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재규어 XE "태풍은 처음이지~"

재규어 XE "태풍은 처음이지~"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5.09.01 14:2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폭우 속 급커브에서도 안정감 넘치는 주행 능력..토크벡터링 기술적용 덕분


"아~ 태풍예보. 시승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혹시 연기되진 않을까."
 
재규어에서 야심차게 출시한 XE 모델 시승일인 지난달 25일은 하필 태풍 고니가 동해안에 상륙한 날짜와 딱 맞아 떨어졌다. 역동적인 시승컷을 촬영할 수도 있겠지만, 잘못되면 사고로 이어질 만한 날씨였다.

게다가 시승 대상인 XE 모델은 눈비에 약한 후륜구동 차여서 조금 더 불안했다. 강원도의 험준한 고갯길과 동해의 해안도로를 쏜살같이 달려보겠다는 기대감도 어느새 주춤한다. 하지만 강행이다. 코스만 조금 수정된 채 시승행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풍과 폭우 속에서 XE의 진가를 확인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거센 비바람 속에서도 재규어 XE는 당당하게 시승단을 맞았다. 새롭고 개성있는 디자인은 온통 빗물을 뒤집어 썼지만, 여전히 멋스러웠다.

시승차는 2.0리터 인제니움 디젤엔진을 탑재한 XE 포트폴리오. 시동을 건다. 안팎의 소리가 섞여 제대로 시동음을 듣지 못할 정도지만 묵직한 디젤음이 몸으로 느껴진다. 조용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부밍음을 냈다.

시승이 시작되고, 아니나 다를까. 태풍이 휘몰아치는 강원도 고갯길은 으스스할 정도로 비바람이 거셌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로 몰아치는 비바람에 거목들이 곧 부러질 듯 윙~윙 소리를 낸다.

●폭우 속에서도 안정감 넘치는 주행 능력

자동차경주의 페이스카를 따르듯 빠르게 달리는 선도 차량을 따라 출발했다. 처음엔 너무 빠르다는 느낌에 긴장했지만, 이내 짜릿한 주행의 쾌감으로 바뀐다. 밖은 비바람으로 요동치지만 내부는 드라이버가 차분해질 정도로 안정감을 준다.
 
서서히 속도를 올려본다. 시속 100km까지 과감하게 쭉 올려보니 아주 감이 괜찮다. 적당한 힘이 뒤에서 밀어주고 8단 변속기는 부드럽게 힘을 전달한다. 감속과 가속패달을 번갈아 밟으면서 빗길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빗물로 노면이 깔끔하지 못해서인지 즉각적인 디젤 터빈의 맛은 조금 덜한 느낌이다.
악셀을 꾹 밟은 뒤 훅 치고 나가는데 1~2초가 조금 더 걸린다. 아주 민첩한 터보랙은 아니지만 언덕배기에선 꾸준히 밀어주는 힘이 기분까지 좋게 만든다. 노면이 말랐다면 최고출력 180마력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동급 BMW 320d나 아우디 A4와 비슷한 마력 수치지만 분명 재규어만의 파워 성향이나 엔진회전 영역에 따른 다른 파워를 느끼는데 집중했다.
 
가장 먼저 궁금한 부분은 역시 디젤의 치고나가는 맛이다. 기대 이상은 아니었다. 변속 타이밍이 조금만 늦게 시프트업을 하도록 세팅됐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약간 더 하단 기어로 잡아준다면 재규어 XE의 신형엔진 파워를 100% 짜릿하게 맛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곧 주행모드를 다이내믹으로 옮겼다가 이내 변속레버를 이용해 엔진회전수를 4,500rpm까지 올렸더니 곧 기대했던 짜릿한 힘으로 보답했다.
 
●토크 벡터링 기술 적용, 급커브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시승의 알짜는 역시 내리막 급커브다. 후륜 구동 특성상의 단점인 오버스티어가 우려됐지만 앞뒤 무게배분이 잘 됐다는 느낌을 주면서 나름 원하는 방향으로 안정된 조향을 해나갔다. 스스로 오버스티어를 감지하고 트랙션을 달리하는 기술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급코너링시 안쪽 바퀴에 제동력을 줘 후륜의 힘을 적절히 배분하는 토크 벡터링 기술이다.
 
제동력 또한 스포츠 브레이크를 연상시키듯 그리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딱딱 잡아주는 매력이 돋보인다. 브레이크를 미리 잡을 필요가 없겠구나 싶은 도전정신을 준다.

언덕을 오르는 중에도 엔진음은 멀리서 들릴 만큼 소음 차단은 괜찮은 편으로 보여진다. 빗물이 계속 차체 하부를 강하게 때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다지 소음 진동은 없다.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가죽 시트와 꽤 괜찮은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의 음질에 기분은 업된다.
 
200km 거리 가까이 대관령의 산악 와인딩과 고속도로 주행이 섞인 난이도 높은 코스를 도는 동안의 연비는 13~17km/l를 오갔다. 이 정도면 고속도로 평지에선 20km/l는 문제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게다가 알루미늄을 75%나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다양한 금속을 섞은 만큼 날렵하면서도 묵직함까지 갖춘 게 자랑이다.
 
●엔트리급도 재규어가 만들면 다르다


재규어 최초로 선보이는 건 엔진뿐만은 아니다. 유압식이 아닌 전자식 파워스티어링을 채택해 가격 대비 성능과 옵션에 만족스러움을 느낀다. 실내를 마무리하는 재규어 고유의 둥근 요트식 인테리어도 고급스럽다. 양쪽 도어 상단부터 앞 창 아랫단을 연결한 인테리어의 재질도 재규어스럽다.
 
존재감의 분명한 외관, 경쟁차종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성능에 합격점을 주고 싶다. 180마력, 최대토크는 43.9kg.m라는 수치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던 모델이다. 처음 개발했다는 엔진치고는 꽤 높은 안정감을 유지했고, 무엇보다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ZF 8단 자동 변속기와 맞물려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3가지 주행 모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외관은 보다시피 매력과 희소성을 주는 데다, 실내는 계기판을 통해 전해 주는 정보 역시 숫자와 그래픽을 조화시켜 아주 직관적으로 구성했다. 엔트리급도 재규어가 만들면 다르다는 걸 분명히 인식시키는데 성공한 셈이다.

 
가솔린 모델의 주행성능은 어떨지 몹시 궁금해졌다. XE는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탑재한 'XE R-스포츠', 'XE 포트폴리오', 'XE 프레스티지'와 2.0리터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의 'XE 프레스티지' 및 3.0리터 V6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의 고성능 모델인 'XE S'로 구성된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재규어, 카리포트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