스포츠카의 모습이지 않을까? 어쨌든 우리가 시승한 마칸 2.0 터보는 1억이 넘는 풀옵션의 프리미엄 스포츠카, 포르쉐였다.

고작 소형 SUV정도로 치부하면 곤란하다. 마칸에게선 포르쉐의 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시 한번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케 함과 동시에 삶의 의욕을 불태우게 만들어준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포르쉐코리아,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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