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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드라이버, 새 서킷 적응력 ‘2~3랩이면 충분해’

F1 드라이버, 새 서킷 적응력 ‘2~3랩이면 충분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08.21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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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들 스쿠터 등을 이용해 새 경기장 특성 파악

완전히 새로 만들어진 써키트에서의 첫 경기. 드라이버와 팀 모두에게 터키 그랑프리가 열리는 '이스탄불 레이싱 써키트'는 어떤 면에서 미지의 세계에 대한 진정한 도전이다.

"사전에 준비 작업을 철저히 한 자 만이 새로운 써키트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그랜트 터프, 윌리엄스 에프원 팀 컴퓨터 시뮬레이션 전문가)

8월 21일, 보스포러스 그랑프리가 개최되기 훨씬 이전부터 컴퓨터 전문가들은 터키 대회를 준비해왔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데이터에 대한 정리이다.

시뮬레이션 전문가들에게 트랙의 상태를 미리 점검해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본적인 트랙에 대한 스케치가 나오면 초기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초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일단 레이스의 기본적인 방향을 정하고 그 이후 보다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시뮬레이션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게 된다.

그립의 수준을 미리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그랑프리를 준비하면서 각 팀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는 트랙 운영자가 제공하는 일반적인 정보 외에 노면의 그립 수준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다. 대부분 이러한 정보는 타이어 업체로부터 받게 되는데 다른 여러가지 데이터와 종합해서 기본적인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작업은 초기 시뮬레이션일 따름이다.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시뮬레이션에서는 정확하지 않은 랩타임과 정확하지 않은 스피드가 산출된다. 특히 잘못된 다운포스, 쿨링, 브레이크에 대한 정보는 머신의 셋업을 완전히 잘못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립의 수준을 정확하게 가름하게 된다면 이런 오류에 대한 수정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새 트랙에 대한 그립은 그랑프리 주말을 거치면서 크게 달라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므로 금요일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토요일에는 이미 전혀 쓸모없는 정보가 되는 수가 많다." (그랜트 터프)

트랙의 정보를 수집해 효과적인 세팅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IT가 발달하기는 했지만 컴퓨터의 시뮬레이션 조차도 엔지니어들이 그대로 믿는 것은 아니다. 인풋(Input) 정보가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 8월 21일의 터키 그랑프리. 경주장이 지어지고 나서 그야말로 처음 열리는 대회이다. 이번에 이 트랙에서 한번 테스트를 해본 적도 없을뿐만 아니라 하다못해 투어링카 대회라도 열렸다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도 못했다. 그래서 써키트 관리자와의 연대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시뮬레이션은 과거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그랑프리가 열렸던 다른 써키트에서 얻은 데이터는 그나마 도움이 된다. 특히 평균적인 코너의 통과속도, 직선구간에서의 기어 변환과 최고속도 산출 등은 비슷한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는 다른 써키트의 경우와 상당히 흡사하다. 이런 방식으로 엔지니어들이 각각의 코너와 직선구간의 통과속도, 레이싱 라인 등을 산출해내고 이를 조합해서 트랙에 대한 기본적인 셋업을 구상하게 된다.

드라이버는 새로운 써키트에서 처음 주행을 하기 이전에 이미 트랙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고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처음 보는 트랙에 갑자기 첫 랩부터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드라이버는 없다. 트랙 레이아웃의 도면을 보면서 커브와 스트레이트, 시케인 구간을 숙지하고 반복적인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마음 속으로 써키트를 주행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경험있는 노력한 드라이버라면 이정도 만으로도 커브를 통과할 때의 브레이크 지점이나 기어의 변환 같은 것들을 머리속으로 그려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드라이버들이 먼저 몸으로 써키트를 느껴보는 일이다.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은 써키트에 도착하면 싸이클이나 스쿠터 등을 이용해서 트랙을 한바퀴 돌면서 트랙의 특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능하면 엔지니어와 함께 말이다. 몇몇 드라이버들은 실제 서키트를 발로 걸어본다. 걸어 보면서 그전에 알 수 없었던 것들, 예를 들어 노면의 아스팔트가 어느 지점에서 울퉁불퉁하다던가, 연석의 모양이 어느 지점에서 유의해야 할 정도로 높거나 낮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시뮬레이션에서는 잡혀지지 않지만 좋은 랩타임을 덩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이다.

2,3랩 정도의 주행이면 새 트랙에 적응할 수 있다

 

일단 이런 과정이 끝나면 포뮬러원 드라이버가 새로운 트랙에 적응하기까지 2,3랩 정도 주행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트랙에 적응을 할 때 마지막까지 변수가 되는 것이 바로 연석이다. 연석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어떻게 효과적으로 공략을 해야 할 지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연석을 스치듯 가장자리로 통과할 때는 머신이 불안정하지만 아예 연석을 질러 통과하면 안정적일 경우도 있다. 직접 경험을 해 보면서 새로운 써키트의 알려지지 않은 특성은 베일을 벗게 된다.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잘 해도 파악해낼 수 없는 것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런 것들은 몸소 느껴보는 수밖에는 없다." (그랜트 터프)

 

몇가지 사족(蛇足)

터키 그랑프리 개최지 '이스탄불 레이싱 써키트'는 지난 1950년 이래 에프원 그랑프리가 열린 69번째 경주장이며 8월 24일 열리게 될 터키 그랑프리는 745번째 에프원 그랑프리이다. 이로써 터키는 에프원 그랑프리를 개최하는 26번째 나라가 되었다.

/이승우(칼럼니스트) fomi@f1all.net, 자료제공: 알리안츠(http://f1.allianz.com)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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