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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 BMW i8 `가장 빠른 장난감`

스포츠카 BMW i8 `가장 빠른 장난감`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6.01.1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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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cc 3기통 터보엔진과 전기모터로 총 362마력..도심에선 전기모드 '여유와 경제성'

BMW i8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다. 말 그대로 전기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아 핸드폰처럼 충전시키는 '가장 빠른 장난감'인 셈이다. 뒤쪽 바닥에 위치해 있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통해 마치 핸드폰 배터리를 충전하듯 이용할 수 있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만 달린 게 아니다. 작은 크기의 엔진도 들어가 있다. 500cc짜리 실린더 3개로 이뤄진 3기통 엔진이 1500cc급 힘을 보탠다. 배기량이 작으니 트윈터보를 달았다. 배기가스를 강제로 폭발행정때 실린더로 밀어 넣는 터보기능이다.

그래서 만든 게 무려 362마력이다. 특히 1500cc 엔진으로 231마력을 낼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전기모터로 131마력을 내니 둘을 더해 362마력의 힘을 뿜는 것이다. 슈퍼카인가 아닌가라는 논란은 여전히 있으나 이만큼 멋진 장난감이 또 있을까.

●2억원짜리 장난감 사용법

 

먼저 외관을 보면 날렵하면서도 바닥에 딱 붙어 있는 모습이 일품이다. 프런트부터 리어까지 길게 뻗은 외관은 공기흐름이 막힐 곳 하나 없이 유연하게 빠졌다. 앞라인에서 송곳처럼 바람을 가르고 도어 이후부터는 옆구리에 테일램프 윗부분까지 깊은 홈을 파서 공기를 빠져나가게 했다.

강화유리가 들어간 뒷 트렁크를 걷어올리면 충전케이블이 들어있다. 충전소나 가정용 220볼트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돼지코 두개짜리 콘센트도 보인다. 완충은 4시간이 걸리고 한번 완충에 불과 37km밖에 달리지 못하니 배터리에 큰 기대는 말아야 한다.

차체를 두드리면 텅텅 플라스틱 소리가 난다. 현존하는 차체 소재 중 가장 가벼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제작됐다. 이 소재는 강철보다 50%, 알루미늄보다 30% 가량 가벼워 공차중량 1485kg를 실현하게 했다. 제원은 전장 4689mm, 전폭 1942mm, 전고 1291mm.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해 1억9850만원(부가세 포함)이다.

●디자인의 핵심 '시저 도어'

도로를 달리면 모든 시선을 사로잡는 i8의 핵심 디자인은 도어가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시저(Scissor) 도어다. 양쪽 문을 열고 앞뒤에서 바라보면 딱 'V'자 형태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열린 도어의 안쪽 재질은 리얼 카본으로 거의 전체가 감싸져있다. 손톱으로 툭툭 쳐보거나 살짝 긁어보면 아주 얇으면서도 강철만큼 강하고 질긴 카본의 성질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최첨단의 '어른용 장난감' 자동차가 기대를 거스르는 부분은 도어에 꼭 있을 만한 전동식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다. 도어를 열고 닫을때 오로지 손의 힘으로 누르고 당겨 올린뒤 탑승한 뒤엔 머리 위치보다 높게 있는 도어의 손잡이를 잡아당겨 내려 닫아야 하는 점은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 걔폐 스위치 하나가 있을 법도 한 데 말이다.

타고 내릴 때는 특히 번잡스럽다. 워낙 차체가 낮아 작은 텐트에 기어들어가듯 한 다리를 먼저 멀찍이 담넘듯 넣은 뒤 나머지 다리를 갖다 붙여야 한다. 스커트라도 입은 미모의 여성 탑승객에겐 뭐라 양해를 구해야 할 지 모르겠다.

내부는 BMW 특유의 인테리어 느낌을 그대로 살려 가져갔다. 곳곳에 블루 핑크 라인을 준 것 이외에는 크게 다를 것은 없다. 프런트 창도 각도가 심하게 기울었으나 시야는 괜찮은 편이다. 그냥 낮은 차체만큼 눈높이가 낮을 뿐 운전은 무난한 편이다.

●1500cc 3기통 트윈파워 터보 '231마력'+ 전기모터 131마력=총 362마력

최근 다운사이징 추세에 발맞춘 3기통 엔진이 선보이고 있다. i8 역시 3기통으로 무려 231마력을 내는 믿을 수 없는 파워를 낸다. 내연기관의 발전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같은 3기통 기술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홀수 실린더를 가진 엔진이 엇박자의 폭발행정을 하면서도 진동과 배기음에서 이렇게까지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감성을 전해준다. 배기음은 6기통의 매력적 사운드를 적당한 데시벨로 뿜고 알루미늄 소재의 3기통 경량 엔진은 i8의 심장으로 아주 제격인 셈이다.

국내 경차 엔진을 떠올리게 하는 3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231마력과 최대토크 32.7kg·m 파워로 6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후륜으로 전달된다. 반면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31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힘을 6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전륜에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두 힘을 합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시간은 불과 4.4초. 토크가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순간 가속이 강하게 느껴지진 않지만 악셀링을 하고 있는 동안 끝까지 밀어주는 마력은 아주 매력적이다. 특히 변속레버를 왼쪽으로 툭 쳐서 스포츠모드로 바꾸면 곧바로 괴력의 스포츠카로 변신한다.

터보랙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i8은 빠르게 반응하며 한계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고속도로 노면을 움켜쥐고 달리는 실력은 딱 미래에서 온 달리는 우주선의 드라이빙이다. 거기다 또하나의 매력은 스티어링휠 뒤에 적당한 위치와 사이즈로 위치한 시프트레버 작동이다.

왼쪽의 시프트레버를 살짝 당기면 3기통은 순간 진동과 함께 "빠방~" 공명음을 낸뒤 쏜살같이 튀어나가게 한다. 딱 6기통 스포츠카의 느낌 그대로로 20인치 타이어는 노면을 거의 타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조향성을 자랑한다.

옥의 티라면 앞에서 지적한 대로 비교적 낮은 토크로 "무섭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편으론 과감하게 밟아도 드라이버로 하여금 안정된 심리상태를 유지시킨다고 할 순 있지만 스포츠카는 뭐니뭐니 해도 두려울 만큼 짜릿함을 주는 게 아닐까.

●도심에선 전기모드 '여유와 경제성'

 


BMW i8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총 용량이 7.1kWh이며, 전기모터 구동으로만 최대 37km(유럽기준)의 주행이 가능하다. 순수 전기모드로 최고속도는 120km/h. 엔진으로 달릴 때와 비교하면 초보운전자 수준이다.


스포츠모드로 1시간 가량 신나게 달리니 계기판에는 스스로 충전한 거리 19km가 찍혀있다. 충전 케이블로 4시간을 충전해야 최대 37km를 달릴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주행중 에너지 회생 시스템이 아주 효과적인 편이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번갈아 주행한다면 운전의 재미와 경제성 두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을 시승하면서 불편했던 점은 차체가 워낙 낮아 요철을 넘을 때 속도를 완전히 줄여야 한다는 것. 또한 일반 주차장에선 두개의 주차구역 요금을 내야할 것이다. 옆차에 문콕이 아니라 문쾅이 될 수도 있다.

패션왕은 겨울에 춥고 여름에 덥게 입고 다녀야 하는 것처럼, 2억원짜리 장난감을 타기 위해선 감수해야 할 것이 많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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