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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에프원은 내 손 안에 있소이다"

페라리, "에프원은 내 손 안에 있소이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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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가 포뮬러원의 중심인가.

2005년 벽두부터 포뮬러원을 긴장케 하는 두가지 빅 이슈에는 모두 페라리 팀이 깊게 관련되어 있다. 지난 가을 아홉개 팀이 합의한 시즌중 테스트 가능일수 축소안에 대해 현재 페라리만이 유일하게 거부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이다. 게다가 페라리는 에프원 팀들 중 공식적으로 유일하게 시한이 2008년 만료되는 콩코드 협정에 연장하는 서명을 했다.

 

테스트 축소에 관한 전원합의

 

물론 전원합의는 아니다. 페라리를 제외한 전원 합의라는 말이다. 테스트 축소에 관한 협정은 BAR-혼다, 르노, BMW 윌리엄스F1, 맥라렌-메르세데스, 자우버-페트로나스, 레드벌 레이싱, 토요타, 조던-토요타 그리고 미나르디-코스워스 등 모든 에프원 팀들이 합의한 것으로 시즌중 테스트 일수를 30일로 축소하는 것이 내용의 골자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각 팀들은 시즌중 머신의 성능을 조금이라도 더 개선하기 위해 테스트에 무제한적인 투자를 해왔다.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 소모되는 물류비 및 인건비가 장난이 아니다. 합의에 이르면 각 팀들은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테스트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페라리다. 페라리는 마라넬로의 헤드쿼터 바로 옆에 독자적인 써키트를 소유하고 있다. 다른 팀에 비해 테스트에 소요되는 물류비는 거의 없고 인건비 역시 그리 크지 않다. 그러므로 페라리가 테스트 제한규정에 합의할 리가 없는 것이다.

 

페라리가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자 작년 시즌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2위였던 BAR-혼다 팀도 만약 페라리가 거부한다면 우리 역시 테스트를 제한하자는 합의를 지킬 필요가 없다. 공정한 경쟁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라며 시즌 연중무휴 테스트 입장을 공식화했다. 페라리에 이어 혼다까지 합의를 파기한다면 다른 경쟁팀 역시 울며 겨자먹기로 테스트 제한규정을 포기할 것이다.

 

콩코드 협정 연장

 

콩코드 협정이란 에프원 팀 대표들과 포뮬러원 대회의 공식 프로모터 버니 에클레스턴 사이에 맺은 협정이다. 2008년 만료되는 이 협정에서 버니는 팀들에게 TV 중계수익의 절반과 최소한 열개 팀 이상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보장을 해주고 있다. 그 대신 각 팀들은 포뮬러원과 경쟁상대가 되는 다른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최근 페라리 팀은 포뮬러원 보스 버니 에클레스턴과 새로운 콩코드 협정에 조인했다. 새로운 콩코드 협정은 2008년부터 보다 많은 배당금을 팀에게 부여한다. 만약 콩코드 협정이 2008년 이전에 조인된다면 각 팀들의 배당금은 2004년부터 소급적용을 받게 된다.

공식적으로 현재까지는 단지 페라리 팀만이 새 협정에 서명을 했지만 FIA 회장 막스 모슬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정말 한 팀만이 서명을 했다고 믿는 사람은 바보라고 말했다. 이미 새로운 콩코드 협정에 합의를 한 팀들은 더 많다는 이야기다.

 

올시즌에는 꾸준하게 2008년 포뮬러원의 기술규정과 경기규정에 대해 콩코드 협정에 서명한 모든 팀들과 함께 논의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아직 서명을 하지 않은 팀들은 다른 계획, 새로운 레이스 시리즈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으리라고 본다. (막스 모슬리, FIA 회장)

 

그가 의미하는 새로운 레이스 시리즈란 물론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계획하고 있는 GPWC를 의미한다. 기존의 콩코드 협정이 만료되는 2008년부터 포뮬러원을 대체하는 대회로 추진되고 있는 GPWC는 페라리, BMW, 다임러 크라이슬러, 그리고 르노가 주도했다.

 

그들이 새로운 대회를 만들려는 이유는 버니 에클레스턴이 너무 많은 간섭을 하고 포뮬러원 행사의 수익을 독식하려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이들은 FIA와 버니 에클레스턴이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고 그들의 불만을 잠재우지 못할 경우 2008년부터 포뮬러원에 대응하는 새로운 레이스 시리즈를 개최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 GPWC의 회장을 맡았던 페라리가 새로운 콩코드 협정에 서명함으로써 GPWC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페라리는 물론 GPWC의 중심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에 버니와의 협상에서 꽤나 많은 이득을 얻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른바 배신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페라리의 행동은 버니와 GPWC 사이에서 어느쪽 배를 타야 할 지 고민하고 있던 다른 팀들에게 분명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막스 모슬리는 시즌 초반이 지나면 4~5개의 팀들이 이미 2008년 규정을 논의하는 테이블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 이 팀들은 새로운 규정을 입안하는 자격을 갖게 죌 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훨씬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게 될 것이다.이라며 이미 다른 몇몇 팀들이 새로운 콩코드 협정에 서명했음을 암시했다.

 

FOCA와 FOSA

 

정말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80년대 초반 이야기다. 팀 대표들의 모임(FOCA)에서 에프원의 주도권을 잡고 있던 페라리에 저항해 새로운 레이스 시리즈를 만든 적이 있었다. 물론 레이스는 성공하지 못했다. 포뮬러원을 개최하는 모든 경주장에는 FOCA의 레이스를 개최하지 못하도록 압력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황은 똑같다.

 

FOCA 소속 팀들은 다시 포뮬러원에 무릎을 굽히고 들어왔다. 쿠데타의 끝이었다. 50년이 넘는 전통의 팀 페라리는 역시 지난 역사에서 많은 것을 배웠나보다.

 

/이승우(모터스포츠 칼럼니스트)fomi@f1all.net
출처:www.f1all.net, 지피코리아(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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