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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토요타 프리우스 C '실속파 미니브리드'

[시승기] 토요타 프리우스 C '실속파 미니브리드'

  • 기자명 김미영
  • 입력 2018.05.26 07:40
  • 수정 2018.05.26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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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파원 선배가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자동차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고물가의 일본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많지만 자신이 몰고 다니는 자동차만큼은 연비 등 가성비면에서 아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선배의 자동차는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소형 해치백 ‘아쿠아’. 마침 이 모델은 지난 3월 국내에도 ‘프리우스 C’라는 이름으로 단일모델 2490만원 가격에 출시됐다.

그리고 마침 지난주 프리우스 C를 받아 서울시내와 고속도로 등 총 450km의 다양한 구간에서 시승의 기회를 가졌다. 비오는 도로에서 다시 마주한 프리우스 C는 한층 선명한 색감으로 멀리서부터 시선을 사로 잡았다.

●귀엽고 앙증맞은 병아리 '뿜뿜~'

차체는 전장·전폭·전고 4050mm, 1695mm, 1445mm이며 15인치 타이어가 기본 장착됐다. 경쟁모델인 현대차 i30와 높이는 같고, 전장과 전폭은 각각 290mm, 100mm 작다. 

또 르노 클리오와 비교하면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10mm, 35mm, 5mm 작은 사이즈다. 셋 중에서 가장 컴팩트한 사이즈를 갖춘 셈이다.

차량 색상은 그동안 점잖기만 했던 토요타의 컨셉트를 180도 뒤집는다. 옐로우, 옐로우 마이카, 오렌지 펄, 수퍼레드, 클리어 에머랄드, 블루 마이카 등 12가지 외장 컬러를 준비해 운전자의 다양성과 개성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유치원 버스와 같은 노란색으로 아담한 체구와 잘 어우러져 시승 내내 도로 위에서 마치 한 마리 병아리가 귀여움을 ‘뿜뿜’하며 돌아다니는 기분이 들었다.

●아날로그 감성? 기능은 첨단!

차량 탑승 후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정말 기본에 충실한 차’라는 것이다.

센터페시아와 디스플레이 등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 그 자체다. 동승자는 차량 오디오 시스템을 보고 ‘초창기 아반떼를 보는 느낌’이라며 다소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소름 돋는 반전은 다소 올드한 느낌의 오디오에는 블루투스 기능이 장착, 통화 및 음악 감상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스티어링 휠도 의외다. 4스포크 형태로 차체에 비해서는 다소 크기가 큰데 그립감은 얇고 가볍다.

차량 곳곳에서 느껴지는 의 아날로그적인 느낌은 소형 친환경차 콘셉트와 언발란스하면서도 묘하게 잘 어울려 슬쩍 웃음이 난다.

●실내공간, 우려 그 이상

프리우스 C의 휠베이스는 2550mm로 현대차 i30 2650mm와 수치상 100mm 차이다. 실내 공간이 생각보다 여유롭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열 좌석은 물론이고 뒷좌석 역시 성인 둘이 앉아도 큰 불편함이 없다. 가죽이 아닌 직물 소재가 사용된 시트는 전 좌석에서 상당히 편안한 쿠션감을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소형차는 뒷좌석 승차감에 대한 기대는 버리기 마련인데 프리우스 C는 이러한 예상을 뒤집는다. 뒷좌석이 오히려 앞좌석 보다 편안하게 느껴질 정도다.

차량 내비게이션보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이용률이 높은 운전자라면 스티어링 휠 뒤쪽에 가로로 길게 마련된 두 개의 수납함에 높은 점수를 줄 듯 하다.

뜻하지 않은 곳에 마련된 아이디어 공간은 고속도로 통행권이나 선글라스 등을 넣어두고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휴대폰을 꽂아두면 실시간 내비게이션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의 눈높이를 제대로 파악한 토요타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작아도 하이브리드 '정숙성 단연 우수'

안팎을 구석구석 살펴봤으니 이제는 주행성능을 느껴 볼 차례다.

프리우스 C는 1.5L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101마력을 발휘한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뒷좌석 시트 아래에 배치해 넓은 실내 공간에 일조한다. 여기에 소형 경량화된 트랜스액슬이 조화를 이뤄 높은 연비 및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저속 주행에서는 배터리만 가동되다 보니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정숙함이 단연 돋보인다. 속도를 높여 엔진이 개입했을 때도 꼼꼼한 방진방음 설계덕분인지 엔진 소음이 거슬리게 느껴지지 않았다.

프리우스 C에는 앞쪽 맥퍼슨 스트럿과 뒤쪽 토션빔 서스펜션이 적용됐다. 여기에 차량 아래쪽에 자리 잡은 배터리가 무게 중심을 바닥으로 낮추면서 차선변경이나 곡선구간, 불규칙한 노면 등에서도 제법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선보인다.

다만 내연기관 차량에서 느낄 수 있는 소위 ‘치고 나가는' 경쾌한 가속감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교통정체 부담, 통행료 부담 'DOWN'

시승 기간 동안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기자는 잦은 차량 정체 상황과 마주해야 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졌을 테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이므로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됐다.

남산터널을 지나면서 도심혼잡 통행료 2000원 면제 혜택까지 받고 나니 뭔가 특별한 대접을 받는 기분도 들었다.

복잡한 호텔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니 이번에는 컴팩트한 차체가 진가를 발휘한다. 자리가 좁아 나 홀로 남겨진 공간에 차를 쏙 집어넣을 수 있어 남들 다 하는 주차 전쟁을 쉽게 피해갈 수 있었다.

공영주차장의 경우 50%에서 최대 80%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차량 구입 시 적용되는 친환경 차량 혜택도 매력적이다. 구매보조금 50만원과 개별소비세, 교육세 등 최대 360만원의 하리브리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짧지 않은 주행거리와 극심한 차량 정체에도 불구하고 연료 게이지 눈금은 단 한 칸 사라졌을 뿐이다. 주행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8.5km/ℓ로 공식 복합 연비(18.6km/ℓ)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작지만 여유있고, 아날로그 감성을 띄면서도 첨단을 달리는 미니와 하이브리드가 결합된 '미니브리드'인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한국토요타,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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