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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모터쇼 ‘미녀 모델’이 사라졌나?

서울모터쇼 ‘미녀 모델’이 사라졌나?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9.03.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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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 전시장에서 도우미 역할을 맡는 컴패니언 모델은 ‘모터쇼의 꽃’이라 불린다. 레이싱모델들이 주로 담당하는 컴패니언 모델은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관람객을맞이하며 다양한 포즈를 취해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마니아가 아니라 걸 마니아만 들끓게 하고 자동차를 알린다는 모터쇼의 취지도 헤치는 것은 물론 성을 상품화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런 지적이 공감대를 얻으면서 지난해 5월 열린 부산모터쇼에서는 종전 모터쇼보다 모델 수를 30% 정도 줄인 자동차메이커들이 생겼고, BMW처럼 남성 모델을 일부 채택하는 메이커들도 등장했다. 
 
다음달 2일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됐다. 차를 보여주는 모터쇼의 취지를 살리자는 대의명분에다 경기침체로 비용을 줄이려는 메이커들의 실리 추구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007년 행사 때보다 출품차가 늘었지만 모델 수는 36명에서 30명으로 줄었고, 현대자동차도 더 많은 차가 전시되지만 모델 수는 36명 그대로다. GM대우도 35명에서 30명으로 축소했다. 혼다자동차는 15명에서 4명으로,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9명에서 22명으로 줄였다.
 
이 처럼 전체 모델 수는 감소했지만 그 존재가치는 오히려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필요없는 존재여서 감소한 게 아니라 오히려 모터쇼에 진정한 ‘도움’을 주기 위해 변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와 르노삼성자동차가 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폭스바겐은 ‘차 중심’의 모터쇼를 위해 모터쇼의 꽃 역할에 치중했던 모델의 역할을 확대, 관람객들에게 전시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를 도와주는 ‘프리젠터’로 활동하게 했다.

또 각 차의 이미지에 맞는 의상과 소품을 활용한 폭스바겐 콘셉트 쇼를 열어 각 차의 성격을 표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도슨트 서비스를 도입, 주말마다 폭스바겐 전문가가 전시차의 특징을 설명해주고 질문에 대답을 해준다.

르노삼성은 서울모터쇼에 도우미 대신 각종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이자 홍보대사인 ‘인포우니’를 배치한다. 르노삼성은 26명의 인포우니를 선발한 뒤 24일부터 전시관 콘셉트, 각 차의 특징과 장점 및 제원 등을 관람객들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를 위해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26명의 도우미를 대상으로 전시관 콘셉트, 전시장 구성, 이벤트 안내 등과 같은 일반적인 모터쇼 소양 교육 이외에도 각 차량의 특장점, 가격, 제원, 기업 연혁 등, 신입사원 입문 교육 수준의 강도 높은 프로그램을 24일부터 단계별로 진행한다.

수입차메이커 관계자는 “국내 모터쇼는 그동안 레이싱모델 등을 앞세워 관람객을 끌어들이려는 데 집착해 차를 알린다는 모터쇼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시켜왔다”며 “이제는 거품을 걷어내고 진정한 모터쇼 문화를 형성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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