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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보크 컨버터블 `무념무상의 오픈에어링`

[시승기] 이보크 컨버터블 `무념무상의 오픈에어링`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8.03.20 07:25
  • 수정 2018.03.2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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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오픈카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출퇴근도 주말레저용 모두 합격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는 누구나 '흠모'하는 드림카로 통한다. 잘 빠진 외관에 정통성 있는 SUV 컬러까지 자동차 마니아들의 마음을 흔든다.

젊은 기운이 감도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역시 낮은 무게중심의 차체와 고급스런 내외관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여기다 소프트탑 루프 컨버터블을 결합했다니 맘이 설레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쌍용차의 코란도가 오픈카를 출시한 때도 당시 젊은층의 맘이 이랬으리라. SUV에다 컨버터블을 결합시킨 이보크 컨버터블은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지금 한껏 물이 오른 모습이었다.

외관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떠있는 한척의 배를 연상시킨다. 세단형 컨버터블처럼 밖에서 차량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지도 않아 부담없다. 운전석에서 루프탑을 오픈해도 프런트 보닛과 도어가 높아 벌거벗은 느낌이 없다. 출퇴근도 주말레저용으로도 무념무상의 SUV 컨버터블이다.

● 담벼락 속에 쏙~ 오픈인듯 아닌듯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은 납작하니 세련된 디자인의 2도어 쿠페 모델에 소프트톱을 입혀 도시적 느낌이 물씬 흐른다. 두터운 첨단 패브릭 소재로 눈비에도 그리 불안할 일이 없어 보였다. 머리 위의 소프트탑을 손을 뻗쳐 만져보면 질긴 패브릭이 두터운 철제 뼈대와 튼튼하게 운전자를 보호한다.

주행중 중앙 컵홀더 옆의 루프 개폐 버튼을 당겨봤다. 원터치로 착각하고 잠깐 당겼다 놨더니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지속 버튼을 당기고 있어야 열리는 시스템이다. 불안감 없이 윙~ 작동을 시작한다. 주행 속도가 조금 높아졌더니 계기판에 시속 50km 이하에서 작동하라고 메세지가 뜬다.

반쯤 열린 상태에서 잠시 달리다 속도를 줄이고 다시 작동시켰다. 열리고 닫히는데 걸리는 시간은 각각 18초와 21초가 걸린다. 작동 마감시 철커덕 잠김까지 단단히 접혔다. 어! 그런데 오픈뒤 상쾌한 오픈에어링만 운전자를 맞을뿐 이질감이 굉장히 적다.

 

운전자가 차체에 쏙 들어가 있는 모양새라 오픈을 했는지 잘 느끼지 못했다. 이보크 자체의 형태가 낮은 창문과 납작한 루프 때문이다. 보닛과 도어의 높이가 높아 주행중 기자의 눈엔 그리 오픈된 면적이 보이질 않았다.

앞뒤의 승용차들은 오픈된 이보크의 실내 부분이나 운전자가 그리 적나라하게 보이질 않는 편이다. 버스나 트럭 정도는 돼야 이보크 컨버터블을 신기하게 바라볼 뿐. 그만큼 도심에서 소프트탑을 오픈하고 달리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 게다가 봄바람이 살랑살랑, 그 무엇도 신경쓰이지 않는 기분좋은 컨버터블이다.

크기도 작은 편이어서 소프트탑을 오픈하든 안 하든 운전이나 주차가 까다롭지 않다. 길이와 폭은 각각 4370mm, 1980mm로 기존 이보크와 동일한 수준이면서도 높이는 3cm 가량 낮춰 컨버터블의 매력을 살렸다. 트렁크도 골프백을 넣기에 충분하다.

● 2열의 레그룸.. 어떻게 판단해야 하나

 

이보크 컨버터블의 실내 디자인은 선이 굵직 굵직하다. 재규어랜드로버가 그렇듯 사이드미러는 도어의 좌우버튼을 동시에 눌러 펴고 닫는다. 기어변속은 커다란 다이얼식 버튼을 이용한다. 아주 독특하면서도 직관적이다.

센터페시아의 10.2인치 터치스크린과 인컨트롤 터치프로 시스템은 벤츠처럼 디스플레이 두개를 연결시켜 놓은 것 만큼은 아니지만 길게 자리잡아 시원스런 느낌을 준다. 시인성도 좋고 선명성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핸들이 조금 무거운 편이라 출발시나 골목에선 신경이 쓰인다. 오프로드에서 주행시 유리하도록 스티어링 휠을 가볍게 만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행모드에 빗길눈길 자갈 모래 등 모드가 있는데 차체를 오르내리는 모드가 있을 정도로 오프로드에 적합하도록 제작된 것.

운전석에서 뒤돌아 보니 2열시트가 코앞까지 와있다. 둥그스레 엉덩이 들어가는 시트가 독특해 보이지만 한눈에 봐도 비좁은 건 사실이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의 패밀리카 이외에 성인 남성 4인이 장거리 여행을 가기엔 레그룸은 물론 머리가 부딪힐 수도 있다. 크루즈 컨트롤 역시 스마트 방식이 아니다.

● 파워의 부족함 없는 디젤 2.0 인제니움

 

이보크 컨버터블은 생각보다 공차중량이 무거워 2톤을 살짝 넘어서는 수준이다.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궁금했다. 무게가 꽤 있기 때문에 2.5~3.0은 됐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다.

하지만 실주행에선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도심에서는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엔진이 힘들어 하진 않았다. 저속에서만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힘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뿐 중고속에선 매끈하게 질주한다. 배기량이 조금 더 넉넉했다면 출발시 아주 부드럽고 강하게 속도를 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제원상 최고출력 180마력이란 수치 보단 경쾌했다. 특히 S모드로 놓고 9단 변속을 오르내리는 기분은 어느 SUV 못지 않은 시원스런 주행이 가능했다. 패들시프트를 수시로 오르내릴 수 있다는 9단변속기의 장점도 놓치지 않았다. rpm을 잘게 쪼개면서 즐기는 펀드라이빙이 가능하다.
 

게다가 소프트탑이라 소음 진동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의외의 정숙성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라디오를 듣거나 옆사람과 대화하는 수준에선 전혀 소음진동 탓을 하고 싶지 않았다.

공인연비 12.4km/l 보다 조금 덜 나온 11km/l가 나왔다. 수시로 가속한 것 치고는 괜찮은 수준이다. 재규어에 담겼던 초경량화 인제니움 2.0 디젤엔진 효율성을 강화했기에 연비 역시 만족스러운 편인 것으로 보인다.

봄바람을 느끼며 오픈카라는 부담감도 최소화 하는 동시에 온오프로도 어디든 달릴 수 있는 기분좋은 컨버터블이었다. 시승했던 SE 다이내믹 트림이 8460만 원, HSE 다이내믹 모델은 9480만 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랜드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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