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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파나메라4 E-하이브리드 '462마력 도로위의 신형전투기'

[시승기] 파나메라4 E-하이브리드 '462마력 도로위의 신형전투기'

  • 기자명 김미영
  • 입력 2018.09.13 07:17
  • 수정 2018.09.1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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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와 연비는 분명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가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포르쉐가 지난 6일 신형 파나메라 4S의 2.9ℓ엔진에 14.1kWh 배터리를 장착한 파나메라 4E-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 462마력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12.3km/ℓ의 복합연비로 효율성까지 만족시키고 나섰다.

●파나메라4의 4번째 라인업 완성작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는 지난해 파나메라 4S를 시작으로 파나메라 4, 파나메라 터보에 이어 총 4종의 신형 파나메라 라인 중 가장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최종 완성 모델이다.

마이클 키르쉬 포르쉐코리아 대표는 “신형 파나메라는 고객들에게 ‘럭셔리 세단이자 레이싱카’ 또는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은 스포츠카’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국내 출시 이후 누적 판매 1416대를 기록하며 판매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르쉐에게 전동화는 어떤 희생이나 양보가 아닌 파워와 효율, 드라이빙 다이내믹이라는 포르쉐 고유의 퍼포먼스 철학을 유지시키는 방법이며 포르쉐는 미래 전동화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미래 비전을 밝혔다.

기자에게 파나메라는 지난해 가을 파나메라 4S 시승을 통해 강력한 퍼포먼스와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 등 시승시간이 그야말로 순삭(순간 삭제)된 듯 무척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바 있다.

●연초록 엠블럼 캘리퍼 '친환경 전투기'

하이브리드 모델은 과연 어떤 퍼포먼스와 효율성을 선보일지 기대감을 안고 8월 마지막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을 찾았다.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는 포르쉐 아이코닉 모델 911, 슈퍼카 918 스파이더, 레이싱카 919 하이브리드의 유전자를 결합해 역동적이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차체는 전장 5050mm, 전폭 1935mm, 전고 1425mm, 휠베이스는 2950mm로 파나메라 전 라인업이 동일한 사이즈다. 다른 라인업과 외관상 구별되는 부분은 연초록색이 가미된 엠블럼과 브레이크 캘리퍼다. 은근한 차이를 통해 친환경차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신형 파나메라 4S에 장착되는 2.9ℓ의 엔진 출력을 330마력으로 조정하고 136마력의 전기모터가 부스터 역할을 해 최고 462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한다.

터보 모델을 제외한 가장 강력한 성능을 선보이는 셈이다.

미래지향적으로 설계된 실내 디자인은 디지털 계기12.3인치 터치식 디스플레이, 좌우 독립식 에어컨 등 다른 파나메라 시리즈와 통일된 컨셉인데 하이브리드의 경우 터치 디스플레이 파워 미터를 통해 전기 에너지의 소모 및 회수 용량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대청봉~속초, 산길 누비니 '만점힐링'

시승코스는 인제 스피디움에서 강원도 양양과 속초, 황태로 유명한 용대리를 거쳐 다시 인제 스피디움으로 돌아오는 약 130km 구간으로 인제 스피디움에서 속초 바우지움 조각미술관까지는 파나메라 4, 돌아오는 길은 파나메라 4 E-하이브리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온로드 주행 전 슬라럼 및 고저차가 심한 스피디움 트랙을 택시 드라이빙을 포함해 6바퀴 정도 돌았더니 점심을 걸러야 했을 정도로 체력이 이미 방전된 상태.

경치가 장관이라는 첫 코스는 어쩔 수 없이 동승자에게 운전대를 넘겼다. 그런데 아뿔싸, 구불구불 이어지는 산길은 마치 자연 속 거대한 트랙을 다시 만난 느낌이다. 심지어 눈앞에는 하얗게 흰 구름까지 펼쳐지는 장관이 연출됐다.

운전자 교체 포인트인 대청봉 입구 주차장에서 자리를 바꾸고 속초 바우지움 조각미술관까지 본격적으로 차를 몰았다.

파나메라 4는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45.9kg.m, 최고속도는 262km/h에 달한다.

단단하면서도 컴팩트한 사이즈의 스포츠 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무게감으로 정확하고 민첩한 성능을 선보인다. 저·중속에서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운 달리기 실력을 선보이던 차량은 속도를 높이자 기다렸다는 듯 파워풀한 모습으로 얼굴을 바꾼다.

옵션으로 적용된 차선 변경 어시스트는 경고음과 함께 스티어링 휠 진동을 통해 안전 운행을 돕는다.

안정적이면서도 편안한 파나메라 4의 주행 실력 덕분이었을까. 휴식 지점까지 약 40km 주행 후 좋지 않았던 컨디션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원래 상태로 돌아왔다.

●묵직하지만 재빠른 주행감 '최고속도 278km/h'

시승코스의 마지막인 용대관광지 주차장에서 인제 스피디움까지 약 40km 구간은 파나메라 4E 하이브리드를 본격 시승했다.

배터리의 영향인지 차량은 파나메라 4에 비해 다소 묵직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둔탁한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곡선 구간이나 거친 노면에서 차량 중심을 잘 잡아줘 오히려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고 할까.

파나메라 4E 하이브리드는 2.9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해 최고출력 462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78km/h다.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 전기 모드로는 최대 33km까지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속도는 140km/h다.

실제로 주행모드를 E-파워 전기모드로 바꾸자 전기차의 특징인 엔진음이 사라져 정숙성이 돋보인다.

배터리 용량은 기존 9.4에서 14.1 kWh로 50% 늘어났지만 차량 중량에는 변함이 없다. 충전은 고전압에서 5.8시간, 기본사양인 3.6 kW 온보드 차져 대신 옵션인 7.2 kW 사양을 선택하면 3.6시간 안에 충전이 완료된다.

●전기모드-스포츠모드 '확다른 주행의 맛'

파나메라 4E 하이브리드에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돼 E-파워, 하이브리드,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모드 등으로 다양한 주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특히 일정 수준 이상의 가속 페달을 밟거나 배터리 잔량이 최소값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하이브리드 모드로 전환, 전기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사용해 최고의 효율을 실현한다.

신형 파나메라의 백미는 또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또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센터페시아 가운데에 위치한 리스폰스 버튼을 누르면 20초 동안 모아둔 힘을 터뜨리듯 폭발적인 주행 실력을 선보인다는 것.

슬라럼 코스에서 체험했던 해당 기능을 실제 도로에서 시행해보니 그 매력이 상당했다.

우렁찬 엔진사운드와 함께 차량은 마치 도로 위 전투기로 변신한 느낌이다.

구름 속 설악산을 헤쳐나가는 다이내믹한 주행을 끝내고 확인한 연비는 10.6km/ℓ로 나타났다.

공인연비인 12.3km/ℓ에는 살짝 못 미쳤지만 8.5~8.8km/ℓ 정도인 파나메라 라인업의 연비에 비하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치다.

와일드한 드라이빙이 아닌 일상 속 주행이라면 하이브리드 차량 특성 상 이보다 높은 수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나메라 4 가격은 1억 3530만원, 파나메라 4E 하이브리드 1억5720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미영 기자 may424@gpkorea.com, 사진=포르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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