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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올 뉴 XJ 3.0D `영국왕실 마차가 이랬을 것`

재규어 올 뉴 XJ 3.0D `영국왕실 마차가 이랬을 것`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08.06 09:24
  • 수정 2013.08.14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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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럭셔리 요트`를 탄 듯 재규어의 마법에 빠져들어...3.0 트윈터보 디젤 얹어


재규어 올 뉴 XJ 3.0D 프리미엄 럭셔리 LWB 모델은 안팎이 놀라움 투성이다.

첫 눈엔 거대한 명품 스포츠카 인상을 주더니 문을 열고 좌석에 앉아서는 영국 왕실의 마차가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란히 세운 카니발 최장모델 리무진(5,130mm)이나 동급 BMW 7시리즈(5,079mm) 보다 손가락 하나 정도 더 긴 5,252mm의 무지막지한 스케일을 뽐낸다. 승용차 주차장에 차를 대면 혼자만 큰 코를 삐쭉 내놓고 있는 것이 불편하다기 보단 차량 내부의 여유로움을 말하고 있다.


좌석에 앉으니 호화 요트와 항공기 비즈니스석과 너무 닮았다. 호두나무를 정성껏 깍아 차량 내부 가장자리를 둥그렇게 둘러 감쌌고, 그 안쪽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곳곳을 부드러운 가죽과 번쩍이는 크롬빛으로 조화시켜 럭셔리 요트를 탄 기분이다.

전체적인 실내 분위기는 항공기 비즈니스석의 달걀형 개인룸과도 비슷한 아늑함을 주는 게 재규어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기함.최고급 모델)’ 다웠다.

운전석 계기판은 바늘이 움직이는 아나로그 디자인을 그대로 디지털로 그려내 감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곳곳에 20개의 메리디안 스피커(825W 출력)로 콘서트홀을 떠올리게 되는 사운드가 주행 내내 온 몸을 감쌌고, 뒷좌석까지 8인치 LCD 화면과 무선 적외선 디지털 헤드폰을 이용해 원하는 엔터테인먼트를 감상할 수 있다.


뒷좌석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과 마사지 기능은 1m 20cm에 이르는 넓직한 레그룸에서 편안히 이뤄진다. 비즈니스로 지친 오너에겐 힐링캠프가 따로 없다. 그토록 현대기아차가 흉내내고 싶어했던 '감성으로 타는 차'가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다.

그 어떤 차에서도 찾을 수 없는 공간적 매력도 있다. 좌석에 앉았을때 어깨선부터 그 위로 이어지는 차창이 꼭 18세기 영국 왕실의 마차를 타고 안정감 있게 달리는 기분을 느끼게 해놨다. 활짝 열리는 초대형 파노라마 선루프와 가죽 쇼파에 앉은 듯 편안한 팔걸이의 여유공간은 왕족과 마차 모두 울고갈 지경이다.


본격적으로 악셀링을 하면서는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요트가 틀림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처음엔 어색했던 다이얼식 기어박스는 반나절이면 적응 끝, 하루가 지나면 레버식 보다 더 편했다. 일명 회장님용 럭셔리 세단이면서도 오너 드라이빙용 스포츠 세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m가 넘는 차체와 2톤에 가까운 공차중량에도 아랑곳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펀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2t에 달하는 차체(1910kg)가 전혀 부담스럽지 않을 만한 가속성능으로 노면 진동이나 저항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3,000cc 트윈터보 디젤로 동급 최강인 토크 61.2kg.m를 짜내 순간순간 후륜을 포효하듯 밀어줬고, 고속에서도 275마력의 힘은 기대 이상으로 속도를 뽑아줬다. 한참을 달리니 1억2990만원이라는 가격이 비싼게 아니구나 라는 재규어의 마법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미시령을 연상시키는 경기포천~강원화천간 43번국도를 치고 오르는 20분간 재규어는 살아있는 표범 그대로였다.

엑셀을 살짝만 밟았는데도 가파른 경사로를 부드럽게 치고 올라가면서 3.0ℓ 6기통 수퍼차저 엔진의 맛을 잘 표현했다. 내리막에서도 전혀 밀림없는 브레이킹으로 민첩하게 움직이며 불안함을 못 느끼게 했다. 다만 서행땐 묵직했던 핸들링이 달리면 오히려 가벼워지는 현상은 유일한 단점으로 느껴졌다.



그 어떤 장점 보다 놀라운 건 정숙성이었다.

휘발유 세단으로 착각할 만큼 완벽한 흡음시스템을 갖춰 디젤엔진임을 아주 잊어버리게 했다. 웬만한 동급 휘발유 모델이 따라올 수 없는 토크를 짜낼 때에도 엔진음을 듣기 어려울 정도로 독일차와는 또다른 매력의 정숙성을 갖췄다. 첨단 디젤엔진에 에코기능을 넣어 리터당 12km에 이르는 연비 역시 자랑거리다.

이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해진 독일 브랜드 차량들 속에서 재규어 만이 진짜 유럽 명품차라는 자부심은 덤일 것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재규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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