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ing] 캠핑해도 되겠네! 덩치값 제대로 하는 미니밴
[Driving] 캠핑해도 되겠네! 덩치값 제대로 하는 미니밴
  • 지피코리아
  • 승인 2013.02.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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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이다. 이렇게 큰 녀석을 타는 것은 그동안 워낙 수입차 시장의 주류가 독일차 아니면 도요타ㆍ렉서스에 치우쳐 있다보니 시승한 모델들도 대체로 이들 브랜드 차들이 많았다. 강인하고 잘 빠졌거나, 작고 날쌔거나, 이 두 카테고리를 크게 벗어나는 차는 적었다.

그래서 이 차를 받고 처음엔 적응이 잘 안됐다. 기다란데 심지어 넓적하기까지 하다. 그렇게 강인해보이지도, 잘 빠지지도 않았고, 작고 날쌘 것은 더더욱 아니다. 대신 안락하고, 든든해보인다. 전 세계적인 미니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혼다 오디세이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바람’까진 일으키지 못했지만.

이 차의 시승 포인트는 다른 차와는 좀 다르다. 주행성능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얼마나 빨리 차가 치고 나가는지, 고속에서 날쌔고 힘이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이 큰 차를 감당해줄 만큼의 엔진과 변속기가 달려 있는지, 타는 사람이 편안하고 안전한지, 수납공간이 넉넉한지, 연비가 괜찮은지, 그리고 차 가격이 적정한지가 이 차를 구매할 사람들에게 더 큰 궁금증일 것이다. 그래서 시승도 그 쪽에 포인트를 맞췄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미니밴’의 인기는 그렇게 높지 않다. 워낙에 주차가 빡빡하고, 끼어들기 전쟁을 해야 하는 환경 때문이다. 그래서 미니밴을 살 사람은 고민하다가 SUV로 돌아서는 경우가 허다했다. 국내에 출시된 미니밴도 사실 많지 않다. 국내 브랜드에선 기아차 카니발과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옛 로디우스)뿐이고, 수입에서도 2011년 들어온 도요타 시에나와 비싼 가격과 떨어지는 연비 때문에 외면받는 크라이슬러의 그랜드 보이저뿐이다. 이렇다보니 5인승인데 7인승으로 팔리는 일부 SUV들이 미니밴 시장을 대체했다.

그리고 혼다의 오디세이가 나왔다. 오디세이는 우리나라에서 미니밴이 잘 안팔리는 이유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차다. 덩치가 크다. 가솔린이라 기름값이 많이 나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가솔린 SUV 치고 연비가 나쁘지 않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섞어서 400㎞가량 주행해보니 실연비가 7~8㎞/ℓ대가 나왔다. 이 정도면 국내 준대형 세단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하지는 않다. 가격 면에서도 괜찮은 편. 한때 수입차 시장의 대중화를 주도했던 혼다답게, 그럭저럭 감내할 만한 4790만원에 출시됐다.

SUV를 ’압도할’ 특장점도 있다. 바로 ’광활한’ 실내공간과 엄청나다고 할 정도의 수납공간, 짐의 적재 용이성, 그리고 2열의 승차감이다.

국내 출시 모델에는 내장형 내비게이션이 들어가 있는데,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그런데 평소엔 그렇게 편하던 터치스크린 방식이 이 차엔 좀 안맞는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려면 손을 쭉 뻗어내야만 한다. 조작하기에 다소 멀다.

2열 소개 순서. 사실 이 차에서 제일 ’득’을 보는 건 2열 탑승자다. 버튼 하나로 작동하는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독립 좌석 방식의 2열이 보인다. 여기에 탄 사람은 그야말로 발을 쭉 뻗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3열도 좋다. 사실 국내에 출시된 SUV 중 ’7인승’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들이 많은데, 실제로 여기에 7명이 다 타는 건 고문이다. 트렁크에 시트만 얹은 것 같은 3열은 거의 무용지물에 가깝다. 조그만 아이나 태울 수 있을까 말까 한 정도. 그에 비해 오디세이는 정말 확실하게 7인승이다. 다른 7인승 SUV들은 3열을 사용하면 트렁크를 아예 포기해야 하지만, 오디세이는 3열에 사람이 타고도 짐도 실을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캠핑카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주행성능은 ’무난한 수준’이다. 3.5ℓ 엔진은 이 덩치에 ’적정한’ 정도. 디젤이 아닌 가솔린엔진이 들어가 있어서 확실히 조용하다. 저속에선 차분하고, 시속 150㎞의 고속에서도 안정적이다.

내부는 무난하다. ’4790만원대 차가 뭐 이래’라고 불만을 터뜨릴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함에 방점이 찍혔다. 그리 고급스럽지 않은 플라스틱 마감재나, 요즘 찾아보기 힘든 열쇠 모양의 구식키도 그렇다. 후방카메라는 있는데, 정말 카메라 역할만 한다. 5단 변속기도 다소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고객들이 많을 것 같다. 미국에선 6단변속기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는 고객이라면 더욱 그렇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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