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운전의 재미로 승부한다"
미쓰비시가 2010년형 미쓰비시 랜서로 20~30대 남성 운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더 리얼 다이나믹 세단(The Real Dynamic Sedan)'이라는 수식어답게 실용성은 물론 운전의 재미까지 더한 것이다. 양복입고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랜서는 자동차마니아들 사이에서 랠리 최강자로 잘 알려진 랜서 에볼루션의 기본 모델이다. 하지만 이번에 시승한 랜서 다이나믹 모델은 란에보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외관을 자랑한다.
랜서의 멋진 외관 덕에 시승하는 내내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하루종일 시원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기분좋게 내달리며 랜서가 선사하는 운전의 재미에 빠져들 수 있었다.
▲ 외관
랜서는 얼핏보면 국산 준중형차와 다를바 없어보이는 크기와 디자인이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로봇을 연상케하는 앞뒤 디자인으로 남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특히 앞모습은 앞차를 노려보는 듯한 디자인으로 왠지 차선을 비켜주면 안될 것 같은 인상이다. 뒷모습은 앞모습에 비하면 통통하고 참한 모습이지만 찌푸리고 있는 듯한 인상으로 심심하진 않다.
18인치 휠은 거대한 차체에 딱 알맞은 크기라는 느낌이 든다. 앞과 옆에 두른 에어댐과 그물형 라디에이터 그릴, 악세사리로 부착 가능한 대형 리어 윙은 한껏 란에보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 실내
외관에 비해 심심하지만 세련되고 깔끔하다. 즐거운 드라이빙에는 부족함이 없도록 운전자 중심의 디자인이며 2실린터 타입 계기판과 선명한 LCD창이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보여준다.
실내 크기는 딱 국산 준중형차 정도의 크기이며 편의사양도 비슷하다. 하지만 다이나믹 모델은 미국 락포드사의 프리미엄 오디오로 차별화됐다.
계기판의 최고속도는 240km/h로 표시됐고 알루미늄으로 장식된 페달, 기어, 시프트 패들은 한층 스포티한 느낌으로 분위기를 살린다.
화장거울 조명과 내비게이션 등 세세한 편의사양은 갖추지 않았지만 오토컨트롤 HID 헤드램프, 스마트키, 선루프, 무릎에어백 포함 7개 에어백, 크루즈 컨트롤, 열선 가죽 스포츠시트, 후방 센서 등을 갖춰 부족한 느낌이 없다.
▲ 엔진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자 외관에서 보여진 란에보 같은 분위기는 없었다. 현대기아차 세타엔진의 알루미늄 블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2.0리터 MIVEC엔진은 소음과 진동이 국산차와 유사했다.
제원상 최고 출력은 6,200rpm에서 145마력이고 최대 토크는 4,250rpm에서 19.8kgm으로 동급 엔진을 사용하는 기아 포르테 2.0 모델에 비해 떨어진다.
악셀레이터 반응 역시 국산차와 유사하지만 시프트패들과 6단 수동모드가 포함된 스포츠 CVT 변속기는 국산차가 따라올 수 없는 운전의 재미를 선사한다.
악셀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면 3,500rpm정도까지 더디게 올라가다가 이후 급격하게 가속된다. 하지만 6,500rpm에서 시작되는 레드존에 비해 5,800rpm정도에서 리미트가 걸려 아쉽다.
▲ 변속기
6단 CVT 변속기도 매력적이지만 시프트패들이 단연 이차의 매력포인트다. 급가속시 부드럽게 변속이 되진 않지만 레드존에 다다를때 컴퓨터 임의대로 기어를 자동으로 올리지 않아 운전자 마음대로 변속할 수 있다.
또 스포츠모드가 아닌 D레인지에서도 패들 조작만으로 수동/자동 모드를 바꿀 수 있어 고속추월시 빠른 발진이 가능하고 급발진이나 급제동시 빠른 엔진브레이크 사용이 가능해 활용도가 굉장히 높다.
▲ 소음
시속 100km 주행에서 엔진회전수는 2,000rpm 이내로 엔진소리는 거의 없다. 하지만 옆유리에서 세어 들어오는 바람소리가 실내를 시끄럽게 만드는 편이다.
▲ 서스펜션
제원상 스포츠 서스펜션이 장착된 것으로 나와있지만 이름에 비해 약간 물렁한 느낌이다. 최근 국산차들이 제법 딱딱한 서스펜션으로 세팅되고 있어서인지 부드러운 느낌마저 든다.
저속의 좁은 코너에서는 노면의 충격을 잘 거르며 날렵하게 돌아나가지만 고속의 긴 코너에서는 노면에 좌지우지 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 정도 성능이라면 일반도로에서 레이스를 벌일 작정만 않는다면 전혀 문제 없다.
▲ 시승기를 마치고...,
미쓰비시가 어느 것 하나 빠질 것 없는 매력적인 모델을 선보인 것은 틀림없다. 디자인과 적절한 운동성능, 경쟁차종인 혼다 시빅이나 폭스바겐 골프 등에 비해 500만원이상 저렴한 가격이 큰 매리트로 작용한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윗급인 쏘나타 최고급 사양과 같은 값이고 동급 수입차들의 인지도는 랜서가 쉽게 넘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랜서가 가진 장점들을 얼만큼 구매층에 어필할 수 있는지가 판매 승부(?)의 관건으로 보인다.
/강민재 기자 mjkang@gpkorea.com, 사진=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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