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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전기차 `리프` 랠리 시승기 "도심 35km주행에 단 290원!"

닛산 전기차 `리프` 랠리 시승기 "도심 35km주행에 단 290원!"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5.11.2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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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속충전 30분에 최대 130km 이상 주행..서울 도심 출퇴근 주행에 '최적’


속도를 겨루는 자동차경주에 익숙한 기자에게 전기차 연비 대회인 '제1회 2015 서울전기차 에코 랠리'는 생소했다. 생소한 만큼 시작부터 긴장감이 넘쳤다.

앞 뒤 경주차를 견제하면서 달리기 전용 서킷을 달리는 게 아니다. 목표점을 돌아 오는 서울의 도심길을 누가 가장 전기를 덜 써가며 달리느냐가 관건이다. 사단법인 한국전기자동차협회와 서울시의 주최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친환경 녹색도시,  서울'을 주제로 서울시내에 조성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확보와 전기자동차에 대한 친밀감 조성을 통한 보급 활성화를 위해 진행됐다.

기자가 선택한 차종은 닛산 5도어 해치백 모델의 순수 전기차 '리프(LEAF)'다. 이미 전세계에서 지난 2010년 12월부터 현재까지 19만5천대가 팔린 최다 판매량을 자랑하는 차종이라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앞 보닛 부분을 열어 충전부터 경험해 본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약 80% 이상 사용하고 있는 '차데모' 방식이라는 충전방식인데 급속과 가정용 충전구로 나뉘어 있다. 급속이라 해도 30분은 걸렸다. 가정용 전기를 이용하면 4시간이다. 기다리는 30분이 집에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4시간 만큼이나 다소 지루한 시간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계기판을 보니 주행가능 거리 130km 가량이다. 아~ 이 정도면 장거리 여행은 불가하다. 서울 시내 용이구나라는 것을 확인했다.

장거리 여행을 하려면 차에 비치된 전국 전기충전소 안내자료에 따라 '충전소 여행'을 해야겠구나 생각이 든다. 또는 정부가 현재 전기차 시범지역으로 지정한 제주도 곳곳 여행은 참 괜찮겠다는 느낌이다.


서론이 길었다. 경쟁차들을 보니 면면이 화려하다. 우선 기아차 레이EV가 8대로 가장 많았다. 기아차 소울EV, 르노삼성차 SM3 EZ, BMW i3도 있다. 기자가 선택한 닛산 리프는 소울과 SM3만큼 우선 차체가 크고 차고도 높다. 딱봐도 가장 크기가 작은 BMW i3가 전기를 적게 먹겠구나 라는 직감이다.

이 모든 차종이 같은 코스를 도는 건 아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다. 차종별로 반환점을 달리하되 코스도 알아서 결정하는 경기방식이다.

●우승특명 "출발과 제동을 줄여라!"

닛산 리프로 참가한 선수는 기자를 포함해 4대다. 코스는 서울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출발해 반포대교 남단에 위치한 세빛섬 반환점을 돌아오는 코스다. 오가는 코스는 드라이버 자율에 맡긴다.

2인 1조로 출발한 각 전기차들은 주말 토요일 오전 10시 30분이라는 점을 감안해 코스를 우선 정했다. 경기 후반엔 교통정체가 예상되는 시점이다. 우리 팀의 결론은 다소 왕복 거리가 늘어나더라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차량흐름이 끊기지 않는 구간이다.

기자가 몰고 나선 리프는 먼저 가양대교를 건너 올림픽도로를 타고 세빛섬 찍고, 다시 올림픽도로 타고 성산대교를 건너 목적지에 도착했다.

앞 차와의 간격이 다소 벌어지더라도 차가 정차하지 않도록 '솜털'같은 악셀러레이터 작동법을 유지했다. 2~3cm만 밟으면서 최대한 물 흐르듯 서서히 차를 몰았다. 리프는 드라이빙시 D모드와 B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D모드를 주로 놓았고, 노멀과 에코 모드에서는 지속 에코모델로 달렸다. 이중 B모드는 회생 제동으로 경제적인 운전을 도와준다. 내리막길이나 차량이 정지하기 전 B모드를 선택하면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헤드램프나 오디오도 켜지 않았다. 다소 쌀쌀한 추위에도 히터는 물론 열선 시트도 작동시키지 않아 모든 전기소모 요소를 줄였다. B모드도 선택의 기회가 적었다. 내리막 구간이나 속도를 낸 뒤 타력으로 주행하는 동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구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참가자들은 내비게이션에 따라 최단거리로 시내도로를 선택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 조는 전기차든 일반차든 신호에 걸려 완전 정지후 재출발시 가장 연료 소모가 크다는 점에 착안했다. 주행중 체증으로 인한 정체는 경험상 강북 강변도로가 좀 더 심하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의 아침 햇살처럼 한강 교량을 두개 넘고 올림픽도로를 오가는 동안 전기 순간사용량이 보여지는 계기판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리프 차량 총 4대로 펼친 레이스지만 당당 1위였다.


총 주행거리 35.8km를 주행한 결과 평균속도 24.8km/h, 주행 시간은 1시간 26분이었다. 리프가 더 달릴 수 있는 남은 주행 거리는 111km로 찍혔다. 130km가 남은 상황에서 출발했으니 불과 19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로 35.8km를 주행한 것이다.

주행거리가 오히려 늘어난 이유는 리프에 장착된'회생 제동 시스템` 덕분이다. 브레이크 또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속도를 감소시킬 때 전기 모터의 움직임으로 전력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이걸 돈으로 따져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풀충전에 2천원 가량의 전기료가 들고, 전기 소모는 전체 130km에서 19km 정도만 썼으니 2천원의 14.6%에 해당하는 292원이 든 셈이었다.

●가속력 굿! "공기역학적인 날렵한 디자인"

닛산 리프의 외관은 생각 보다 크고 높았다. 무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니나 다를까 전기차 소울과 SM3와 함께 꽤 큰 차체였다. BMW i3나 스파크와 비교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리프는 공기역학 설계상 뾰족한 프런트 부분이 눈에 띈다. 유선형 스타일로 뒷부분은 뭉툭하게 잘렸다. 여기다 소음 진동 억제를 위해 곳곳에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볼텍스 쉐딩형 루프 매립형 안테나는 윈드 노이즈를 감소시켜 주며, 저소음 앞유리 와이퍼 모터, 소리 차단형 앞유리 디자인, 이중의 독립 모터 마운팅 시스템 등이 그렇다.

내장재는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리프의 기어 노브는 BMW i3만큼이나 독특하다. 솟아 나온 변속기 레버가 없고 둥근 마우스 형태의 변속기를 왼쪽으로 당긴 뒤 위아래로 올리고 내리는 방식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팩이 차 중간 하단부에 있어 앞뒤 시트 포지션이 높을 수밖에 없다. 주행의 안정성은 찾았지만 대신 실내공간이 약간 들뜬 기분이다.

리프에 장착된 AC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80kW(109마력), 최대토크 254Nm(25.9kg.m)의 힘을 발휘한다. V6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유사한 수준의 강력한 순간 가속력을 발휘한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출력과 토크가 점차적으로 증가하지만, 리프는 초기 가속 순간부터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를 낼 수 있다.

속도 감응형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과 독립식 스트럿 서스펜션은 탁월한 핸들링과 민첩성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코너링이나 차선 변경 시 자연스럽고 신속한 스티어링 반응을 느낄 수 있고,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를 최소화했다.

4륜 휠 잠김 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 Anti-locking Braking System), 전동식 제동력 배분 시스템(EBD, Electronic Brake Force Distribution), 제동 보조 기능(BA, Break Assist) 등 다양한 주행 안전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닛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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