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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하면 휘발유보다 비싸게 넣는다

방심하면 휘발유보다 비싸게 넣는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8.03.2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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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지역이라면 휘발유 값보다 경유 값이 싸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이 상식을 뒤집고 휘발유보다 경유 값이 더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 경유차 운전자들이 휘발유보다 비싼 경유를 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유가정보사이트인 오일프라이스워치(www.opw.co.kr)의 유종별 통계에 따르면 26일 현재 서울 영등포구의 경우 사이트에 가격이 공개된 주유소 49곳 중 도림, 대림, 신길에 위치한 9곳의 휘발유 값은 리터당 1589~1649원으로 서울 평균 1721원보다 저렴했다. 반면 신길, 영등포, 문래, 여의도에 있는 주유소 9곳의 경유 값은 리터당 1649~1716원으로 서울 평균 1600원보다 비쌌다.

또 신길의 경우 주유소 3곳에서 휘발유를 1609~1647원에 팔고 있었으나 옆 동네 주유소에서는 경유를 1650~1654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같은 구민이라도 경유차 소유자가 주유소 간 가격 차이를 살펴보지 않는다면 휘발유차 소유자보다 비싼 기름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 처럼 같은 지역 안에서 휘발유와 경유 간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주유소들이 정유사에서 공급받는 가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유소업계는 같은 지역이라도 공급가격이 많게는 리터당 80원 가량 차이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임대료 등이 반영돼 같은 지역의 주유소라도 소비자가 구입하는 가격은 리터당 최고 200원 넘게 차이나기도 한다.

휘발유의 경우 서울지역 최고가는 리터당 1859원, 최저가는 1589원으로 270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경유의 경우 최고가는 1728원, 최저가는 1439원으로 289원 벌어졌다.

국제 경유 가격이 국제 휘발유 가격보다 큰 폭으로 올라간 것도 가격 역전을 불러왔다. 3월초 국제 휘발유 가격은 2.23% 상승한 데 비해 경유는 9.8% 올랐다. 이는 곧 국내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의 90% 수준까지 치솟게 만들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셋째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56.78원으로 둘째 주보다 1.76원 하락했지만 경유는 1489.15원으로 7.15원 상승했다. 경유 값이 휘발유 가격의 89.9%에 도달한 것이다.

게다가 경유 차 소유자가 늘고 있는 상황을 악용한 일부 주유소의 상술도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비싸지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유가로 기름값 부담을 느낀 휘발유차 소유자들이 운행을 자제하거나 경차로 바꾸면서 주유소의 이윤이 줄어들자, 이를 증가 추세인 경유차에서 메우기 위해 가격을 높게 설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한동안 화물차의 전유물이었던 경유를 사용하는 승용차가 증가하자 도심지역 주유소들이 경유 가격을 높여 이윤을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며 “경유 값을 비교하지 않은 채 무심코 기름을 넣다가는 휘발유 값 무서워 산 경유차가 오히려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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