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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5 1.7 디젤 `사라진 라이벌 파사트`

기아 K5 1.7 디젤 `사라진 라이벌 파사트`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5.10.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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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의 '기대주'답게 빵빵한 옵션은 완승!...주행성능은 약간 아쉬워~


기아자동차 K5 1.7 디젤은 말 그대로 국산차의 '기대주'다. 디젤 엔진을 얹고 힘과 연비를 모두 갖춘 제대로 된 국산 디젤 세단이 쏘나타와 함께 국내 출시되면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수입차가 이미 10년 전부터 디젤 승용 세단을 국내 시장에 출시, 시장을 선점한 뒤라 국산차의 대응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출시되었으니 본격적인 경쟁은 지금부터다.

하지만 격돌 상대가 사라지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야심찬 K5 디젤 출시는 라이벌인 폭스바겐 파사트를 정조준했지만 최근 폭스바겐 그룹이 통째로 무너진 상황이다. 콕 집은 비교대상 파사트가 맥을 못추고 있으니 성능비교 하기가 애매한 모습이다.


그래도 기아차 K5 디젤은 가야할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남의 위기가 자신에겐 기회라고 표현하기도 애매하다. 같은 자동차 기업이라는 동종 업계 입장에선 쓰러진 라이벌을 일으켜 세우진 못하더라도 몰아붙일 순 없다.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시승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비교할 수밖에 없다. 한 두달에 끝날 디젤엔진 파문이 아니기에 잠재 구매자들도 선택을 계속 미룰 순 없기 때문이다.

K5 1.7 디젤(1685㏄ㆍ141마력ㆍ34.7kg·m) 모델은 2.0 디젤 수입모델 대비 엔진 배기량은 300cc 낮지만 140마력으로 힘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고, 수입차 보다 옵션을 풍부하게 넣었다는 장점이 있다. 파사트(1968㏄ㆍ140마력ㆍ32.6㎏ㆍm) 와 비슷한 힘과 토크에 차체 크기도 거의 동일하다.

●빵빵한 옵션 K5 완승!

두 차종을 비교해 보면 K5의 장점은 역시 다양한 옵션이다. 코너링 램프를 포함한 세련된 헤드램프와 안개등을 LED로 넣었고, 자동백미러와 통풍시트는 물론 스톱앤스타트, 핸들 뒤 패들시프트, 운전자가 조수석시트를 조절 할 수 있는 스위치까지 빠짐없는 옵션을 통해 만족감을 선사한다.

반면 파사트의 경우 단정한 폭스바겐 특유의 외관 디자인이 매력적이지만, 누런 헤드램프부터 분위기를 망친다. 정지시 스톱앤스타트도 없고 통풍시트도 없다. 편하게 말하자면 옵션을 선택할 수 없도록 기본적인 옵션으로 가격을 고정시킨 모델이 국내서 시판되고 있다.
파사트는 운전석에서 팔을 걸치는 콘솔박스도 다소 문제가 있다. 힘으로 잡아빼 늘리는 방식의 콘솔 커버를 빼도 길이가 짧아 운전중 오른팔 위치가 어정쩡하다. 반면 K5는 적당하게 옆구리 까지 길게 뻗어있다.


내비게이션은 선명도와 장착 위치에서 차이가 크다. 파사트는 너무 하단에 내비게이션을 넣어 운전과 동시에 체크하기엔 위험성이 있다.

그나마 파사트는 옵션을 확대했다고 한 게 이 정도다. 기왕에 자동백미러나 LDE 헤드램프는 기본 옵션에 넣어주는 게 맞다.

두 모델 모두 크기를 조금씩 늘려 앞 뒤 좌석 모두 공간이 넉넉하다. 하지만 파사트는 뒷열 등판을 세우고 바닥좌석을 수평으로 해 레그룸이 더 넓은 대신 앉는 자세는 불편하다. K5는 엉덩이 쪽을 움푹 들어가게 하면서 등판을 뒤로 각도를 젖혀 편안함이 조금 더 하다.

●주행성능은 K5 약간 아쉬워~


달리기 능력에서는 파사트가 약간 낫다. 같은 힘이지만 중저속에서 파사트의 토크가 좀 더 효율적으로 발휘된다. 저속에서도 손쉽게 추가 가속이 가능해 운전의 재미가 있다. 반면 K5는 무난하며, 2000rpm 이후부터의 가속감이 크다. 300cc의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파사트의 DSG 미션이 워낙 좋은 감을 발휘해서일까.

소음의 차이는 그다지 느끼지 못했다. 두 모델 모두 노면의 질감이 아래서 올라오는 것만 빼면 합격점이다. 특히 파사트는 그 차이가 조금 더 크다. 아스팔트 도로에서는 매끄럽고 정숙하게 달렸지만 그렇지 못한 도로 상태에서는 우툴두툴한 질감이 그대로 엉덩이에 닿는 듯했다. K5는 공회전시의 잔진동과 소음이 제법 크지만 아이들 스톱으로 이를 만회한다.

연비는 두 모델 모두 13~20km/l로 만족스럽다. 시속 80km 대로 연비운전을 하면 연비 25km/l까지 모두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었다.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에어컨을 켜지 않고 달리니 연비는 더욱 놀랄만한 수준이다.

K5와 파사트 모두에게 바라고 싶은 점은 제동력이었다. 조금 더 용량을 크게 하거나 브레이크압을 높일 필요가 있어 보였다. 특히 시속 60km 구간에서 잡는 브레이크에서 제동이 답답한 게 꼭 닮았다.

엔진과 실내간 격벽에 흡음제를 좀 더 넣고 바닥면에 두루 방음방진 처리를 했다면 두 모델 모두 더욱 사랑받을 것으로 보인다. K5는 풀옵션 기준으로 3200만원대이고 파사트 2.0은 3916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기아차,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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