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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90D `확신과 불신 사이`

테슬라 모델S 90D `확신과 불신 사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8.02.0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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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부터 가속까지 'NO 스트레스!'..간편충전 '잠시 쇼핑하고 오세요'

 

전기차 테슬라 모델S 90D를 시승하고는 고심이 깊어졌다. 탈 때마다 느낌이 모두 달랐기 때문이다.

시승차를 처음 받은 날, 새로움 천지다. 도어를 여는 방법부터 17인치 디스플레이, 준자율주행 모드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발레파킹 아저씨는 도어 손잡이에 손을 넣을 수도 없었다. 출발부터 높은 출력에다 소음이 전혀 없어 엔진이 주는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있었다.

센터페시아를 꽉 채운 디스플레이 패널은 운전자도 동승자도 손쉽게 닿을 거리에서 상시 대기중이다. 조작방법도 금세 익숙해진다.

미래차로 가는 글로벌 자동차들의 발버둥이 우습게 여겨질 정도로 '혁신'으로 꽉 찼다.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완성차들이 경쟁중인 이 세가지가 완벽하게 갖춰진 가장 앞서가는 미래차라는 확신이다.

●출발부터 가속까지 'NO 스트레스!'

 

도로에서 만난 포르쉐에 전혀 '꿀리지' 않는다. 정말 소리없이 깔끔하게 앞서가기도 했다. 모델S 90D의 최고출력 417마력, 최대토크 67.1kg.m는 비교적 무거운 2200㎏ 무게에도 불구하고 제로백이 4.4초다.

밟는 순간부터 시스템의 모든 힘은 바퀴로 100% 전달되는 느낌이다. 엔진회전수 rpm 변화에 따른 힘의 배분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터보랙이나 변속순간의 꿀렁임은 더더욱 있을 수 없다. 그 동안 엔진이 달린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줬던 스트레스가 어떤 것이었는지 와닿았다.

직선 가속력이 놀라운 수준이면서도 엔진 자동차와는 또 다르다. 엔진차에는 rpm 구간에 따른 힘의 변화가 분명하지만 테슬라는 원하는 속도까지 한치의 오차없이 일정하게 가속한다. 그래서인지 스포츠모드 풀악셀시에도 400마력 수준에서 흔히 느끼는 '두려움'은 느낄 수 없었다.

자동차 뼈대인 프레임 맨 밑바닥에 파나소닉 리튬이온 배터리가 무겁게 깔려 있어 저절로 저중심화도 이뤄냈다. 덕분에 코너링도 묵직하게 돌아나간다. 골목에선 무겁게 느껴졌던 스티어링휠이 고속에선 묵직하게 안정됐다.

다만 제동력은 조금 강하게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고속에서의 급제동 테스트에서 조금 밀리는 느낌이다. 제동 회생에너지 시스템으로 모드를 바꾸면 브레이킹시 쉬익 진동음을 내면서 좀더 제동이 잡히긴 하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간편충전 '잠시 쇼핑하고 오세요'

 

모델S 90D는 배터리 용량이 90㎾h에 달해 환경부 인증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78㎞에 이른다.

여의도 IFC몰에서 수퍼차저로 간단히 완충도 시켰다. 1시간만에 돌아오니 94% 충전 OK~ 물론 지금은 무료다. 충전때마다 고급유 10만원씩 돈버는 기분이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220볼트 단자에도 전기차 충전뒤 전기료를 내게끔 곳곳에 작은 안내판도 보인다.

핸드폰처럼 꽂아놓고 다음날 출근하면 된다.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에도 배터리 이상은 없어보였다. 제원을 보면 1회충전에 376km를 달린다고 돼있는데 괄호안에 '상온 환경'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계속되는 강추위에 다소의 우려를 했지만 계기판에 표시된 배터리 소모량이나 표시는 안정적이었다.

5미터에 육박하는 전장과 넉넉한 실내공간에 5좌석 모두 열선시트가 있는 등 각종 전기소모 장치가 많다. 여름엔 에어컨까지 가동하면 전기소모 형태는 상황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워낙 많은 셀을 차 바닥에 빼곡히 깔아넣어 배터리 우려는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1분간 자율주행 '오토파일럿 맛보기'
 


 

또한 자율주행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은 타 브랜드와 비슷한 방식이면서도 가장 앞선 수준임은 분명하다. 센티미터 단위로 내 차 주변에 장애물을 알려주는 정교한 레이더와 카메라가 핵심이다.

모든 자율주행 기능은 스티어링휠 왼쪽 뒤 컬럼식 레버만으로 조작가능해 편리하다. 상하전후 방식으로 레버를 움직이면 어드밴스드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주행이 가능하다. 단 손발을 놓고 1분간 자율주행으로 설정돼 있어 맛보기 정도라 할 수 있다.

1분 이후에도 핸들을 잡지 않았더니 1분 20초경 계기판에 메시지가 뜬다. 경고를 무시하였으니 이번 주행에선 더이상 자율주행 모드를 사용할 수 없다고 기자에게 경고했다. 단호한 규제까지 하는 디지털 편의장치임을 느끼는 순간이다.

또한 계기판엔 앞차와 그 앞차, 이렇게 두 대의 움직임까지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내 앞으로 끼어드는 차선변경 차들도 보여줘 테슬라가 어떻게 주변을 인지하고 어떻게 대처하는지 원리를 투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신선하다.

●감성 안전성 경제성 '불신은 여전'

  

타면 탈수록 테슬라 모델S는 완벽한 '성형미인'이었다. 자동차라기 보다 '디지털 이동수단' 쪽으로 정의 내려졌다. ON, OFF 스위치 같은 개념의 자동차라고 할까.

그러다 보니 감성이 부족했다. 서스펜션은 아주 기계적이고, 시트 역시 인체공학 보다 디자인적 요소가 중시돼 타면 탈수록 편안함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지는 기분이다. 스포츠 주행시 운전자는 물론 동승석 승객이 울렁임을 호소하기도 했다.

완전한 디지털 자동차에 벤츠의 부품 몇개는 쌩둥맞기도 하다. 차창을 오르내리는 버튼 어셈블리는 둥그렇게 튀어나온 게 딱 벤츠의 부품이다. 스티어링휠 뒤의 칼럼식 변속기 레버도 벤츠 전통의 방식이다. 어색함을 감출 수 없는 구조다.

볼륨 다이얼을 돌려서 조정하고, 발끝의 힘조절로 엔진의 터빈을 터뜨리는 아나로그적 운전의 재미는 포기해야 한다. 시프트패들도 없고 퀵다운은 상상할 수도 없는 '디지털 기기' 그대로인 셈이다.

거기다 무료충전이 언제까지일까 궁금증이다. 지금까지 모델S는 국내서 300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 시점이 지나면 유료로 전환되는데 그 가격 책정이 불투명하다. 배터리 패키지 옵션추가, 또는 무선통신으로 자동차의 모든 프로그램 업데이트도 추가적 비용이 들어가게 될 것은 분명하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게 마련이지만 애플의 아이폰처럼 구매해 써보고 판단하기엔 1억2천만원은 너무 큰 돈임에 틀림없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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