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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 `당장 서킷 누비고파`

제네시스 G70 `당장 서킷 누비고파`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7.09.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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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고성능차의 획기적 업그레이드..`엔진ㆍ서스페션ㆍ제동` 삼박자 완벽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20일 공식 판매가 시작된 제네시스 G70으로 포천가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리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악셀에 발을 대는 족족 그대로 뻗어나갔지만 G70 최상위 모델인 3.3 터보 스포츠 AWD 풀옵션 모델은 일반도로에 절대 어울리지 않았다. 새장에 갇힌 새는 자동차경주가 열리는 서킷으로 당장 날아가고픈 마음 뿐이다.

게다가 미디어 합동시승 시간은 1시간에 불과했다. 시승구간은 서울 광장동 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경기도 포천 소홀읍의 한 카페까지 편도 65㎞ 구간. 더욱 목마를 수밖에 없다. 370마력의 트윈터보엔진과 노면상태를 읽어내는 전자제어 서스펜션,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의 제동력. 이 세가지가 한데 어우러져 완벽한 조화를 이룬 '삼박자'를 서킷에서 테스트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현실로 돌아와 새장에 갇힌 상태로 느낀 만큼 표현하자면 국산 고성능차의 획기적 업그레이드다. 초중고생 육상반에 갑자기 성인 국가대표 스프린터가 입단한 셈이다. 출발부터 고속까지 단단하고 매끄럽게 질주했지만 연속코너와 지속적 고속주행에서 오는 내구성 등은 체크하지 못했다. 속도계에 표시된 최고 300km/h는 기자를 더욱 자극할 뿐이었다.

우선 3.3 가솔린 터보 엔진은 52.0kgf·m 높은 토크와 370마력의 높은 출력으로 굼뜸이 전혀 없다. 악셀링을 하는 동안 엔진의 미세한 잔트러블도 없었고, 8단 자동변속기 역시 주행질감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200마력에 못미치는 BMW 3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와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 파워로만 놓고 보면 M버전이나 AMG와 비교하는 것이 좀 더 타당해 보였을 정도다.

제동에서도 역시 피칭 롤링 요잉 그 어떤 것 하나 문제되지 않았다. 앞바퀴에서 불과 한뼘 앞으로 뻗은 짧은 오버행이 단단함을 상징하듯 앞뒤 바퀴축 안으로 대부분의 부품을 집약시켰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직선이나 선회 중 급제동시에 흠잡을 데가 없다. 이 때 차량 꽁무니가 좌우로 흔들리는 요잉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G70은 급제동시에도 속도만 줄어들 뿐 안정성을 유지했다.

코너링이나 제동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건 보닛 내부에 V자로 크게 잡혀 있는 일명 스트럿바다. 통상 설치하는 앞차축 하우징간 스트럿바 보다 훨씬 강인하게 격자로 잡아줘 상하좌우 흔들림을 단단하게 잡아냈다. 타이어는 19인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225/40ZR19가 제격.

시간 관계로 런치콘트롤 시스템은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0-100km/h 도달까지 4.7초, 최대속도 270km/h의 성능은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VGR), 전자제어 서스펜션, 다이내믹 토크 벡터링 시스템,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M-LSD) 등 즐비한 운전보조장치로 완성시켰다 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은 딱 2바퀴 정도 돌아 카트레이서의 기분을 낼 수 있다. 스티어링 기어비를 낮춰 미세한 핸들링으로도 예리한 방향전환이 가능하고 스포츠 주행에 안성마춤이다. 2.5턴과 2턴의 차이가 유난히 크게 느껴지는 G70이다.

국내서 가장 재밌는 운전이 가능한 차지만 엔진사운드는 솔직히 맘에 들지 않았다. 일부러 집어 넣은 액티브 엔진사운드가 시승 첫 20분 정도까진 기분을 업시켰는데, 그 이후엔 거슬렀다. 사실 펀드라이빙을 위해 모든 신경을 바짝 써 소위 '차를 날릴' 때는 소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장거리 주행이라면 더욱 참기 어려울 부분일 것 같고, 더 큰 문제는 이 사운드를 꺼버리는 버튼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만족스런 드라이빙 재미를 반감시킨 건 또 하나 있다. 계기판 역할의 메인이 되는 속도계와 RPM 지시계 사이의 공간이 다소 멀다는 점이다. 특히나 고 RPM을 쓰는 G70의 경우 두개의 원형 계기판을 동시에 보며 눈을 빠르게 움직이는 게 핵심이다. 원형 계기판 사이에 콕핏형 내비게이션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간격을 다소 멀게 잡은 건 아닌가 싶다.

 

시트 포지션은 무한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맨 아래까지 내리면 사실상 레이싱카에 오른 기분이 들 만큼 힙 위치가 거의 바닥 수준까지 내려간다. 운전자의 몸무게 체형까지 고려해 자동으로 시트 포지션을 맞춰주는 기능도 눈에 띈다.

또한 주행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면 서스펜션의 변화 폭이 더 큰편으로 서킷 주행시나 스포츠 드라이빙시에 목적에 맞도록 차의 성격을 크게 바꿀 수 있다. 특히 스포츠모드로 변환시 시트가 버킷시트처럼 온몸을 자동으로 조여줘 스포츠 드라이빙시 좌우로 쏠리는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어 안정적으로 운전대를 돌릴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이런 시트 설계는 뒷좌석 탑승자에게 본의 아닌 피해가 갔다. 좁은 레그룸은 둘째치고 발이 1열시트 밑으로 편하게 들어가질 않는다. 2열 승객은 레그룸이 좁더라도 발이 앞좌석으로 쑥 들어가기만 해도 보통 참을만 한데 이 자체가 불가능했다. 가족에게 번번히 욕먹을 각오는 좀 해야겠다.

요즘들어 시승때 꼭꼭 해보는 자율주행은 시쳇말로 '이거 실화냐'다. 무려 3분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손발을 완전히 놓고도 차선의 중앙을 잘 지켜 달린다. 과거 차선을 넘으려 하면 퉁 치듯 차를 밀어냈던 자율기능과 비교하면 비약적 발전이다. 수입차 중에서도 15초를 넘는 자율주행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실내 곳곳 인테리어는 럭셔리 그 자체다. BMW 벤츠 마크로 엠블럼을 바꾸면 지금 가격에서 적어도 500만원은 더 받을 수 있어 보인다. 어찌보면 GG70의 최대 강점은 실내 각종 재질이나 금속버튼 등 고급스러움과 함께 각종 첨단 편의장치이다. G80 EQ900 형님들이 가졌던 모든 첨단옵션이 동생에게 고스란히 되물림 됐다.

형제격인 기아차 스팅어와 비교하면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서 컴포트한 승차감을 지향했지만 제원상 스팅어보다 더 작고 가벼운 민첩한 장점이 있어서 승차감과 핸들링의 두가지 성능 모두 완성도가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가격을 보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3.3 모델에다 옵션인 상시 4륜 HTRAC과 자율주행 컨비니언스 기능을 포함시키면 5,600만원 선에 근접한다. 엄청난 할인을 자랑(?)하는 독일 수입차와 비교하면 구매예정자들의 고개가 갸웃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제네시스,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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