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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타르가 4S `터보-4륜-오픈, 3박자 척척`

포르쉐 911 타르가 4S `터보-4륜-오픈, 3박자 척척`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6.11.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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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스포츠카이면서도 경제성까지 배려..포뮬러 머신 탈 때처럼 박진감 넘쳐

 

괴물을 만났다. 1억7630만 원짜리 괴물, `포르쉐911 타르가 4S`다. 스포츠카의 간판격인 911의 드라이빙 성능에다가 자동으로 열리는 전동 루프탑 덕분에 오픈 카의 감성까지 갖췄다.

타르가라는 이름은 어디서 왔을까? 이탈리아 시실리섬에서 열리던 로드레이스 타르가 플로리오(Targa Florio)에서 따온 거란다. 뜻은 `플로리오 방패`. 대회를 개최하던 플로리오 가문에서 방패모양의 상패를 줬다고 한다.

작은 오피스텔 한 채와 맞먹는 몸값을 자랑하는 녀석. 운전석에 앉으면서도 조심스러웠다. 날카로운 주행능력을 호랑이 발톱처럼 숨기고 있다는 얘길 들은 지라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시트는 온 몸을 감싸주는 듯했다.

눈을 들어 계기판을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다. 속도계, RPM, 내비게이션, 연료계 등 각종 계기판이 5개의 공처럼 겹쳐진 모양이었다.

 

 

아무리 비싼 차를 몰아도 기름값은 아까운 법. `포르쉐911 타르가 4S`는 고성능 스포츠카이면서도 경제성까지 배려했다. `아이들 스톱(idle stop)` 기능을 통해 시내에서 연료가 낭비되는 것을 방지해준다. 옥탄가 98 이상 고급 휘발유를 먹는 식성 까다로운 녀석이니 제법 쓸만한 옵션이다.

모드 스위치는 일반(Normal), 스포츠(Sport), 스포츠플러스(Sport Plus), 개인(Individual)의 4개로 나뉜다. `개인`을 선택하면 PDK(포르쉐 듀얼 클러치) 변속, 스포츠 배기 시스템 등 운전자 성향에 맞춰 설정할 수 있다.
PDK 변속에서는 `스포츠 리스폰스 버튼`을 누르면 최고 가속 성능을 내기 위해 드라이브 트레인이 20초 동안 사전 세팅된다. 기어가 최적 상태에 들어가고 엔진이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도록 조절되는 것이다.

서울을 벗어난 한적한 도로. 드디어 `포르쉐911 타르가 4S`가 제 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가속 능력은 엄청났다. 기존 3.8L 자연흡기 방식에서 3.0L 터보차저로 엔진은 `라이트(다운) 사이징`됐지만 최고출력은 420마력(6500rpm)으로 20마력 높아졌다.

 

 

토크도 상향 조정되며 초반 가속력이 더욱 빨라졌다. 특히 4400rpm 이후 터보 부스트가 강력하게 터지며 순식간에 7200rpm에 도달한다. 제원상 0-100km/h 도달시간은 4.2초. 이전 모델보다 0.4초 단축됐다. 실제 측정에서는 4.3~4.5초 정도를 기록했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을 주파하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레이싱 카트나 포뮬러레이싱카를 탈 때처럼 박진감 넘쳤지만, "차를 잡아준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들었다.

코너를 돌면서 가속을 해도 바퀴가 도로 표면을 잡아채면서 나가는 기분이었다. 다른 차를 그렇게 몰았다가는 반대쪽 코너에 가서 처박히고 말았을 것이다.

4륜 구동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는 듯했다. 포르쉐 마니아들이 "예전 모델들은 커브 직전에 감속하지 않으면 뒤가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건 다르다"는 평을 내놓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계기판에는 G포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표시됐다. 마치 공군파일럿이 된 기분이 든다. 불행히도 최고속도에는 도전해보지 못했다. 그게 우리 현실이라는 건 독자들이 너무나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르쉐측의 설명에 따르면 287~305 km/h까지 낼 수 있다고 한다.

 

 

이 차와 처음 만났을 때부터 불안한 게 하나 있었다. 차체가 너무 낮아서 '과속방지턱'에 닿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었다. 휴게소에서 자료를 찾아보니 앞 차축에 통합 리프팅 실린더를 설치한 유압식 차고 조절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버튼을 누르니 앞 차축에서 지면과의 높이가 5초 이내에 40mm까지 높아진다. 그제서야 마음이 누그러졌다.

여유가 생기자 `뚜껑`을 열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튼을 작동하자 지붕이 움직이더니 뒤에 있는 엔진룸 위쪽으로 수납이 됐다. 20초쯤 걸렸다. 오픈카로 변신해 달리는 느낌은 정말 상쾌했다. 역시 뭔가 `오픈` 한다는 건 엄청난 자유를 선물한다. 걱정했던 것만큼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려 `미친X 꽃다발`처럼 헝클어지지도 않았다.

스포티함과 안락함, 야성미와 세련미를 갖춘 `포르쉐911 타르가 4S`가 명차라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을 찾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소형 승용차 6대 값에 맞먹는 가격(1억7630만원)이 문제다. 하지만 지금 당장 살 수 없다고 해도 무슨 문제이겠는가? 누구에게나 `드림 카`는 있다. `포르쉐911 타르가 4S는 많은 카 매니아들의 `드림 카`로 자리잡을 게 틀림없다.

/조정훈(모터칼럼니스트) tigercho333@hanmail.net, 사진=포르쉐,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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