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와 달리 비교적 잘 버티던 독일 자동차 업계도 경기 침체 직격탄에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25일(현지시간) 직원 4만4000명이 근무하고 있는 볼프스부르크주 공장 가동을 다음달 18일부터 3주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럭셔리 자동차 생산업체인 다임러와 BMW 역시 독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감원을 단행하는 등 독일 자동차 업계 전체가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폭스바겐 소유 럭셔리 브랜드인 아우디도 12월 중순부터 한 달간 헝가리 공장을 일시 폐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 인수를 추진 중인 스포츠카 업체 포르쉐도 내년 1월 말 독일 남동부 추펜하우젠 공장 가동을 일주일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직원 8100명 감원을 발표한 BMW도 이날 동부 라이프치히 공장의 임시직 직원 400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다임러와 BMW, 오펠 등 다른 독일 자동차 업체들도 작업을 단축하거나 공장 일시폐쇄 등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오펠에 이어 폭스바겐과 다임러, BMW도 독일 정부에 자동차 금융 부문에 대한 대출보증과 새 차 구입시 보너스 지급을 요청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일부 관계자들이 다임러와 BMW가 이번 위기 후에도 독립된 회사로 존립할 수 있을지를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임러의 경우 뚜렷한 대주주가 없어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이 같은 상황에서 다임러가 기술과 디자인 등에서 세계 고급차 시장을 선도하고 궁극적으로 높은 차량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슈피겔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