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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닛산 370Z `경쾌한 스포츠카 라이프`

[시승] 닛산 370Z `경쾌한 스포츠카 라이프`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09.10 18:56
  • 수정 2013.09.1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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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륜구동 방식 2인승 정통 스포츠 쿠페.."게임 즐기듯" 수동같은 7단변속



닛산 370Z는 이기적이다. 오직 달리는 것만 생각한다. 운전자의 일상마저 그 틀에 가둔다. 일본에서 태어난 미국식 이기주의의 전형을 보여준다.

2013년형 370Z는 2008년 선보인 6세대 초기형에 비해 앞모습이 순해졌고, 뒷모습은 여전히 풍만하다. 눈길을 끄는 예쁜 외모 속에 프론트 미드쉽 후륜구동 방식의 2인승 정통 스포츠카가 숨어있다. 차체는 콤팩트하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앞이 길다는 느낌이 든다.


스티어링 휠은 텔레스코픽 기능이 없지만 페달이 멀어 괜찮다. 계기판은 스티어링 칼럼과 함께 움직여 가시성을 확보했다. RPM미터가 가운데 크게 자리 잡았고, 유온과 전압이 표시되는 게이지 클러스터가 대시보드 중앙에 마련돼 차의 성격을 말해준다.

AUX단자는 있지만 내비게이션과 USB 포트가 없다. 어차피 우리는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된다. 후방 주차 센서도 없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곤혹스러울 듯하다. 그나마 뒤쪽 오버행이 짧아서 크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이렇다 보니 기본으로 갖춘 스마트키가 가장 사치스러운 편에 속한다. 시프트 패들에는 가죽도 씌워져 있다. 선바이저에는 조명 화장거울이 달렸고, 조수석 도어 암레스트에 중앙잠금식 도어락 버튼도 마련했다. 야간 눈부심 방지 틸트 룸미러, 사각지대를 없앤 대형 사이드미러 등으로 나름 배려했다.

허벅지와 허리를 감싸는 버킷 시트에 가죽과 스웨이드가 혼합돼 있어 몸이 잘 고정된다. 캐빈이 앞뒤로 넓고 여유 공간을 잘 확보해 체격이 큰 이들에게도 좋다. 유리는 자외선과 열을 잘 차단하는 틴트 글라스를 사용했다.

하지만 엔진룸과 하체에서 실내로 열이 많이 들어온다. 엔진이 캐빈 깊숙이 자리잡은데다, 두 개의 배기 파이프 라인이 양쪽 시트 바로 아래로 지나가기 때문이다. 더워서 창문을 열면 와류 때문에 열기가 더 올라온다. 여름에는 에어컨이 필수다.


이렇게 370Z는 장단점이 분명하다. 하지만 달리기 시작하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모든 불만을 잊게 만든다. 과연 스포츠카는 스포츠카다. 잘 달리면 그만이다.

V6 3,696cc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33마력(7,000rpm), 최대토크 37.2kgm(5,200rpm)의 스펙을 갖췄다. 시속 100km 가속시간은 4.7~5.1초 수준. 가변식 흡기 밸브 리프트(VVEL)를 탑재해 터보 못지 않은 폭발적인 가속감이 일품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묵직한 배기음은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한다. 한번 맛보면 빠져나올 수 없다. 일반 주행에서 2,000rpm까지는 무난한 소리를 내지만, 회전을 높일수록 목소리를 바꾸면서 본색을 드러낸다.

7단 자동변속기는 수동만큼이나 재미있다. 시프트다운 시, 클러치 미트 전에 엔진회전수를 미리 높여주는 레브매칭 시스템이 마치 힐앤토를 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참 기특하다. 업시프트 램프 작동 시점을 9,000rpm까지 설정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어차피 7,500rpm에서 제한이 걸려 무용지물.

자동모드서 패들을 통해 수동 조작을 하면 일정한 회전수가 유지될 때 자동 변속된다. 수동모드에서는 7,500rpm에서 진득하게 변속을 기다린다. 시속 100km 크루징에서는 2,000rpm을 유지하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9km 수준이다.


브레이크는 반응이 빠르고 감속이 신속하다. 앞 4피스톤, 뒤 2피스톤 알루미늄 캘리퍼와 앞뒤 모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를 장착했다.

공차중량은 1,545kg. 합성 탄소 섬유로 만든 드라이브 샤프트를 장착하고,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 모두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는 등 주요 부품을 경량화했다. 하지만 앞뒤 스태빌라이저, 스트럿바, 하체 V브레이스 등으로 차체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가 더해졌다.

스티어링 휠 감각은 무겁지만 직관적인 느낌이다. 어떤 조향각에서도 타이어 그립을 잘 살린다. 롤링도 잘 억제돼있고 아주 단단한 느낌이다. 또, 무게 배분을 53:47로 맞춰 안정적인 코너링을 자랑한다.


비스코스 커플링식 LSD 덕분에 코너 탈출 시 안쪽으로 파고들며 치고 나오는 가속력이 뛰어나다. VDC가 엔진 출력과 제동을 통해 자세를 잡아주기 때문에 오버스티어가 발생해도 잘 제어한다. 버튼으로 끄면 스키드음을 듣기 쉬워진다.

장착된 타이어는 전륜 225/50 18인치, 후륜 245/45 18인치 사이즈의 요코하마 어드반 스포트로, 접지력이 뛰어나지만 일반적인 주행에서 소음이 크게 들리는 편이다.

370Z의 가격은 5,790만원. 사소한 불편을 감안한다면 주로 혼자 다니는 일상에 무리가 없다. 트랙데이나 레이스를 즐기는 이라면 더욱 제격이다. 달리기 위해 갖출 건 다 갖췄기 때문이다.

370Z와 함께 달리면 게임을 즐기는 듯 운전이 재미있고, 일상이 트랙이 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맛보게 될 것이다.

/시승 글=강민재(카레이서), 시승 정리=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한국닛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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