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뉴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나도 중동갑부~"
올뉴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 "나도 중동갑부~"
  • 지피코리아
  • 승인 2015.03.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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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롤스로이스답게 럭셔리 SUV의 끝판왕..뒷좌석은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 연상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롱휠베이스(LWB) 모델인 '올뉴 레인지로버 LWB 5.0 SC 오토바이오그래피'는 첫 만남부터 설렘 그 자체였다. 최근 국내에 SUV의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럭셔리 SUV의 끝판왕' 칭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엄청난 크기의 차체 포스에 위압감이 든다. 보통 주차구역 안에 주차가 쉽지 않아 베테랑 드라이버가 왔다리 갔다리 고개를 창 밖으로 빼고 진땀을 흘릴 정도다. 전장은 5미터를 훌쩍 넘고 폭도 2미터에 육박한다.

거기다 가솔린 5,000cc의 배기량에서 눈치채듯 기름값을 신경쓰며 타는 차도 아니다. 아~ 호화로운 개인주택에 전용주차장과 대용량 휘발유 탱크 하나쯤은 보유하고 있어야겠구나 생각이 든다.

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지 궁금증도 풀린다. 먼저 리모컨을 누르면 차 문이 열리는 것 보다 차 옆구리에서 발판이 윙~ 올라오는 게 눈에 딱 띈다. 뒷 트렁크도 전동버튼 두개로 간이 벤치가 만들어 진다. 수동 작동은 없다. 모든 건 전동 뿐이다.

발판을 밟고 운전석에 오르면 한 눈에 봐도 부드러워 보이는 베이지 가죽의 차내 응접실이 나를 기다린다. 푸근한 시트에 몸을 맡기면 바로 중동 오일머니를 뿌리는 갑부가 되는 기분이다.

뒷좌석은 항공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시킨다. 기존 모델 보다 리어 휠 전방의 바디쉘을 확장해 뒷좌석 레그룸을 186mm 늘렸으며, 2열 독립 시트인 이그제큐티브 클래스 시트는 등받이 각도를 최대 17도까지 조절할 수 있다.


디자인은 레인지로버 고유의 매력적인 디자인 DNA를 유지해 한 눈에 레인지로버 패밀리임을 알아볼 수 있으면서 동시에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 됐다. 레인지로버의 상징적인 플로팅 루프와 클램쉘 보닛은 세련됨을 더하며, 사이드 에어 벤트 그래픽, 어댑티브 바이 제논(Bi-Xenon) 헤드램프로 다듬어진 눈매는 독특한 레인지로버 실루엣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두둥~ 묵직한 저음이 은은히 맴돈다. 3500만원이 넘는다는 오디오 버튼을 누르면 차 실내는 오케스트라 공연장으로 분위기는 바뀐다. 한 곳도 빠짐 없이 실내가 고급가죽으로 감싸져 있어 마음 마저 푸근하다.

스틱 형태의 변속기 대신 동그란 조그셔틀 타입의 둥근 변속기가 자동으로 스르륵 튀어 올라온다. 톡톡 드라이브 모드쪽으로 버튼을 돌리는 느낌조차 고급스럽다.

악셀페달은 3톤의 차체 무게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SUV 특유의 기분 나쁜 울렁거림도 없다. 에어 서스펜션의 특성이 다 그런 것은 아니건만, 노면을 느끼지 못하도록 약간 공중으로 사람을 띄워 놓은 느낌이다.


레인지로버 LWB 는 랜드로버의 최상위급 롱휠베이스 SUV로 디젤 터보엔진의 보그(Vogue), 보그 SE, 오토바이오그래피(Autobiography), 거기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출시된 오토바이오그래피 블랙으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보그'는 말 그대로 '유행'이란 말을 뜻하는 패션적인 면을 앞세운 명칭이다. 외관도 자칫 둔탁해 보일 수 있는 걸 세련되게 마감했다. 이어 '바이오그래피'는 '일생' 또는 '전기'를 뜻한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이 차에서 느끼게 된다는 의미다.


흔히 부르는 '사막의 롤스로이스'가 적절한 표현이다. 최고급 세단과 다른 거라고는 운전자의 눈높이 밖에 없다. 부드러운 양탄자를 탄 듯 온로드든 오프로드든 부드럽고 넉넉하게 달린다. 연비는 공인 6.2km/l지만 달려보니 5km/l 수준에 머문다. 미리 말했던 것처럼 오일부자들에겐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다.


무시무시한 엔진 출력은 ZF 8단 자동 변속기와 어우러져 최고의 성능을 이끌어낸다. V8 5.0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510마력(@6,000-6,500rpm), 최대토크 63.8kg.m(@2,500-5,500rpm)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시속 100km/h에 도달하는 데 5.8초가 걸린다. 최대토크 71.4kg.m(@1,750-3,000rpm)의 4.4리터 SDV8 터보 디젤 엔진은 정지상태에서 7.2초만에 시속 100km/h에 도달한다.

한마디로 저중고속 가리지 않고 미끄러지듯 달린다. 운전자를 거슬리는 점을 찾아내는 게 힘들다. 간신히 찾아낸 단점은 고앤스톱 기능이다. 정차시 엔진이 꺼졌다가 다시 시동이 켜질때 다소의 진동이 단점이다. 억지로 하나 더 찾아낸다면 중세 마차처럼 도어가 높아 운전시 왼팔꿈치를 걸칠 곳이 마땅치 않다.

제동 능력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운전자의 마음을 읽듯 브레이킹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차체를 안정되게 자제시킨다. 급브레이크에서도 귀족의 품위를 잃지 않고 점잖으면서도 강하게 잡아준다.




코너링 역시 SUV가 맞는지 의심할 정도로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게 낮게 내리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SUV 시승시 코너링에서 갖는 막연한 망설임이 싹 사라지는 순간이다.

보도블럭 위로 차를 올려 주차해야 하는 상황에선 감탄사가 나왔다. 조금의 주춤거림 없이 높은 턱을 부드럽게 올라 다시 든든하게 자세를 추스린다. 지형에 따라 차고를 조절하는 쓰임새를 엄청난 진흙탕에서도 써보고 싶은 충동이 인다.

지난 2007년 재규어-랜드로버가 인도의 타타그룹으로 넘어간 이후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영국의 귀족풍 분위기를 하나도 훼손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울어 가던 재규어-랜드로버는 20%에 가깝게 판매신장을 보이고 있다.

차에 올라타는 순간 드라이버를 중동 오일갑부로 변신시켜주는 레인지로버는 역시 상남자의 로망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랜드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