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슈퍼레이스] 펄펄끓었던 '가마솥 레이스' 이렇게 버텼다

[슈퍼레이스] 펄펄끓었던 '가마솥 레이스' 이렇게 버텼다

  • 기자명 김기홍
  • 입력 2018.07.23 11:41
  • 수정 2018.07.23 16:3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불타는 가마솥을 연상시켰다. 푹푹찌는 열기속에 `2018 대한통운 CJ슈퍼레이스 챔피언십 4라운드`를 앞둔 각 팀들은 우승전략 짜기에 골몰하며 굵은 땀방울을 뚝뚝 흘릴 뿐이다.

그 중에 가장 긴장한 모습은 바로 드라이버들이다. 딱 보기에도 두툼한 투피스 방염 레이싱 수트로 무장한 조항우(아트라스BX) 선수 역시 붉어진 얼굴에 온몸이 땀범벅이다. 전날 예선 1위로 시즌 첫승 사냥 전략구상에 여념이 없다.

땡볕에 이미 기온은 섭씨 40도에 육박한다. CJ슈퍼레이스 최고 배기량 종목인 캐딜락 6000 클래스의 일명 스톡카의 내부 온도는 60도에 이른다. 오직 달리기 만을 위한 괴물차이기에 에어컨은 생각할 수도 없다. 보닛과 격벽 하나를 두고 엔진열은 그대로 경주차 내부로 스며든다.

의지할 것은 레이싱 수트 내부에 얼음물 호스를 넣은 간단한 조끼장치 하나다. 이 마저도 10바퀴를 돌기 전에 냉기는 식어버리고 만다. 21랩을 도는 레이스의 후반은 사실상 가마솥 레이스라 할 수 있다. 차 창문도 공기저항으로 열지 못한다.

빠른 기어변속과 쉴새 없는 패달 밟기에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거기다 경쟁하는 라이벌 경주차들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견제하느라 빠른 시야는 필수다. 땀방울을 쏟아내며 레이스를 지켜보는 미캐닉들 역시 온도상승으로 엔진에 이상이 생길까 노심초사다.

전날인 21일 예선에선 경기를 운영하는 오피셜 4명이 폭염에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았다. 아마추어 레이싱인 현대 아반떼컵에선 드라이버 절반이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말할 만큼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됐다.

이런 가운데 조항우는 시즌 첫승을 폴투피니시로 장식하고 드라이버 포인트에서도 종합 1위를 탈환했다. 한번 레이스를 치르고 나면 땀이 한바가지는 나온다. 몸무게도 3kg은 쭉 빠지고 만다. 조항우는 "여름철 혹서기 레이스를 위해 매일 일정하게 2시간씩 체력훈련을 거친게 그나마 적중했다"고 말했다.

펄펄 끓는 날씨에도 관객들은 주말 이틀간 1만4000여명이 몰렸다. 파라솔 아래 명당자리가 인기였고 휴대용 선풍기를 연신 돌리면서도 극한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계속됐다. 이번 레이스의 부대행사로 열린 ‘썸머 페스티벌’의 워터 쿨링팬과 워터캐논의 시원한 물줄기도 인기만점이었다.

혹독한 레이스가 더욱 극한의 조건으로 변화하는 이번 4라운드는 말그대로 '열기와의 전쟁'이었다.

/용인=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슈퍼레이스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