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현지취재] 620마력의 괴물차 ‘상하이 습격사건’

[현지취재] 620마력의 괴물차 ‘상하이 습격사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07.01 17:0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5 V8 슈퍼카 챔피언십 시리즈' 중국 상하이전

꼬리를 무는 크레이지 레이싱…드라이버 기량이 승부 좌우
홀덴 워크스팀 상하이전 우승…캐스트롤-퍼킨스팀 2위 거둬

12일 오후 지난해 9월 중국 사상 최초로 F1(포뮬러 원)대회가 열린 상하이 국제 자동차경주장(총 길이 5.45km). 무더운 여름날씨 속에도 가족과 연인들끼리 자리한 7만여 팬들의 눈길이 트랙에 길게 늘어선 32대의 경주차에 쏠렸다. 호주의 대표적 자동차경주인 'V8 슈퍼카 챔피언십 시리즈’ 제 5전이 아시아 최초로 열리기 때문.

중국의 ‘경제 도시’를 상징하는 상하이시는 지난해 20만 명이 관람할 수 있는 국제 서킷을 완공했고, 이곳에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 대회인 F1에 이어 올해부터 2009년까지 ‘V8 슈퍼카 챔피언십 시리즈’를 빅 이벤트로 끌어 들인 것이다.

워밍업 주행을 마친 경주차들이 스타팅 그리드에 정열했다. 순간 긴장감이 돌았다. 하지만 잠시후 ‘빠아앙~~’ 출발 신호와 함께 엄청난 굉음을 토해내며 형형색색의 경주차들이 일제히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관람객들도 경주차와 최고 드라이버들의 짜릿한 질주가 시작되자 일제히 ‘와~’ 함성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소위 말하는 크레이지 레이싱(CRAZY RACING)이 시작된 것이다. 32대의 경주차들은 불과 앞뒤 10cm 간격으로 뱀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렸다. 땅에 거의 달라붙은 듯한 낮은 차체와 공격적인 팀 컬러가 돋보이는 경주차가 시속 250㎞로 달리다 헤어핀 코너를 향해 돌진했다.

드라이버들은 일제히 수동기어를 6단에서 2단으로 빠르게 시프트 다운한다. 이때 경주차 머플러에서는 애프터 화이어가 화려하게 ‘휘이익~’ 하고 약 3~4초간 길게 터져 나왔다. 경주차들이 순서대로 코너를 빠져나가는 동안 계속해서 ‘불의 축제’가 펼쳐지는 장관을 연출한 것이다.

▲슈퍼칩 오토레이싱팀의 그레그 머피(사진 앞)가 애프터화이어를 뿜어내며 헤어핀 코너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지피코리아

선두와 20위까지의 기록 차는 불과 1초 내. 경기 도중 앞차의 작은 실수라도 생기면 뒤따르던 경주차 5~6대가 순식간에 앞질러 나간다. 그래서 드라이버와 레이싱 팀들은 사력을 다한다.

서포트 레이스로 아시안 GT경기가 열렸는데 이 대회에 출전한 포르쉐, 페라리360 등 경주차들의 상하이 서킷 한 바퀴(숏코스 4.6km) 베스트 기록은 2분 10초대이다. 하지만 V8 슈퍼카는 베스트 기록이 1분 49초대로 무려 20여초 이상 빨랐다.

경기 기록측정 방식은 더욱 세밀하다. 보통 천분의 1초 단위로 측정하지만 V8 슈퍼카 레이싱은 만분의 1초 단위로 기록을 측정한다. 실제로 예선 13위가 1분50초5047, 14위는 1분50초5049 이다. 순위간의 격차는 불과 0.0002초 차. 드라이버들의 기량차이가 거의 나지 않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저렇게 붙어 다녀도 괜찮은 거야. 저러다 부딪히겠다.” “와~ 저 불 나오는 것 좀 봐. 죽인다.” 트랙과 관중석의 거리는 좀 있었지만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 속에 머플러에서 터져 나오는 애프터 화이어와 함께 치열한 순위경쟁을 지켜보는 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좀처럼 자리에 가만히 앉지 못했다.

▲12일 오전에 열린 두번째 결승 레이스에서 선두로 달리고 있는 캐스트롤-퍼킨스팀의 스티브 리차드(앞). 사진=지피코리아

이날 열린 ‘호주 V8 슈퍼카 레이싱’은 F1, 나스카, 인디카 레이스와 함께 세계 4대 온로드 레이스로 뽑힌다. 대회 타이틀명의 ‘V8’은 V형 엔진 8기통의 약자를 딴 것이다. 1961년에 시작해 44년의 긴 역사를 가진 이 시리즈는 현재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판매 1, 2위를 다투고 있는 GM홀덴 커머도어와 포드 펠컨 등 미국의 두 자동차회사가 자존심을 걸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V8 슈퍼카는 배기량 5000cc, 최대출력이 600마력이 넘고 최고속도가 307km/h에 이르는 괴력의 경주차이다. 출발에서 시속 100km/h까지 도달시간은 불과 4초. 차 무게는 1355kg, 기어박스는 H타입의 6단 수동기어를 장착했다.

세계적인 윤활유 업체인 캐스트롤이 운영하는 캐스트롤-퍼킨스 레이싱팀의 경우 경주차 한 대 가격이 15억원이다. 엔진만 10억원이 들어가고, 경주차 두 대와 팀 운영비를 합친다면 연간 60억원이 들어간다고 팀 관계자가 전했다.

V8 슈퍼카 레이싱은 총 13라운드의 경기일정 속에 32대의 경주차와 캐스트롤-퍼킨스, 슈퍼칩 오토레이싱 등 19개 팀이 설전을 벌인다. 드라이버들의 국적은 뉴질랜드, 호주, 미국 브라질, 말레이시아 등 다양하다. 지난해 2백만 명 이상의 관중동원과 70여 개국에서 6억 명이 TV로 시청했다.

경기방식은 금요일에 예선전을 치르며 토요일 원 레이스(22랩, 100km)와 일요일 투 레이스(각 30랩, 140km)를 합쳐 총 세 번의 레이스가 1라운드로 치러진다. 우승자는 예선부터 결승 레이스까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드라이버가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득점은 각각 1위 64점부터 32위 2점까지 완주만 하면 전 선수에게 점수가 주어진다.

이날 오후에 열린 마지막 레이스의 최대 관심사는 캐스트롤-퍼킨스 레이싱팀의 스티브 리차드(33, 호주)와 홀덴 레이싱팀의 토드 켈리(27, 호주)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원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한 켈리와 1, 2레이스에서 연속 2위를 차지한 리차드가 마지막 3레이스에서 켈리보다 앞서게 되면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두 번째 스타팅 그리드에 선 캐스트롤-퍼킨스 레이싱팀의 리차드가 스타트와 동시에 선두로 나섰다. 리차드는 경기 중반까지 뒤따라오는 후미차량들을 잘 막아내며 선두를 지켜냈다.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타이어를 교체하는 의무 피트인에서 투 카로 나선 홀덴 레이싱팀에 가로막혀 뒤따라오던 라이벌 켈리에게 그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한번 뺏긴 선두는 쉽게 찾아오지는 못했다. 결국 켈리가 총 30랩을 59분32초3831로 체커기를 먼저 받았고 1초차로 리차드가 2위를 거두며 3일간의 레이스는 막을 내렸다.

/중국 상하이=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기사와 사진에 대한 소유권 및 저작권은 지피코리아닷컴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할 경우 법적 조치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화보]‘05 V8 슈퍼카 챔피언십 시리즈' 중국 상하이전

 

▲상하이 국제 서킷 입구에 대회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경기장 꼭대기에서 바라본 메인 스탠드와 스타팅 그리드.

 

▲결승 출발에 앞서 스타팅 그리드에 정열한 경주차들.

 

▲캐스트롤-퍼킨스 레이싱팀의 주전 드라이버 스티브 리차드(33).

 

▲캐스트롤-퍼킨스 레이싱팀의 감독과 스텝들이 경기장면을 모니터로 지켜보고 있다.

 

▲11일 오후 1레이스 결승전에서 캐스트롤-퍼킨스 레이싱팀의 주전 드라이버 스티브 리차드(33, 사진 앞)가 선두로 나서고 있다.

 

▲11일 오후 1레이스 결승전에서 캐스트롤-퍼킨스 레이싱팀의 주전 드라이버 스티브 리차드(33, 사진 앞)가 선두로 나서고 있다.

 

▲V8 슈퍼카 챔피언십 시리즈는 크레이지 레이싱(CRAZY RACING) 이라고 불린다. 드라이버들이 사력을 다하기 때문에 경기 내용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32대의 경주차들은 불과 앞뒤 10cm 간격을 두고 뱀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린다. 선두와 20위까지의 기록 차는 불과 1초 내. 경기 도중 앞차의 작은 실수라도 생기면 뒤따르던 경주차 5~6대가 순식간에 앞질러 나간다.

 

▲V8 슈퍼카는 배기량 5000cc, 최대출력이 600마력이 넘고 최고속도가 307km/h에 이르는 괴력의 경주차이다.

 

▲고막이 찢어질 듯한 굉음 속에 머플러에서 터져 나오는 애프터 화이어와 함께 치열한 순위경쟁을 지켜보는 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좀처럼 자리에 가만히 앉지 못했다.

 

▲경주차가 시속 250㎞로 달리다 헤어핀 코너를 향해 돌진했다. 이때 경주차 머플러에서는 애프터 화이어가 화려하게 ‘휘이익~’ 하고 약 3~4초간 길게 터져 나왔다.

 

▲ LG로고가 선명하게 붙은 경주차. LG전자는 베타 일렉트리컬팀의 메인 스폰서이다.

▲경기장 내에는 중국 공안 경찰(왼쪽)이 치안을 맡았다.

 

▲우승을 차지한 홀덴 레이싱팀의 토드 켈리(27, 호주).

/중국 상하이=글 사진 김기홍기자 gpkorea@gpkorea.com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