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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을 각오로 쓴` 신형 제네시스

`욕 먹을 각오로 쓴` 신형 제네시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4.11.1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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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빼고 본다면 좋은 차...넓은 공간과 의전용으로 손색없는 편의사양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는 평가하기 참으로 어려운 차다.

가격 때문이다. G330 모델과 G380 모델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뉘는데, 시승차량은 풀옵션 트림인 G380(3800cc) 피아니스트 에디션 모델에 HTRAC(전자식 AWD)을 추가한 7210만원짜리다. 비교적 높은 가격이 시승기 작성에 발목을 잡는 느낌이다.


일단 가격에 대한 찜찜함을 뒤로 하고 순수하게 자동차 자체만 본다면 솔직히 좋은 차라고 할 만하다.

국산차 중 세 손가락 안에 들만한 성능에, 수입차와도 당당하게 견줄 수 있는 품질을 지녔다. 가격과 연비를 고려한 상태에서, 경쟁 차량인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와 비교했을 때 첫 느낌과 달리 이틀간 시승을 마치고 나니 국산차의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

●제네시스, 세계 명차와 비교해 무엇이 부족할까?


먼저 국산 자동차를 세계 자동차 업계를 호령하는 해외 명차들과 비교 경쟁한다는 시도 자체가 중요했다. 실제로 다양한 옵션과 주행 성능을 비교해 보면 수입차에 비해 딱히 뒤쳐지는 부분은 없다. 약간의 차이라면 1~2년 이상 타는 경우 드라이버가 느끼는 품질의 감성 차이라고나 할까.

일단 묵직한 정숙성에 날렵한 달리기 성능은 동급의 어떤 럭셔리 스포츠 세단과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 편안함의 상징인 벤츠, 펀(FUN) 드라이빙의 강자 BMW, 이 두 브랜드의 특성이 절묘하게 녹아 들어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이것이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지향점이기도 하다.


람다 3.3 GDI 엔진은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토크 35.4kgm, 람다 3.8 GDI 엔진은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에 장착된 람다 GDI 엔진은 저중속 영역에서의 안정감이 뛰어나다.

단순 비교가 가능한 BMW 뉴 528i xDrive의 제원을 살펴보면 최고출력 245마력에 최대토크 35.77kg·m로 제네시스가 파워 면에서 더 낫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차체 강성을 높이고 여러 가지 안전과 편의장비를 추가하면서 전체 중량이 이전 모델보다 150kg이나 무거워졌다는 것. 당연히 연비도 떨어졌다. 3.8리터 엔진 기준 복합 연비가 기존 9.3km/l에서 2WD 모델은 9.0km/l로 하락했고, AWD모델은 8.5km/l로 더 낮다. 같은 6기통의 벤츠 E350 4매틱보다 0.7km/l 낮은 수치다.

시승간 측정에서 낮은 연비는 사람을 찜찜하게 한다. 시내주행에서 평속 30km/h에 도달했을 때 8.1km/l를 기록했고, 꽉 막힌 출퇴근 시간에는 6km/l대가 예상됐다. 반면, 80km/h 정속주행(8단 1250rpm)에서 15.1km/l, 100km/h 정속주행(8단 1600rpm)에서 13.1km/l 수준으로 올랐지만 그나마도 잠깐이었다.

디자인은 역시 국산차가 비교 대상이 아니다. 프런트부터 테일램프까지 매끈하게 빠진 라인에서 알 수 있듯 이미 국산차의 범주는 넘어선 유니크한 디자인이다.

우선 앞뒤 오버행은 더욱 줄이고, 롱노즈 숏테일의 스포티한 비율을 완성해 해외 명차들과 견줘도 빠지지 않는 모습이다. 거기다 대형 그릴과 트렁크까지 유려하게 이어지는 쿠페 스타일의 루프 라인을 채용해 글로벌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에 부합하고 있다.

●넓은 공간과 의전용으로도 손색없는 편의사양


뒷자리 '사장님석'도 품격을 더욱 높였다. 수입차와 비교해 대기업의 임원용 자동차로도 활용하기에도 훌륭하다.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넓은 실내 공간도 강점이다. 신형 제네시스의 전장은 4990mm, 전폭은 1890mm, 전고는 1480mm이다. 휠베이스(3010mm)가 기존 모델보다 75mm 늘어났지만, 운동성능을 고려한 차체 디자인으로 인해 뒷좌석 레그룸은 이전 세대보다 70mm가량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BMW 5시리즈에 비해 90mm, 벤츠 E클래스에 비해 95mm나 더 넓다.

제네시스의 최고급 트림에 속하는 시승차는 편의사양에서 수입차를 압도함에 틀림없다. 특히 뒷좌석의 편안함은 수입차는 물론 현대차의 플래그십 모델 에쿠스에조차 뒤지지 않는다.


'사장님석'에서는 앞좌석 뒷부분에 장착된 LCD 화면으로 영화를 보며 장거리 여행의 지루함을 덜 수 있다. 가운데 팔받침을 내리면 공조시스템, 오디오 등을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나와 원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뒷좌석은 좌·우 개별 조작이 가능하며, 시트가 앞뒤로 움직임에 따라 등받이 각도도 함께 변경된다. 버튼을 눌러 조수석을 앞으로 밀고 숙이는 것도 가능해,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 부럽지 않은 자세를 만들 수 있다.


전반적인 실내 디자인에서는 간결함이 돋보인다. 대시보드와 양 옆 도어트림을 타고 흐르는 라인은 '직선'이다. 이른바 '수평 레이아웃'이다. 단순하지만 안정적이고 세련된 인상을 준다. 공조, 오디오시스템 조작부는 2열로 정리돼 간결하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9.2인치(23.4㎝)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좋다.

시승차는 옵션으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 2'와 프라임 나파 가죽시트가 적용된 '럭셔리 스타일 패키지', 뒷좌석에 2개의 모니터를 장착한 '듀얼모니터', 뒷좌석 전동시트가 추가된 '뒷좌석 컴포트 패키지' 등 세계 어떤 차와 비교해도 앞설듯 했다.


초반 가속력과 최고속 가까이를 넘나들 때도 경쟁차는 오로지 해외 명차들이었고, 그에 뒤진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또한 코너링에서도 굽이치는 도로와 맞서 당당하게 4륜으로 도로를 움켜쥐는 능력이 국산차와 비교할 대상은 없었다.

현대차의 모든 하이테크가 총 집약된 신형 제네시스가 해외 명차를 향해 달려가는 8부능선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향후 출시될 3세대 제네시스가 디젤 모델을 추가하거나 가솔린 모델의 연비를 좀 더 높이고, 유럽차에 비해 다소 부족한 정교한 드라이빙 감각까지 더한다면 오감이 완벽하게 만족하는 감성 모델로 발돋움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한다.

어쨌든 지금의 제네시스는 해외 명차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유일한 국가대표급 세단이라 감히 표현하고 싶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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