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FCA 합병 추진…세계 3위 완성차 업체 탄생 기대
르노-FCA 합병 추진…세계 3위 완성차 업체 탄생 기대
  • 지피코리아
  • 승인 2019.06.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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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르노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한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연간 생산량이 870만대 규모로 세계 3위 업체로 뛰어오르게 된다. 

28일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CA는 현지시간 27일 르노에 합병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르노도 별도로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프랑스 파리에서 이사회를 열어 합병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이사회에서 논의한 결과를 이날 중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FCA는 합병된 기업에 대해 FCA가 50%, 르노가 50% 지분을 소유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네덜란드 소재 지주회사를 통해 합병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FCA 주주들에게 25억유로의 특별배당금을 지급하고 나서 양사가 통합 법인의 새 주식 지분을 50%씩 소유하는 방식이다.

새 법인은 이탈리아 밀라노,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FCA는 합병에 따른 공장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자리 감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양사 간 경영 통합 논의는 세계 자동차 업계가 경기 둔화에 따른 판매 부진, 차량공유·전기차·자율주행 등 산업 격변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최근 급물살을 탔다.

FCA와 르노는 합병을 통해 투자 공유, 비용 절감 등 경영 효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주요 지역 시장과 기술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서 연간 50억유로(약 6조6000억원) 이상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의 시장 평가가치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326억유로(약 43조3000억원)다.

FCA는 "폭넓고 상호보완적인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고급차부터 대중차에 이르기까지 시장 전체를 포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프 브랜드와 함께 알파 로메오와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까지 아우르고 있는 FCA는 픽업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앞세워 북미와 중남미 시장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르노의 경우 유럽이 주력 시장이지만, 일본 자동차 닛산과 미쓰비시와의 제휴를 통해 FCA가 고전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FCA의 경우 향후 자동차 산업의 주축으로 인식되는 전기차 개발에 있어서는 후발 주자로 꼽히지만, 르노는 전기차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의 상보 보완적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기업이 합병하면 세계 3위 규모의 새로운 자동차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FCA와 르노는 합쳐서 자동차 870만대를 생산했다. 이는 독일 폭스바겐(1083만대), 일본 토요타(1057만대)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여기에 르노의 현재 제휴 업체인 닛산과 미쓰비시의 생산량까지 더해지면 피아트와 르노의 합병 회사의 연간 생산량은 1500만대를 넘어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제작사가 탄생하게 된다.

FCA와 르노의 합병 추진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 주식 시장에서 양사의 주가는 각각 12% 이상 치솟아, 이번 합병에 쏠린 시장의 기대감을 보여줬다. 

르노 지분 15%를 보유한 프랑스 정부의 대변인은 FCA와 르노의 합병 구상에 우호적이라면서도, 이번 합병으로 인한 산업적 측면과 근로자들의 노동 조건 등 합병 조건들을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프랑스 정부 관료는 AP통신에 프랑스는 현재의 르노-닛산-미쓰비시의 3사 연합의 틀 내에서의 합병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만 양사 합병을 신중하게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합병은 르노와 지난 20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닛산에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치게 되는 만큼, 닛산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차 사장은 이날 일본 후지TV에 "연합체를 강화하는 것에 대한 건설적인 의견 교환에 언제나 열려 있다"고만 말했지만, FCA와 르노의 합병에 대한 직접적인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다.

르노·닛산 동맹은 지난해 카를로스 곤 전 회장 체포로 흔들렸다가 최근 경영진을 재정비하고 나서 안정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두 회사의 합병으로 일자리 삭감을 우려한 정치인들과 노조가 합병에 반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FCA와 르노의 합병 논의는 수 주 전부터 시작됐으며, 프랑스 정부는 지난 주 이에 대한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FCA는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 방식으로 회사를 회생시킨 세르지오 마르키온네 CEO가 작년 7월 갑자기 타계한 뒤 본격적인 합병 상대 찾기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