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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심 휘발유 1200원대…이 주유소 비결은?

서울도심 휘발유 1200원대…이 주유소 비결은?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8.11.2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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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정유사 의존않고 값싼 물건받아서 판매

26일 오전 찾아간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소재 강서주유소. 주유소에 발걸음이 뜸한 오전 10시인데도 차 10여 대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손님이 몰리는 비결은 싼 가격에 있다. 강서주유소는 현재 휘발유를 ℓ당 1298원에 팔아 서울에서 최저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27일 자정을 기해 ℓ당 1263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서울의 웬만한 주유소가 아직 ℓ당 1500원 중반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ℓ당 300원이 저렴한 것이다. 전국 평균 가격인 ℓ당 1432.53원보다도 거의 200원이나 싸다.

강서주유소에는 인근 주유소의 10배 이상의 차가 몰린다. 이 중 고급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하루에 500~600대로 적지 않다.

제네시스를 몰고 온 김주한 씨는 "주유소가 회사 근처라 자주 들르는 편"이라며 "가격이 저렴한 데다 품질도 뒤떨어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서초동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차를 몰고 여기까지 와서 주유하는 것이 집 근처 주유소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강서주유소가 가격을 내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정유사 상표를 떼어냈기 때문이다. 정유사가 제공하는 사은품, 부가서비스, 제휴카드 할인 등 혜택을 모두 포기하고 정유 4사 제품 중 그때그때 가장 싼 기름을 공급받아 판매한다.

정유사~대리점~주유소 유통구조를 거치며 기름값이 뛰지만 강서주유소는 유통망 상층부에 있는 딜러들과 직접 거래하면서 저가에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정유사 간판을 달면 정유사가 휘발유 공급가를 인상할 경우 속절없이 가격을 올려야 한다"며 "네트워크를 이용해 석유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9월부터 주유소에서 특정 정유사 석유제품만을 팔도록 한 `상표표시(폴사인)제`를 폐지했다. 그럼에도 상표를 바꿔 다는 등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정유사 소속 주유소는 기름을 신용으로 구매할 수 있지만 간판을 떼어내는 순간 혜택은 사라진다. 주유차가 한 번 올 때마다 수천만 원을 현금으로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저가에 기름을 공급받기 위해서는 석유 딜러와 거래를 터야 하는데 네트워크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 사은품 등 정유사 부가서비스에 길들여진 사람들 마음을 돌리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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