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독일 현지시승] 메르세데스-AMG `GT의 세계에 빠지다`

[독일 현지시승] 메르세데스-AMG `GT의 세계에 빠지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7.09.27 08:4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르세데스-AMG `GT 로드스터` vs `GT C 에디션 50 로드스터`

  

"자동차는 신나게 달려야 제 맛이다", "자동차는 편안한 승차감이 우선이다"

어느 쪽도 포기할 수 없어 등장한 것이 바로 `GT`다.

GT는 이태리어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의 약자로 장거리를 달리는 고성능 자동차를 뜻한다. 운전의 재미에 편안한 승차감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만든 차량인 셈이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다양한 브랜드들이 GT 차량을 출시하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 산하에서 고성능 차량 및 구동 시스템 개발을 주로 맡았던 메르세데스-AMG도 GT 시장에 본격 뛰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MG GT는 메르세데스 AMG가 독자적으로 처음부터 끝가지 개발한 두 번째 스포츠카다.

프런트 미드십엔진 컨셉, 리어액슬에 둔 트랜스액슬 유얼클러치 변속기, 알루미늄 경량구조 등 보다 스포츠카에 본질을 둔 GT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GT 엔진 역시 1인 1엔진(one man-one engine)이라는 AMG만의 철학에 따라 아펠터바흐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AMG 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된다.

여기에 파워와 트랜스미션 최적화를 위해 프런트미드쉽 엔진방식을 채택, AMG 스피드시프트 7단 DCT 스포츠 트랜스미션을 트랜스 액슬에 적용해 앞뒤 무게비 47:53 이라는 이상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운전자의 위치는 살짝 뒤쪽인 듯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무게중심의 가운데 놓인 셈이다.

AMG GT는 쿠페와 로드스터 등 2개의 기본 형태를 바탕으로 4.0L V8 바이터보 엔진을 장착, 세팅을 달리한 4가지 차량(GT·GT 로드스터·GT S·GT C·GT C 로드스터·GT R)으로 구성된다.

엔트리모델인 GT와 GT 로드스터는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성능을 발휘하고 GT-S는 최고출력 522마력, 최대토크 68.3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C 모델 GT-C와 GT-C 로드스터는 최고출력 557마력, 최대토크 69.3kg.m의 성능을, 최고성능 모델인 GT-R은 최고출력 585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성능을 낸다.

지난 18일 독일 북서부의 소도시 바트 드리버그에는 스포츠 레이싱카인 GT 3와 GT 4 그리고 AMG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GT-C 에디션 50까지 메르세데스-AMG GT 패밀리가 총 출동, 글로벌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행사가 열렸다.

스포츠 레이싱카인 GT 3와 GT 4는 전시 차량으로 눈으로만 감상이 가능했고 GT-R은 서킷 주행을 통해, 나머지는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GT, GT 로드스터, GT-C 에디션 50 로드스터 등 3종의 차량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천혜의 자연 독일과 AMG GT의 만남

행사를 통해 국내 미출시된 GT C와 GT R을 독일 현지에서 체험할 수 있어 무엇보다 기대감이 컸다.

일정은 집결지점이자 출발지점인 파더보른 공항에서 빌스터베르크까지 GT 차량을 타고 자유롭게 이동 후 트랙에서 GT R을 본격 체험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출발지점에는 이미 다양한 국적의 자동차 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시승을 준비 중이었다. 우리 일행도 서둘러 국제운전면허를 확인 후 시승차량을 배정받았다.

코스에 대한 설명 및 트랙 주행 시 주의사항 등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이 이어진 후 곧바로 시승이 시작됐다. 주차장에 준비된 시승차량은 흰색과 검정, 회색 등 무채색 일색이었던 국내와 달리 파랑, 노랑 등 다양한 컬러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양하면서 화려한 색감을 마주하고 보니 유럽은 유럽인가보다.

첫 시승의 주인공은 엔트리 모델인 GT의 두 번째 파생모델 ‘GT 로드스터’다. 시승 구간은 공항에서 빌스터베르크 서킷까지 76km, 약 1시간 15분 정도의 거리다. 국내 시승과 동일하게 2인 1조로 구성, 중간 지점에서 자유롭게 운전자를 교대하면 된다.

“이렇게 멋진 차에 동승자가 훈남이 아니라 미안합니다.”

“저 역시 선글라스에 분홍색 스카프를 날리는 미모의 여주인공이 아니라 죄송하네요.”

시승은 냉정한 현실 인식과 서로의 사과와 함께 유쾌하게 시작됐다.

시동을 걸자 중저음의 우렁찬 엔진음과 배기음이 공기를 가른다. 지중해 바다와 같은 푸른 빛깔의 차량이 진작에 출발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출발하자는 신호를 보낸다.

주차장을 벗어나니 이내 한적한 시골길에 접어들었다. 지평선 위로는 푸른 하늘 속 뭉게뭉게 흰 구름이, 아래로는 초록색 들판과 독특한 모양의 나무들, 붉은 지붕의 독일 전통 가옥, 들판 곳곳에서 돌아가고 있는 풍력발전기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늘 보아왔던 익숙한 풍경이 아닌 다소 낯선 풍경들에 긴장감과 함께 설렘은 잠시, 부드럽고 유연한 차량 성능에 본격 드라이빙의 즐거움이 시작됐다.

●시골길을 달리는 첨단의 야생마 `GT 로드스터`
 

GT 로드스터는 전장 4544mm, 전폭 1939mm, 전고 1259mm로 길이와 폭은 2인승 쿠페인 GT와 같고 높이는 GT가 1287mm로 살짝 더 높다. 전폭이 제법 넓은 편이어서 좌우 차선을 꽉 채우는 느낌이다.

시트는 데일리카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편안하다. 쿠페 스타일이어서 배낭은 트렁크로 옮겼는데 적재 공간이 꽤 여유로운 편이다.

직선도로에 접어들어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바꿔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아봤다. 부드러웠던 모습은 간데없고 거친 야생마의 모습으로 돌변, 멋진 시골길을 차량은 주저 없이 헤치고 나아간다. 낮은 RPM부터 강력한 파워를 발휘하도록 설계된 AMG의 엔진이 초반부터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는 셈이다.

GT 로드스터는 4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에 AMG 스피드시프트 듀얼 클러치 7단 스포츠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 토크 61.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3.8초, 최고속도는 310km/h다.

급격한 코너 구간에서는 조금의 흔들림 없이 차량을 오히려 바닥으로 더욱 붙이는 느낌으로 완벽한 코너링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GT 로드스터는 기계식 리어액슬 디퍼렌셜락이 트랙션을 더하고 더 높은 코너링 스피드를 내도록 돕는다.

GT 로드스터의 소프트탑은 50km/h 미만으로 주행 시 11초 이내 개폐가 가능하다. 상쾌하면서도 차가운 숲 속 공기가 차 안에 가득 차는가 싶더니 어느새 따스한 바람이 몸을 감싸는 아늑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다. 로드스터 AMG 퍼포먼스 시트에 최초로 제공되는 에어스카프(AIRSCARF) 옵션 기능으로 목 주위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주고 시트 온도조절까지 가능하다.

`소프트탑 차량은 시끄럽다’는 편견도 과감히 날려버린다. 고급 흡읍 소재를 사용해 풍절음과 주행 소음을 크게 줄였고 그 결과 개방 상태에서도 동승자와의 대화가 크게 방해되지 않았다.

●GT-C 로드스터 "557마력에도 안정 민첩 겸비"

 


 

두 번째 차량은 국내 미출시 차량인 ‘GT-C 로드스터’다. 인기가 많은 노란색의 쏠라빔(solarbeam)은 일찌감치 매진, 그레이 색상이 배정됐다. 그런데 이 녀석, AMG 50주년을 기념해 50대만 생산된 ‘AMG GT C 에디션 50’이다.

날렵하면서도 중후한 외모에 무광의 짙은 회색까지 더해져 첩보영화에 딱 어울리는 비주얼 그 자체다. 크롬 장식을 블랙 크롬으로 바꿨고 헤드레스트에는 50주년 기념로고가 새겨졌다.

이번에는 빌스터베르크 서킷 주변 국도 45km를 주행하는 코스다. 대략 46분 정도가 소요돼 시승 후 곧바로 트랙 체험을 하기로 했다.

 

‘GT-C 로드스터’는 AMG GT R의 퍼포먼스적인 구성요소를 다수 적용한 GT 로드스터의 고성능 버전이다. 더 넓은 트랙과 트랙션을 위해 테일엔드를 더 넓게 만들고 사이드월도 추가해 리어폭이 기본형보다 57mm 더 넓은 것이 특징이다. 존재만으로 도로 위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느낌이다.

주행모드에는 레이스모드가 추가됐고 AMG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이 기본 적용, 끊임없이 변하는 두 개의 플랩이 특유의 역동적인 배기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주행모드를 일반에서 스포츠 플러스 또는 트랙모드로 전환하면 그 차이는 확연해진다. 폭발적인 주행성능과 함께 ‘투두두등 투두두둥’ 귓가를 스치는 경쾌한 배기음이 스포츠카를 모는 가장 큰 즐거움이라면 ‘GT C 로드스터’는 더할 것 없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출발부터 느껴지는 막강한 힘은 앞서 시승한 GT 로드스터와의 차이를 대번에 말해준다.

파워트레인은  4리터 V8 바이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조합, 최고 출력 557마력, 최대 토크 69.3kg.m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3.7초이며 최고속도는 316km/h에 달한다.

변덕스런 독일의 날씨와 함께 고성능 차량의 진가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었다.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폭우에 당황했지만 차량은 미끄러짐 없이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여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리어 휠을 차가 진행하는 방향과 같게 또는 반대로 꺾이게 해 고속에서는 안정성을, 저속에서는 민첩성을 발휘하는 AMG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덕분이다.

프런트미드십 엔진 컨셉과 리어액슬의 트랜스미션 구조로 살짝 뒤로 치우친 무게중심과 저중심설계는 과감한 코너링도 가능하게 만든다. 단단한 핸들링과 함께 코너링 스피드를 고속으로 유지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GT S, GT C, C 로드스터, GT R에 기본 장착되는 AMG 퍼포먼스 배기시스템은 스포츠 감성을 더욱 끌어올린다.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에서 저주파 사운드로 편안함 느낌을 제공하다가도 스포츠 플러스와 레이스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꾸면 언제 그랬냐는 듯 거친 야생마의 모습으로 돌변, 질주의 욕망을 한껏 자극한다.

독일의 자연 속에서 GT 로드스터와 GT C 로드스터가 전하는 주행의 즐거움은 더할 나위 없었다. 다이내믹한 성능은 GT C 로드스터의 압승이지만 기본기에 충실한 GT 로드스터 역시 마음을 설레게 하는 데 조금의 부족함도 느낄 수 없었다.

/독일 바트 드리버그=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