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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의 비밀] 포뮬러원 팀들의 이동

[F1의 비밀] 포뮬러원 팀들의 이동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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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어웨이 그랑프리 (Flyaway Grand Prix)’

올해 그랑프리도 시즌 종반에 접어들었다. 기억하시겠지만 캐나다와 US 그랑프리가 유럽과 프랑스 GP 사이에 개최되었다.

 

지난 호에 언급했듯이 유럽 대륙에서 개최되는 그랑프리 참가를 위해 모든 레이스 장비와 물건들은 트레일러를 이용해 육로로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한다. 그랑프리 팀이 이동할 때면 람보 스타일의 트럭 운전수들이 함께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24시간 안에 대륙 어디고 갈 수 있는 놀라운 기량의 운전수들이다.

“잠깐! 그럼 팀들은 어떻게 캐나다로 이동하지?” 아마 이런 의문들을 가질 것이다. 좋은 질문이다. 물론 우리는 육로로만 이동할 수는 없다. 그럼 F1 팀 스텝들이 캐나다로 어떻게 이동할까? 가는 데만 30일 걸리는 해상 화물선을 이용해 매일 갑판에서 일광욕을 즐기면서 레이스 장비들을 거기까지 운반할까? 틀렸다. 한 레이스에서 다른 레이스까지는 14일인데다 쓸 수 있는 시간은 9일 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 레이스 장비들은 캐나다까지 항공기를 통해 운반된다. 여기에는 점보 제트기에 맞게 제작된 특수 운반대와 컨테이너가 동원된다. 규모가 큰 팀은 한 레이스에 보통 총 30~40 톤의 장비(레이싱카 제외)가 동원되는데 이는 커다란 트럭 두 대와 맞먹는 무게다!

 

레이스 개최지가 유럽 이외의 곳인 경우 각 팀은 피트에 필요한 파티션 패널과 조명에서부터 수송차 한 대와 항공 수송을 위한 여러 대의 컨테이너에 이르기까지 모든 레이스 장비들을 새로 포장한다. 다시 말해 항공기로 일종의 작은 공장이 움직이는 것이다. 이 거대한 이동은 캐나다와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일본, 그리고 새로 합류한 바레인과 상하이에서 볼 수 있다.

 

이렇게 항공 운송이 필요한 레이스들을 “플라이어웨이 그랑프리(flyaway GP)”라고 한다. 축구나 야구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들 스포츠에서는 다른 팀의 홈 그라운드로 원정경기를 가는 것을 두고 “어웨이 게임(away game)”이라고 한다. F1도 이 용어를 사용하는데, F1 레이스에서 어웨이 게임은 팀들이 유럽 대륙을 벗어나 그 외 개최지로 날아간다는 것을 뜻한다.

 

플라이어웨이 GP 는 유럽 레이스보다 훨씬 많은 양의 작업이 필요한데, 스탭들은 최소한 경기 시작 일주일 전, 그러니까 일요일이나 월요일에는 개최지에 도착해야 한다.

 

도착 후 수많은 운반대로 레이스 장비들을 내리고 경기 세션 동안 다루기 쉽도록 분류해 놓는다. 이 때 장비 군들을 정렬해 놓는 순서에 따라 작업의 효율이 결정된다. 만일 아주 자주 사용되는 부품 박스를 맨 아래에 놓는다면 필요할 때마다 그것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될 것이다. 여러분 방안에서 벌어지는 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방을 깔끔하게 유지하시는 분들께는 죄송.

 

레이스 도구와 장비 박스들을 어떻게 정리하는가에 따라 핏 개러지의 구조가 결정된다. 그렇게 정리하기 위해 40-50명의 스탭들이 최소 이틀을 꼬박 일해야 한다.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인지 감이 잡히셨을 것이다. 그 다음 메카닉들이 레이싱 머신 조립을 위해 박스들을 개봉한다. 플라이어웨이 GP를 위해 F1 머신은 항공운송 시 반조립 상태로 이송된다.

 

예를 들어 머신의 노즈나 리어윙, 바지보드, 사이드 미러 등 깨지기 쉬운 부품들은 제거되어 따로 분리된 박스에 포장해서 선적된다. 운반되는 동안 머신 부품들이 비행기 안에서 받을 수 있는 충격을 막기 위함이다. 이 반조립 상태의 머신은 운송을 위한 특수 장치로 고정되며 타이어에는 운반용 휠을 부착한다. 더 얇고 지름이 더 넓은 휠로 비행기 바닥과 머신의 하부 사이 공간을 더 넓게 만들어 머신 하부가 충격을 받지 않도록 해준다.

플라이어웨이 GP 전에 F1 머신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긴 여행에 대비한다.

 

유럽 레이스와는 달리 플라이어웨이 레이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독특한 문제가 있다. 특히 새로운 국가에서 치러지는 레이스는 더더욱 그렇다. 공급되는 전기, 물, 가스, 나사머리, 법, 음식, 문화 등등 모든 것이 전부 새로울 것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된다. 그들은 관광을 즐기러 간 것이 아니다.

 

그들은 레이스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하는데, 9일 이라는 매우 짧은 주기로 한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시즌 동안 이런 이동이 몇 차례 더 있다. F1의 세계에 속해 있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기회 되면 한번 해보고 싶은가?

 

/테츠 츠가와(모터스포츠 저널리스트/前 베네통 포뮬라1팀 메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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