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200C "유럽 기술력으로 쏘나타 잡는다"
크라이슬러 200C "유럽 기술력으로 쏘나타 잡는다"
  • 지피코리아
  • 승인 2015.04.0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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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도 높은 공간 설계 '인상적'…합리적 가격으로 경쟁력 갖춰 국산차와 정면승부


중형 세단 시장에 유럽물 잔뜩 먹은 유학파 '크라이슬러 200C'의 등장으로 들썩이고 있다. 한층 세련되진 외모와 높은 가격 경쟁력으로 중형 세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들이라면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기 충분하다.

가장 큰 장점은 유럽 기술력의 차체와 엔진이다. 중형 세단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일상 주행에서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미국 스타일의 넉넉하고 안락한 주행감과 유럽 스타일의 스포티한 핸들링이 잘 조화되어 완성도가 매우 높다.

이전 모델인 세브링에 비하면 디자인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좌우로 길게 뻗은 날개 형상의 캐릭터 라인과 상징적인 크라이슬러 배지는 영국산 프리미엄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든든한 어깨선과 부피감 충만한 측면부는 안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유려하게 솟아오른 트렁크 리드와 테일램프의 디자인도 스포티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사이드미러는 마치 비행기 날개처럼 뻗어있다. 이 모든 것이 윈드터널에서 가다듬은 공기역학적 설계의 결과물이다. 거기에 더해진 액티브 그릴 셔터로 효율성과 정숙성까지 높였다.

차체 크기는 신형 쏘나타보다도 크다. 짧은 휠베이스 탓에 실내공간이 쏘나타보다 넓게 확보되지는 않았지만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은 획기적이다. 높은 감성 품질의 정교한 마감은 시각적 만족을 높여준다. 미 '워즈오토 10대 베스트 인테리어' 에 선정된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8.4인치 디스플레이 아래 공조기와 전자식 로터리 E-시프트, 주차 브레이크 버튼들이 위치해있다. 기존과 달리 약간 누워있는 형태로 손에 잘 닿는 위치에 있어 조작이 한층 편리했다.

그 밑으로 뻥 뚫린 수납 공간을 갖췄다. 센터터널 역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한한 설계가 돋보인다. 컵홀더를 뒤로 밀면 그 밑에 넓은 공간과 외부기기 연결 단자, 12V 전원 소켓이 나타난다.

뒷좌석 편의를 위한 중앙 송풍구, 컵홀더 암레스트도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짐을 효과적으로 적재할 수 있는 스키스루와 6:4 분할 폴딩 기능도 충실히 갖췄다.

몸을 감싸는 가죽의 재질은 상당히 부드럽고 실내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간접조명을 자세히 찾아보니 1열 도어포켓과 센터터널 하부, 앞뒤 도어핸들에 아주 살짝 빛을 비춰준다.

자꾸 눈길이 가는 부분은 윈도우 스위치. 메르세데스-벤츠 일부 모델에 쓰이는 것과 똑같은 부품을 공유한다. 2008년 분리된 다임러 크라이슬러 시절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나 싶다.


크라이슬러 200C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다양한 안전장비로 속을 꽉꽉 채웠다는 점이다. 차선이탈 경고 및 능동형 조향 보조 장치, 전방 추돌경고와 사각지대 모니터링까지 첨단 장비들의 향연이다.

특히, 앞 차의 속도를 따라가다 완전 정차까지 가능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동급에서는 찾기 힘든 옵션이다. 일반 크루즈 컨트롤 작동 버튼도 따로 만들어놔 두 기능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크라이슬러 200은 쏘나타에서 찾아볼 수 없는 4세대 에어백과 조수석 무릎 에어백, 3중 도어실링, 방음 유리 등 고급 사양들이 기본 장착됐다.

기본 모델인 200 리미티드의 가격은 3180만원. 쏘나타 기본모델 2522만원에 비해 658만원 높다.

최첨단 안전장비를 갖춘 고급모델인 200 C의 가격은 3780만원. 비슷한 사양을 갖춘 쏘나타와는 457만원 차이다.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200의 가격을 최대한 낮게 책정해 국산차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성능과 인테리어, 옵션을 보면 합리적인 가격의 패밀리 세단임이 확인할 수 있다.


탑재된 2.4리터 타이거샤크 엔진은 지난 2002년 현대차가 기본 설계를 맡아 화제가 됐던 글로벌 엔진을 회사의 새 주인이 된 이태리 피아트 사의 최신 기술로 재탄생 시켰다.

이 엔진은 현대와 미쯔비시의 것에 비해 다소 소음도 크고 거친 특성을 지녔지만, 제작비가 저렴하고 더 높은 힘과 한계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인들의 과격한 성향 때문일까?

실제로 멀티포트분사 방식의 SOHC 엔진인데도 공회전 소음이 꽤 크게 들린다. 하지만 엔진 회전을 높일 때는 불쾌한 소음이나 진동이 전혀 없다.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하게 속도를 높인다.

전자유압식 흡배기 가변 타이밍과 리프트 기술이 적용돼 효율을 높인 덕분이다. DOHC와 직분사기술 없이도 쏘나타 2.4 GDI 못지않은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24.2kgm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중형 세단 최초로 장착된 9단 변속기는 자랑거리 중 하나다. 주요 변속 구간(4-5단, 7-8단)에서 레이싱카에 쓰이는 것과 같은 도그 클러치를 사용해 동력 손실을 줄인다.


그 결과 5단을 주로 쓰는 시내에서 평균연비 9.0km/ℓ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100km/h 정속주행(8단 1750rpm)에서는 17.5km/ℓ로 아주 높게 측정됐다.

80km/h 정속주행(7단 1700rpm)에서는 21.3km/ℓ로 가장 높았다. 9단 기어는 110km/h 이상(1550rpm 이상)의 고속도로에서 꾸준히 달려야만 쓸모가 있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패밀리 세단에서 빠른 코너링에서의 안정감을 기대하는 것은 금물. 부드럽다 못해 물렁한 서스펜션으로 움직임의 폭이 크고 반동도 있어 스포츠주행에는 적절치 않다.

하지만 높은 비틀림 강성의 차체와 경량 서스펜션이 만들어낸 스티어링휠의 빠른 반응이 의외의 재미를 선사한다. 피아트 플랫폼의 짧은 휠베이스로 인해 후미도 잘 따라와주니 운전에 흥이 붙는다.

언더스티어도 잘 억제됐고, 덕분에 빠르게 탈출 가속으로 이어가는 것도 수월하다. 에코타이어를 장착했음에도 운전자의 무리한 요구를 잘 이겨낸다.

이런 주행 성향을 감안한다면 원가절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국산차의 총체적인 난국을 피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으로 크라이슬러 200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크라이슬러 200은 유럽 스타일을 받아들여 내실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브랜드만 남기고 다 바꾼 혁신의 성과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