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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불량기름? 플라스틱? 다른 차는?'

BMW 화재 '불량기름? 플라스틱? 다른 차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8.08.0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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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김효준 회장이 6일 잇따른 BMW 차량의 화재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새로운 대비책이나 보상 문제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BMW코리아측은 “화재 원인은 EGR”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채 “빠른 리콜을 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전문가들은 화재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대책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현 상황에서 화재 원인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독일 공장에서 제작돼 국내로 들여오기 때문에 제작과정 등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해 BMW에서 공식 자료를 내놓지 않는 한 정확한 분석이 힘든 상황이다.

최근 사태와 관련해 가장 풀리지 않는 부분이 “왜 같은 차인데 한국에서만 차량에 불이 나는가”하는 문제다. EGR(Exhaust-Gas Recirculation)은 디젤차의 배기가스를 외부로 내버리지 않고, 다시 흡기기관을 통해 엔진 내부로 강제주입하는 장치다. 엔진에서 연료가 연소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배기가스를 냉각시킨 후 재 순환시켜 엔진 내 질소화합물의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뜨거운 배기가스를 냉각시키는 역할도 하는 EGR은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매연 잔여물이 쌓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BMW 차량이 세계 곳곳에서 팔리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이유는 뭘까. 일부 전문가들은 질이 낮은 디젤연료를 이 원인으로 의심하고 있다. 디젤은 가솔린보다 불순물이 많은 편이다. 그 슬러지가 곳곳에 점착돼 효율적인 냉각이 어려워진다.

차량이용자가 경유의 질이 낮거나 혹은 가짜기름을 파는 곳에서 주유를 했을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사실 국내에서 판매중인 경유는 주유소 마다 조금씩 품질이 다르다. 기름의 차이는 소비자가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 늘 같은 주유소에서만 기름을 넣는다면 품질에 대한 신뢰는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장거리 주행을 하다보면 전국 어느 주유소든 주유의 가능성은 상시 존재한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EGR 계통의 부품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EGR 파이프라인이 가연성 플라스틱인데 여기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연쇄적으로 엔진커버로 옮겨붙었다는 것이다. 최근 BMW차량 화재가  흡배기 구간의 플래스틱 통로에서 시작됐다는 여러 피해자의 증언이 있었다.

그렇다면 BMW그룹은 왜 이 부품을 금속재질로 바꾸지 않고 있는가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 일부에서는 각국의 환경 인증 문제 때문에 금속재질로 교체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 때문에 BMW코리아측이 EGR를 교체하는 리콜을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이 해결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차 소비자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국내외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이같은 EGR 계통 화재사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본지에도 다른 자동차 메이커에서 출시한 차량의 화재사고와 “화재 사고에 대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해 억울하다”는 제보가 여러 건 들어왔다. 주행중 화재 사고는 비단 BMW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번 차량 화재 사고에 대처하는 BMW코리아는 물론 정부의 대처 방식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 선진국을 꿈꾸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코미디 같은 상황에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BMW,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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