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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V40 T5 `안전`에서 `질주`로 간판교체

[시승기] 볼보 V40 T5 `안전`에서 `질주`로 간판교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06.20 06:24
  • 수정 2013.06.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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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GTI급 달리기 본능에 차분한 해치백 스타일…어른에게 장난감이 돼주는 차


'안전의 대명사' 볼보가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들어냈다. 바로 V40이라는 이름의 2,000cc급 프리미엄 해치백으로 아우디 A3, 벤츠 A클래스 그리고 폭스바겐 골프 GTI 등과 같은 급에 속한다.

V40은 아름다우면서도 독특한 외모를 지녔지만 자칫 개성 없고 심심한 차로 보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해보면 다르다. 평소에는 품격 있고 차분한 일상을, 때로는 화끈한 일탈을 동시에 제공한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V40은 가솔린과 디젤 모두 직렬 5기통 2.0리터 터보 엔진이 장착되며 각각 T5와 D5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기본 및 고급 사양으로 세분화돼 총 4개 모델로 구성됐다. 그 중 4,190만원 대의 T5 고급 모델을 시승했다.

운전석에 앉으니 마치 분위기 좋은 라운지에 앉은 듯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반긴다. 기존 모델들이 단순하다 못해 심심했다면, V40은 한층 굵어진 선과 다각형으로 변한 컨셉이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기품을 보여준다. 내장재 품질도 그 어떤 경쟁차종 보다 고급스럽다. ‘난 급이 달라’라고 말하는 듯 하다.


액티브 TFT 크리스탈 디스플레이는 컨셉카에서나 보던 독특한 디자인으로 엘레강스-에코-퍼포먼스 3가지 모드로 화면을 바꿀 수 있다. 기분 따라 취향 따라 재밌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 같다. 레이싱게임처럼 스티어링휠의 무게감을 3단계(Low-Medium-High)로 조절할 수 있는 스티어링휠 포스 기능도 한몫 한다.

프레임이 없는 룸미러가 인테리어 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전방 시야확보에도 도움을 준다. 지붕을 또 하나의 창문으로 만들어주는 파노라믹 선루프는 뛰어난 채광과 낭만을 선사한다. 커튼의 열차단 성능도 좋지만 장시간 외부에 세워두기엔 버거울 듯 하다.


T5의 직렬 5기통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30.6kgm의 강력한 토크와 213마력의 출력을 자랑한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온갖 편의장비와 안전장비를 갖춘 프리미엄 해치백에게 강한 심장까지 부여한 것이다.

시내 주행에서는 2,000rpm 이하에서 변속돼도 전혀 힘들이지 않고 부드럽게 나간다. 페달 감각이나 반응은 국산차들과 비슷한 감각이고, 스티어링휠 반응도 빨라 운전이 편하다. 6단 자동변속기는 대체적으로 부드럽지만 가끔 충격과 울컥임이 느껴진다. 실제 연비는 리터당 9km를 기록했다.


시속 100km 크루징에서는 6단 2,000rpm이 유지된다. 계기판 상의 속도와 GPS 속도는 시속 3km 차이가 났다. 고속주행에서 묵직한 무게감이 더 느껴진다. 공차중량이 1,495kg으로 골프 GTI와 같은 무게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i40 2.0 가솔린(1,475kg)과 비슷한 수준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풀가속시 6,000rpm에서 변속이 되다가 수동모드로 바꾸니 6,500rpm에서 변속되면서 최대토크가 살아있는 5,000rpm부터 다시 가속을 시작해 주저함이 없다.


와인딩에 나섰다. 페이스를 올리자마자 진가를 발휘한다. 코너 진입 후 선회를 시작할 때 후미가 흐른다 싶으니 바로 균형을 잡는다.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트랙션 컨트롤(DSTC)이 엔진 출력과 바퀴 제동을 통해 자세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또, 코너 탈출 시 가속 페달을 일찍 또는 많이 밟아 언더스티어가 발생할 때도 코너 트랙션 컨트롤(CTC)이 좌우 구동력 배분을 도와 도로에 달라 붙어 있는듯한 안정적이고 민첩한 코너링이 가능했다. 스포츠 드라이빙의 조력자가 아닐 수 없다.


국산차의 서스펜션 세팅도 단단해지는 추세라지만 V40은 한 단계 더 단단하다. 노면 충격은 잘 흡수하나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전해지는 진동과 움직임이 불편할 수도 있다. 오히려 고속에서 승차감이 훨씬 부드럽다. 급브레이크 시에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빠른 감속을 돕는다.

특히 고속 코너링에서 높낮이가 갑자기 변하는 노면을 만나도 위험하게 튀어 오르지도 않고 흔들림 없이 착지한다. 롤링을 잘 제어하지만, 좌우 코너가 연속으로 이어진 S자 코너에서는 차량 하중이 급격히 반대로 이동할 때 후미가 살짝 늦게 따라와주는 느낌이다.


장착된 205/50R 17인치 사이즈의 피렐리 신투라토 P7 타이어도 인상적이었다. 친환경 제품군에 속한 여름용 런플랫 타이어로 접지력이 훌륭하고 소음도 적었다. 슬립까지 가는 한계점이 높아 스키드음을 일부러 내고 싶어도 간신히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V40은 누가 운전해도 말을 잘 듣는다. 편하고 쉬운, 고급스럽고 예쁜, 안전한, 가끔 신나게 ‘밟는’ 일탈을 꿈꾸는 이들 모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저마다의 꿈을 이루어준다. 장난감 같은 친근함도, 욕망을 자극하는 악마 같은 장난기도 가졌다. 천사와 악마는 같다고 했던가?

/지피코리아 강민재(카레이서) goformula@naver.com, 사진=볼보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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