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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 3.5 EX-L, 야생마 같은 가속력에 브레이크는 쩔쩔

혼다 어코드 3.5 EX-L, 야생마 같은 가속력에 브레이크는 쩔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02.19 07:42
  • 수정 2013.02.2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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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Test Drive] 혼다 어코드 3.5 EX-L

9세대 혼다 어코드는 감성 품질과 편의성에서 월드베스트셀러다운 변화를 이끌어냈지만, 3.5 EX-L 모델의 경우 고성능을 받쳐주지 못하는 에코 타이어를 장착해 스포츠 주행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3.5 모델의 고출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속에서 급브레이킹시 급격한 성능 저하를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제공|혼다코리아

혼다 어코드 3.5 EX-L


‘스포츠동아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는 3명의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입체적인 평가를 진행한다. 레이싱 서킷이라는 극한의 공간 속에서 차량의 운동 성능과 코너링, 브레이크, 핸들링 등을 종합 평가해 일반 도로 위주의 시승기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차량의 특징을 낱낱이 해부한다. 독자들이 신차를 선택할 때 참고해도 좋을 내용들이다. 리얼테스트 평가단이 선택한 2013년 네 번째 테스트 대상은 ‘혼다 어코드 3.5 EX-L’이다.

▶ 혼다 어코드 3.5 EX-L 3인3색 시승기

■ 한계주행

폭발적 출력 반면 급브레이크 성능 저하
에코타이어의 장착도 제동력 저하 한 몫

● 프로레이서 장순호

혼다 어코드는 엄청난 토크와 출력(표 참조)을 갖추고 있다. 그만큼 직진 가속이 빠르다. 핸들 반응도 민첩한 편. 다만 코너링때 차가 좌·우로 움직이는 롤링 현상이 심해 코너 탈출때 한계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점이 흠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제동력이다. 테스트가 진행된 스포츠동아 서킷의 1번 코너는 20R(코너 각도)의 헤어핀코너(U코너)로 900m 메인 직선주로를 최고 스피드로 달리다가 강하게 브레이킹을 해야 하는 코너다. 어코드 3.5 EX-L의 경우 1번 코너 진입 300m 전 200km까지 가속된 스피드를 급브레이킹해 60km이하로 내려야만 코너를 이탈하지 않고 탈출할 수 있다. 하지만 첫 바퀴 주행 1번 코너에서 급브레이킹을 하는 순간 브레이크가 과열되면서 급격히 브레이크 컨디션이 떨어졌다. 차량은 주행 라인에서 약간 벗어나고 말았다. 브레이킹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주행을 마치긴 했지만 제동거리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서 더 이상의 테스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

심각하게 브레이크 성능이 떨어지는 이유는 한 두번의 급브레이킹만으로도 급격하게 성능이 떨어질 만큼 내구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브레이크 시스템과 출력에 비해 밸런스가 맞지 않는 타이어(연비를 중시한 에코 타이어)를 장착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여겨진다.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현 EXR팀106 소속 드라이버.

■ 스포츠주행

차체 경량화·연비개선 잡고 코너링 놓쳐
정지상태서 급가속시 휠스핀 현상 다반사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어코드 3.5 EX-L은 동급 경쟁모델(닛산 알티마, 토요타 캠리)과 비교해 중·저속은 물론 고속 영역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일품이다. 높은 RPM으로 올라 갈수록 귓속을 파고드는 경쾌한 배기음도 시원하고 만족스럽다. 하지만 서킷과 일반 도로에서 스포츠 주행을 해 본 결과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F1(포뮬러원)을 경험한 메이커답지 않은 부분들도 드러났다.

먼저 코너링 성능이 이전 모델에 비해 떨어진다. 전륜 서스펜션을 고급차종에 적용되는 더블위시본 대신 맥퍼슨 스트럿으로 교체했기 때문일 것이다. 차체 경량화와 연비개선에선 성과를 거뒀지만 속도를 높일수록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과 코너링때 측면 저항에 약하다는 느낌이다.

연비 위주의 에코 타이어(235/45R/18) 장착 역시 고출력의 3.5 모델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정지상태에서 급가속시 휠스핀(출력이 넘쳐 바퀴가 헛도는 현상)이 쉽게 발생한다. 물론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고출력의 재미에 빠져 고속주행을 즐기기 쉬운 차량이지만 급제동은 피하는 게 좋다.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쪽에 열이 심하게 발생해 제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2.4 모델에 장착된 무단변속기(CVT) 대신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는데 3.3%의 연비 개선 효과를 얻었지만 단조로운 주행모드 때문에 운전의 재미는 떨어졌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앵글 후방 카메라 등 첨단 편의사양 탄탄
실내는 동가격대 국산 세단 비해 좁은 편

● 원성열 기자

최근 준대형급 세단 구매를 고려하는 30∼40대 한국 소비자들은 작은 편의사양 하나가 있느냐 없느냐에 매우 민감하다. 혼다 어코드 3.5 EX-L은 크루즈 컨트롤, 운전·조수석 파워시트 가죽+우드 스티어링 휠, ECM 룸미러, 발수코팅 글래스, 레인 센서, 터치 스크린 방식의 네비게이션,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등 편의 사양을 충실히 갖췄다. 경쟁 모델(토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에 비해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오히려 경쟁차에는 없는 특별함도 있다. 후진시 카메라 각도를 3가지로 조정할 수 있는 앵글 후방 카메라와 조수석 도어 미러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우측 후방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네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레인와치(Lane Watch) 등의 첨단 안전 장비가 그것이다.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282마력에 웬만한 디젤 엔진 못지않은 34.8이라는 토크는 얌전히 달리기가 어려울 만큼 파워풀했다.

하지만 정숙성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부밍소음을 줄여주는 ANC 시스템이 장착됐다고 하지만 피부에 와 닿을 정도는 아니었다. 실내 공간 역시 중형 세단치고는 큰 편이지만 비슷한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국산 준대형 세단(K7, 그랜져)과 비교하면 다소 좁다는 점도 아쉽다.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드라이버 C라이센스 보유.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2월16일 날씨: 맑음 온도: 영하 4도 서킷 테스트 시간: 오전 10시

■ 혼다 어코드 3.5 EX-L 스펙

배기량: 3471cc
연료: 가솔린
연비: 13.8km/L(복합 신연비 기준)
최대출력: 282마력 / 6200rpm
최대토크: 34.8kg·m / 4900rpm
구동방식: 전륜 구동
변속기: 6단 자동
엔진: V6 SOHC i-VTEC+VCM
승차정원: 5명
가격: 4190만원(부가세 포함)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스포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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