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K9 5.0 퀀텀 '문제는 엠블럼이 아니었어~'
기아차 K9 5.0 퀀텀 '문제는 엠블럼이 아니었어~'
  • 지피코리아
  • 승인 2018.08.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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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K9이 '도로의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 5월부터 도로를 주행할 때마다 자꾸 눈에 띈다. 신형 이전의 1세대 모델 K9의 뒷모습이 어떻게 생겼었더라.. 한번에 떠오르지 않을 만큼 존재감이 미미했던 K9이 확 바뀌어 돌아왔다.

도로에서 눈에 띄는 빈도의 속도가 현대차 그랜저IG 출시 초기같은 느낌이다. 벌써부터 '올해의 차'로 이름을 올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점쳐진다. 6년 만에 풀체인지로 선보인 K9은 현대기아차 가문의 새로운 역할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산 대형세단의 아성을 구축하다

게다가 그간의 현대차 제네시스 EQ900과 G80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2% 부족했던 다양한 국산 대형세단의 아쉬움을 K9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수입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 7시리즈, LS시리즈와 대적할 수 있는 국산 대형세단의 아성이 어느 정도 구축된 느낌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시승은 'K9 퀀텀'이다. 서해안 도로를 타고 군산시 일대를 돌고 오는 350km 구간에서 가장 완벽한 플래그십 세단의 맛을 즐겼다. 폭염이 절정을 이뤘던 8월 첫 주였지만 몸도 마음도 시원스레 만족감을 줬다.

2세대 더 K9의 라인업은 3.3 T-GDI와 3.8 GDI, 그리고 5.0 GDI 퀀텀으로 구성된다. K9 5.0 퀀텀은 국내외를 통틀어 세단에 얹는 가장 높은 배기량 5,000cc면서도 9천만원 대의 가격이다. 값어치로 따지면 EQ900은 물론 1억원 중반대의 S클래스와 7시리즈가 부럽지 않았다.

K9 5.0 퀀텀은 디자인, 주행성능, 첨단편의사양, 반자율주행 모두에서 90점 이상을 받을 만하다. 지난 4월 출시 이후 올해 1만5000대 판매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그간 문제로 지적받던 디자인 부분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확달라진 디자인이 KIA 앰블럼을 뛰어넘다

특히 'KIA' 엠블럼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만큼 다른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는 거다. 프런트 그릴은 현대차의 대형 다이캐스팅 육각그릴과 달리 길고 둥글면서도 더 크고 각도를 한껏 세워 최근 글로벌 트렌드에 밀리지 않는다. 풀 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 역시 두겹의 날개모양 듀플렉스로 눈길을 잡는다. 턴시그널 역시 소위 '흘러 나가는' 방식의 최근 기술을 적용해 세련미를 높였다.

스티어링휠의 엠블럼도 눈에 거슬릴 게 없다. 개성 넘치는 리얼우드와 무광 금속 버튼으로 스티어링휠을 장식해 개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뿜는다. 운전중 손이 많이 가는 스티어링휠 아랫단 안쪽을 리얼우드로 정성스레 디자인한 부분은 실내 디자인의 '백미'다. 그간 기아차의 '꼰대 핸들'로 지적받던 부분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

외형 디자인도 글로벌 트렌드의 8부능선까지 따라잡았다. 벤츠의 리어램프를 닮았다고 할 수 있는 뒷모습도 자체적 특성을 잘 살려낸 디자인의 승리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를 전혀 따르지 못한 것이 문제였지 조금 늦더라도 그 추세와 발맞춰 간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수입브랜드 디자인 전문 임원들을 잇따라 영입한 것도 주효했다 볼 수 있다.

LED를 적용한 사이드 리피터는 크롬 라인으로 처리했고, C필러의 쿼터 글래스와 윈도우 라인의 크롬 두께는 고급감을 높였다. 살짝 올린 트렁크 리드와 트윈 머플러 등도 젊은 감각을 높이는 요소다.

●사실상 자율주행차 '손만 살짝 올려놓으세요'

주행성능과 반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수입세단을 앞서는 수준이다. 스티어링휠에 '크루즈'와 '세팅'을 차례로 누르기만 하면 일정 속도에서 목적지까지 가장 편안히 이동할 수 있다. 앞차와 일정거리를 두고 차선도 넘지 않으며 안전하게 주행한다.

스티어링휠은 최대 3분 가량 손을 대지 않아도 된다. K9은 혼자 알아서 달리다가 "운전자님 계십니까" 묻는듯 "띵띵~ 핸들을 잡아주세요"라고 메시지를 가끔 준다. 시속 120km로 크루징을 맞춰놓고 달리다 내비게이션이 제한속도 80km/h 구간을 만나면 스스로 속도를 줄인다. 내비와 연동돼 급코너를 앞두거나 고속도로 출구로 나가야 하는 경우 속도를 약간 줄이기도 한다. 사실상 완전자율차에 근접한 수준이다.

군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170km 거리 구간 동안 사실상 오른발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가장 앞섰다는 볼보 파일럿 어시스트 등 수입브랜드 보다 분명 정교하고 앞선 준자율주행 기술 수준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는 방향 속도 차선 등 모든 정보가 제공된다. 무인차로 카쉐어링을 하고, 택배서비스를 준비한다는 발표가 결코 상상속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한다.

●속도계가 영상 사이드미러로 변신 '깜짝'

처음 보는 독특한 기능은 계기판 속 클러스터가 사이드미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오른쪽 사이드 리피터를 켜면 rpm 계기판이 옆차선을 비춰주는 영상카메라 모니터로 바뀐다. 차선변경시 시각적으로 사이드미러를 한번 확인하고, 바로 클러스터로 한번 더 확인하도록 한 것.

조만간 사이드미러나 룸미러는 사라질 것이란 세간의 예측에 고개가 끄떡여지는 대목이다. 클러스터에 비춰진 영상은 해상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시승 막바지엔 사이드미러 보다 훨씬 각도를 넓게 보여줘 사각지대를 없앤 이 영상 사이드미러를 보며 차선이동을 하게 됐다.

●5,000cc 425마력 '파워는 여유로운 주행'

주행능력은 호쾌한 수준이다. 원하는 속도까지 최단시간에 정확히 도달한다. The K9 5.0 퀀텀은 배기량 5038cc GDI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425마력(6000rpm)이며, 최대토크는 53.0kg.m(5000rpm)의 엔진 파워를 지닌다. 

과거 '승용차에 5,000cc 배기량은 과도하다'는 지적에 상당히 수긍했던 본지 기자도 이번에 상당히 맘이 바뀌었다. 가장 부드럽고 여유있게 원하는 주행을 하는데 5,000cc의 폭발력이 필요할 수도 있겠구나 라고 말이다.

속도감이 무뎌질 정도로 느끼지 못하는 사이 속도를 올린다는 건 운전의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는 지름길 중 하나였다. 컴포트 에코 스포츠 등 5가지 주행모드 모두에서 만족스런 파워를 뿜는다. 물론 스포츠모드에서 즐기는 시프트패들링은 이번 휴가철 시승을 더욱 재밌게 만들었다. 8단변속기가 부드러우면서 높은 내구성을 느끼게 하는데 충분했다.

●부드러운 세팅 '외유내강'

다만 급가속의 확 치고 나가는 엔진세팅은 아니다. 그리고 최근의 수입세단 스타일처럼 단단한 스포츠성 차체세팅도 아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파워와 움직임을 기본으로 갖고 있으면서도 주행중 시시때때로 세팅력을 달리해 주며 흔들림 없는 편안함을 주는 타입이다.

물렁하다거나 울렁이는 과거의 세팅은 더더욱 아니다. 롤링과 피칭현상은 거의 없을 정도로 급출발 급제동에서 흔들림을 최소화 한다. 보닛을 열면 볼 수 있는 든든한 스태빌라이저가 급코너에서도 차체를 든든히 잡아주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외유내강 스타일의 고급스런 주행감이다.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한 전자식 상시 4륜구동과 노면을 지속적으로 스캔하면서 달리는 지능형 서스펜션도 편안한 주행에 한 몫한다. 개발의 모든 컨셉과 목표를 탑승자가 가장 안전하고 편안함에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타트에서도 힘을 살짝 빼놓은 듯한 세팅을 택했다. 시동을 걸고 드라이브 변속에 놓고 브레이크 패달에서 발을 떼도 차는 거의 움직임이 없다. 악셀링을 본격 시작해야 조금씩 출발하도록 해 부드럽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심플함 인테리어 + 편리한 12.3인치 스크린

실내 인테리어도 한층 젊어졌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수평으로 설계돼 심플함을 택했고, 모니터는 플로우팅 방식의 12.3인치 스크린으로 높은 해상도와 편리한 조작성을 자랑한다. 변속레버는 길이도 변속 조작거리도 최대한 짧게해 빠른 손놀림을 유도하고, 주차 P는 별도로 버튼을 만들어 정확성과 안전도를 높였다.

2열 역시 1억 중반대의 수입세단을 넘어서는 편안함과 다양한 편의장치를 제공한다. 두 자리 모두 9.2인치 모니터로 주행중 DMB와 음악, 영화감상이 가능하다. 시트 조절은 센터 암레스트에서 모두 가능하다. 다만 마사지 기능이 없는 건 아쉽다.

K9 퀀텀의 복합연비는 7.5km/ℓ지만 에어컨을 계속 켜고도 평균 실연비 8.5km/ℓ 수준을 기록했고, 고속도로 70km 거리구간에선 10km/ℓ의 높은 실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기아차, 지피코리아, 동영상=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