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니스타` 시트로엥 C4 칵투스, 변속충격만 빼면 굿~
`패셔니스타` 시트로엥 C4 칵투스, 변속충격만 빼면 굿~
  • 지피코리아
  • 승인 2016.11.0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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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콕 방지 `에어범프` 신의 한수..도로위에 자존심 세워주는 경제적인 차

 

맨처음 칵투스의 동영상이 공개됐을 때, 나는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런 거야. 우리나라 도로위에 다니는 차들은 개성이 너무 없어. 전부 교복 입은 학생들 같아…." `무난함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자동차 메이커들을 비난하는 쪽이었던 필자는 톡톡 튀는 이미지의 `C4 칵투스(C4 Cactus)`를 보고 단번에 시선을 빼앗기고 말았다.

3년 전 공개했던 `칵투스 컨셉트카`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고 하더니 말 그대로였다.

지난 9월말 시승을 위해 칵투스를 몰고 거리에 나서니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동영상이나 모터쇼에서 봤던 연두색, 흰색의 튀는 색깔 모델은 아니었다. 전장 4.16m, 전폭 1.73m, 전고 1.53m의 사이즈로 봐도 여느 소형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별다른 스펙이 없는 듯한 칵투스를 `도로위의 패셔니스타`로 만들어 주는 건 바로 차체 측면과 범퍼 일부를 감싸는 에어범프다.

플라스틱과 TPU(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사이에 공기를 주입한 에어범프는 `올빽 머리`에 `근육 빵빵`한 수퍼맨을 연상케 한다. 아이들이 보면 금방 로봇으로 변신하는 트랜스포머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에어범프는 `문콕`의 피해를 막아준다. 돌이 튄다고 해도 티조차 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기능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에어범프는 그야말로 신의 한수다. 혹시 누군가가 칼로 긁는다던지, 아니면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온다면 따로 교체가 가능하다.

 

앙드레 시트로엥은 세느 강변의 허름한 공장을 허물고 최신식 자동차 공장을 만들었다. 하얀색과 검정색 타일을 깐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앙드레의 수술실`로 불렸다고 한다. `고정관념을 탈피하자`는 앙드레 시트로엥이 경영난으로 회사는 넘겼지만 그 DNA는 어느새 칵투스까지 이어진 셈이다.

첫눈에 드는 느낌은 일반 소형차. 하지만 명색이 SUV이다. 세계 최초라는 루프 에어백 기술, 덕분에 넉넉해진 대시보드 수납공간,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LCD모니터도 기존 차량들과 차별화 된다. 여기에 카페 소파에 앉은 듯한 느낌을 주는 소파시트, 버튼식 기어장치인 이지 푸시(Easy Push), 뛰어난 연료 효율 등 소비자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핸들(스티어링 휠)은 위와 아래쪽을 약간 평평하게 만들었다. 마치 레이싱카트를 타는 기분이 들게 한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는 시원함과 답답함을 동시에 갖고 있는 ‘아수라백작’ 같다. 통유리식으로 된 선루프로 파란 가을하늘과 가로수들이 내민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보는 건 드라이빙의 묘미를 더한다.

 

 

하지만 외부에서 들여다보는 걸 막아기 위해 존재하는 선블라인드가 문제다. 과자상자 뜯어내듯 손으로 떼어내서 보관파우치에 넣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볼 때 이 작업을 하기는 좀 뻘쭘할 수 밖에 없다. 4중유리가 자외선을 충분히 차단한다고 하니 아예 떼고 다니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뒷좌석 창문이 틸트식인 것도 아쉽다. 선블라인드와 틸트식 창은 `원가 낮추기`가 만든 약점이라고 하겠다.

국내에 들어온 칵투스는 1.6L 블루 HDi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99마력, 최대토크 25.9kg-m을 발휘한다. 숫자상으로 보면 "어, 힘이 좀 딸리겠는 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움직임은 경쾌하다. 날렵한 이미지와 어울린다.

칵투스에게 논란이 될 수 있는 포인트는 변속기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다. 6단 ETG 반자동 변속기. 변속때 꿀렁꿀렁하는 느낌이 든다. 언덕에서 정지했다가 출발할 때는 약간 밀릴 수도 있다. 기존 ‘오토 방식’에 익숙한 운전자들은 "뭐, 이래?"라고 화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변속 타이밍에 맞춰 가속 페달에서 가볍게 발을 뗐다가 밟는 데 익숙해지면 충격을 없앨 수 있다. "난, 죽어도 그런 연습까지는 못하겠다"는 `소신파`라면 칵투스는 `마이 카`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게 나을 듯하다.

대신 패들시프트는 운전 재미를 느끼게 하는 데 그만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토션빔 방식이다.  코너링에서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성능이 좋다. 거기에 경량 안티롤바까지 추가했다.

정말 좋은 차를 타고 싶다면 수퍼 카를 사면 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가성비다. 젊은 감성을 끌어 안으면서 도로 위에서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경제적인 차를 찾는 사람들에게 `C4 칵투스`는 `가뭄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 될 수도 있겠다.


/조정훈(모터칼럼니스트) tigercho333@hanmail.net, 사진=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