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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폭염’ 가! ‘유경욱’ 우승 도전

‘사스, 폭염’ 가! ‘유경욱’ 우승 도전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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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식의 말레이시아 포뮬러 BMW 아시아 3&4전 출전기 제 1회]

6월 2일 필자와 유경욱 선수, 이두영 선수 그리고 E-Rain의 미캐닉팀 전원은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 3월 24일의 F-1 말레이시아 GP의 서포트 경기로 치루어졌던 1,2전 이후 2달 반 만에 열리는 경기라 마치 첫 경기를 나가는 것처럼 가슴이 설레였다.

 

사실 그동안 마음고생도 심했다. 팀 전체로는 최초로 국제 경기에 참가를 하면서(그동안은 드라이버만이 참가를 했었고 미캐닉팀까지 참가한 일은 없었다.) BMW Korea를 타이틀 스폰서로 영입하고 의욕적으로 시작했는데 SARS라는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을 만나 2번의 경기 연기 끝에 개최되는 아픔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한 것이라 하지만 스폰서쉽을 받은 입장에서 스폰서를 바라볼 때는 절대 마음이 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빨리 상황이 진정되고 남은 스케쥴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어 다행이다.

 

이번에는 경기장에서 가까운 공항에 있는 호텔에 숙소를 정했다. 1,2전에 항상 새벽에 끝나고 1시간을 차를 몰아 숙소로 갔다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아침에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오던 뼈아픈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숙소에서 Sepang 경기장까지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저녁에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쿠알라룸푸르로 향했다. 드라이버와 미캐닉들에게 경기 때까지는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음 편하게, 여유롭게 먹을 수 있는 만찬을 함께 하기 위해서이다. 앞으로 열릴 고행길과 바쁜 스케쥴의 문턱에서 참고 열심히 일해 달라는 당근이라고나 할까...

 

6월 3일 아침 8시에 Sepang 경기장으로 향했다. Sepang 경기장에 필자는 이번이 3번째인데 다시 느낀 것이지만 언제보아도 가슴속에 찡한 그 무엇이 온다. 경기장 입구에서 모든 이들에게 선포하는 듯 한 바로 이 구절...

 

‘HOME OF MALAYSIAN MOTORSPORTS 우리는 언제 어디에 이런 글귀를 가질 수 있을까...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이번에 새로 장만한 우리 BMW Korea E-Rain Team의 콘테이너에서(아~뿌듯) 차량과 짐들을 내리고 지난 2전 때 사고가 난 유경욱 선수의 차량 수리에 전 스탶이 매달렸다. 지난 1,2전에는 F-1 서포트 레이스라 메인 패독을 쓰지 못하고 백스트레이트에 있는 서포트 레이스 패독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AFOS가 메인 경기라 우리가 메인 피트 빌딩의 8번 피트를 쓴다.

 

지난 F-1 GP에서 Ferrari Team이 썼던 곳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레이싱 팀이 세계 최고의 경기장 Sepang 경기장에서 메인 피트 빌딩에 둥지를 틀고 경기에 참가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지며 정말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이버와 미캐닉들도 만족스러운 눈치이다. 좋은 환경에서는 항상 일의 효율이 증가되니까...

 

우리가 다음 4일부터 있을 연습을 준비하는 동안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Meritus와 몇 개의 팀은 연습주행을 하고 있었다. 1,2전의 결과를 감안할 때 예상했던 랩 타임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것 같다.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기고 내일의 연습 주행 결과가 사뭇 기대된다. 새벽 3시가 다 되어서야 모든 연습 주행 준비가 끝났다. 첫 날부터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늦도록 고생하는 미캐닉들이 자랑스럽다.

 

드디어 첫 연습 주행... 이날은 총 4 시간의 연습 주행이 주어진다. 어제 밤늦게까지 준비를 한 덕에 유경욱 선수와 이두영 선수 모두 첫 세션부터 연습주행에 들어갔다. 두 선수 모두 오랜만에 차를 타서 그런지 계속 스핀을 해서 주어진 연습 시간을 다 쓰지는 못했다. 하지만 유경욱 선수는 이날 2분 14초 2의 기록으로 지난 1,2전 때 자신의 기록보다 2.5초 이상을 단축하며 Formula BMW Asia의 절대강자 Ho-Pin Tung에 이어 2번째로 빠른 랩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두영 선수 역시 2분 19초대를 기록, 계속되는 성장과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날 경기장은 대기온도 38도, 노면온도 48도의 그야말로 불가마였다. 이런 폭염속에서 할 수 있다는 신념만으로 무언가를 이루려는 드라이버들과 미캐닉들의 노력이 가상하다.

 

5일 연습에서 유경욱 선수는 우승권을 향한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었다. 2분 13초 5의 랩타임을 기록, Ho-Pin Tung과의 격차를 1초 이내로 좁히며 다시 한번 2위에 마크되었다. Meritus Team과 Ho-Pin Tung, Hanss Lin등의 선두권 선수들은 유경욱 선수의 연습 주행 랩타임에 계속 긴장하고 있었다. 이두영 선수도 2분 17초대로 진입했다.

6일의 공식연습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1999년 AF2000 챔피언인 태국의 Nattappong과 일본, 프랑스 F-3 출신의 Keiko Ihara가 그다지 좋은 랩타임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7일 정각 12시에 Round 3의 예선이 시작되었다. Sepang 경기장은 5.54Km의 길이로 Formula BMW가 1랩을 주행하는데 2분 12초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물론 예선과 같은 Time Attack 시에) 만약 드라이버가 피트인을 한다면 피트에 오기까지 전력 질주를 한다고 해도 2분 30초 정도, 역시 코스 인해서부터 스타트라인을 통과할 때까지 필요한 시간 역시 2분 30초 정도. 피트인해서 셋업을 위해 3-4분 정도의 시간을 소요한다고 가정하면 결과적으로 피트인해서 셋업을 하고 나가기위해 필요한 시간은 8-9분 정도라고 보면 된다.

 

30분의 예선 시간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15분-18분 정도 경과할 때까지는 드라이버가 나름대로 주행을 하고(드라이버의 예선 주행 스타일에 따라 다르지만 이정도 시간이면 약 5-7랩 주행 가능하다) 피트인을 한 뒤 한번의 셋업을 하고 코스인해서 2-4랩 정도 주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유경욱 선수와 이두영 선수는 주로 후반에 베스트랩이 나오는 스타일이다. 유경욱 선수는 3랩 째에 2분 14초 3을 기록하더니 이후 계속 쿨링 다운을 하는지 앞차에 막혀서 그런지 도무지 자신의 베스트랩이 나오질 않는다.

 

15분이 경과되면서 피트에서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 순간을 놓치면 피트인의 기회는 더 이상 오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피트에서는 21분이 지나면서 유경욱 선수에게 모든 것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판단이었다. 나머지 시간동안에도 유경욱 선수의 베스트랩타임은 더 빨라지지 않았으며 결국 2분 14초 301의 기록으로 Ho-Pin Tung(2분 12초 988), Hanss Lin, Keiko Ihara의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이두영 선수는 2분 18초 474의 기록으로 14위에 머물렀다.

 

예선이 끝난 뒤 유경욱 선수와 얘기를 나누고 맥이 빠졌다. (내일 2회 계속....)

 

/말레이시아 세팡=글 사진 전홍식(이레인팀, 수석 미캐닉) bigfoot69@hanmail.net


출처:지피코리아(GPKOERA.COM)

*E-Rain 레이싱팀 홈페이지: www.erainracing.com

이두영, 유경욱 카페: cafe.daum.net/leeyou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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