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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시속 500km의 탄환을 막아내는 ‘F1 헬멧’

[특집] 시속 500km의 탄환을 막아내는 ‘F1 헬멧’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5.08.3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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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g의 첨단 과학 집약…800도의 고화력에 45초 가량 견뎌 내

좋아하는 드라이버를 떠올릴 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아마 그의 헬멧일 것이다. 오늘날 드라이버의 헬멧은 드라이버에게는 일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프로스트, 만셀, 슈마허, 알론소, 피지켈라 등 이들의 헬멧 디자인은 TV중계 속에서부터 포스터와 열쇠고리, 티셔츠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에 걸쳐 유명하다.

물론 드라이버의 헬멧이 누가 누군지 구분을 하는 역할도 하지만 그 자체의 기능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하다. 헬멧은 현대 그랑프리에서 드라이버의 안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한다. 머신이 신체를 보호하지만, 머리는 머신의 탄소섬유 튜브 밖으로 나온다. 따라서 머리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960년대 초에는 헬멧의 목적은 그 기능에만 있었다. 얼굴이 뚫린 ‘젯 헬멧(jet helmet)’이 대유행으로 그 위에 눈을 보호하는 고글을 쓰고 연기와 먼지로부터 입과 코를 덮어 주는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1968년 드라이버의 안전을 주장한 재키 스튜어트가 포뮬러 원 드라이버로서는 처음으로 얼굴을 전부 덮고 앞 가리개가 달린 헬멧을 착용했다. 1969년에 처음으로 이것을 쓰고 레이스에 참가했으며 그는 다시는 다른 것은 절대 착용하지 않았다. 풀 페이스(full face) 시대, 즉 ‘완전한’ 머리 보호가 시작된 것이다.

현대 포뮬러 원 헬멧의 무게는 평균 약 1.5kg이다. 그 중 라디오 장비와 음료 빨대 등의 무게를 제하고 나면 오늘날 헬멧은 정말 가볍다.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합성수지를 사용한 것도 한 이유인데 이들은 현대 헬멧의 디자인과 중량에 있어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결과 현재 놀랄 만큼 강하고 내구력이 뛰어난 머리 보호 장치가 탄생했으며, 최근에는 복합적인 재료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매우 가볍고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재의 헬멧은 다섯 가지의 주요 부품으로 구성된다. 우선 바깥쪽의 충격을 흡수하는 단단한 아우터 쉘(outer shell)과 쇼크를 흡수하는 내부의 이너 쉘(inner shell), 안쪽에 덧대어진 이너 라이닝(inner lining), 턱 스트랩, 그리고 바이저(앞 가리개)로 되어 있다. 이너 라이닝과 턱 스트랩의 금속 고리를 제외하고는 헬멧은 전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포뮬러 원 헬멧의 아우터 쉘은 탄소섬유로 되어 있어 내구성과 강도를 훨씬 높였다.

대부분 헬멧의 아우터 쉘은 열가소성 플라스틱을 이용해 만들어 진다. 일반적으로 이 플라스틱으로 모양을 만들 때는 주로 사출성형 기법이 이용되지만 F1에서 사용하는 탄소섬유는 ‘압축성형’이라고 알려진 기법을 이용해 만들 수도 있다. 탄소섬유는 강하고 매우 단단하지만, 열전도성 때문에 적용이 어려울 수도 있다.

F1 헬멧은 그러나 탄소섬유와 내화성 소재인 케블라를 합쳐 쉘의 강도를 더욱 증가시켰다. 케블라는 현대 헬멧 설계에 있어 가장 강한 소재 중 하나로 주로 군용 철모에 사용된다. 다시 말해 방탄 소재 이다.

이 단단한 외부 케이스 안 쪽에는 이너 쉘이 있다. 이것은 충격을 흡수하는 안감이 덧대어져 있는데 주로 “확장 폴리스틸렌”과 같은 합성수지로 되어 있다. 이 부분은 헬멧이 고정되면 쇼크를 흡수해 머리를 보호하지만 평소에는 머리를 움직일 수 있다. 이것은 스프링과 같은 역할을 해 머리를 적은 범위에서 움직일 수 있게 하지만 안전하고 편안하게 고정시키기도 한다. 이 수지 안에서 작은 버블들이 사고 시 분출해 이 층 전체에 쇼크를 확장시킨다. 이너쉘은 이 과정에서 손상을 입게 되지만 머리는 큰 부상으로부터 보호된다.

▲ 헬멧 공정 과정

그러나 이 층위에서는 헬멧의 모든 부분이 똑같이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머리의 각기 다른 부위를 다른 방식으로 둘러싸고 있어 헬멧은 가장 중요한 부분을 최대로 보호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된다. 세가지 다른 타입의 수지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3중 이너쉘”이라고 한다. 앞 쪽의 소재는 가장 방어력이 뛰어나며 리터 당 50그램이며, 그에 비해 양 사이드는 38그램, 머리 위쪽은 28-35그램이다.

안쪽의 이너 라이닝은 착용자의 머리가 헬멧에 보다 완벽하게 맞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편안함과 보호역할을 극대화 시킨다. 모든 드라이버들은 머리 모양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처럼 모든 헬멧의 형태도 각기 달라야 한다.

폴리우레탄과 같은 부드러운 수지가 주로 사용되며, 편안한 착용감을 위해 부드러운 천이 그 위를 덮고 있다. 뒤폰의 “쿨맥스” 소재가 주로 채택되는데 피부에서 땀 흡수를 잘 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F1 헬멧에 사용되는 섬유류는 내화섬유 임은 당연하다.

다음 턱 스트랩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나일론이 주로 쓰이며 스트랩은 리벳과 접착제를 이용해 아우터 쉘에 영구적으로 부착되어 있다. 양쪽에는 아우터 슬리브(outer-sleeve)에 맞춰져 있는데 마찰로 인한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스트랩 가운데에는 더블-D 금속 패스너가 있어 단단히 고정시는 역할을 한다. 더블-D 방식은 레이스 중간에 느슨해 지는 일이 없도록 스트랩을 꽉 조이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그러나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바이저(visor; 얼굴가리개, 사진 아래)가 있다.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드는데 매우 많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자갈, 돌, 심지어 새 때문에 생기는 충격을 방어할 만큼 강해야 하며 충돌사고에서 깨지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드라이버의 시야를 해치거나 왜곡하면 안 된다. 세 번째로는 바이저가 쉽게 스크래치가 가지 않는 재료로 만들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드라이버들은 비가 오거나 할 때에는 자신의 장갑으로 잘 닦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트레이드 마크로서 드라이버의 개인적인 디자인을 넣는 것이다. 팀 미술가들은 여러 날에 걸쳐 헬멧에 마스킹을 하고 복잡한 디자인을 그려 넣는다. 팬들은 레이스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이버의 머신 코크핏 위로 솟아오른 화려한 문양의 헬멧을 볼 수가 있다.

헬멧은 완벽하다. 현대 모터스포츠에 있어 안전 장비 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가볍고 효율적이며 드라이버들은 매 경기 주말마다 헬멧 덕분에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으며, 불행한 사고가 일어난다 해도 헬멧이 이들을 최고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현재 포뮬러원에서 FIA는 헬멧의 안전도를 테스트하는 강도 테스트를 실시한다. FIA규정의 테크니컬 리스트 25 항목은 다섯 가지 다른 표준을 인정하고 있다. FIA 안전 테스트에서 7가지 헬멧만이 테스트를 통과해 FIA 안전 표준 8860-2004를 달성했다. 여기에는 마일드 세븐 르노 F1 팀이 사용하는 Arai GP-5 RC도 포함된다.

이 헬멧은 영하 20도에서 영상 50도까지의 다양한 온도에서 충돌시험을 거쳤다. 외부 표면은 반드시 강성 테스트와 를 거쳐야 하며 내화성 테스트를 거친 케블라 섬유(강한 합성 섬유, 타이어코드, 방탄복용, 상표명)로 되어 있다.

안쪽 표면은 헬멧 전체를 섭씨 800도의 높은 불에 45초 동안 넣기 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녹지 않고 견디는지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헬멧 앞 보호유리는 충격에 어떻게 깨지는지 테스트를 거치고 시속 500km의 탄환을 막아내야 한다. 턱 끈도 테스트를 거친다. 스트랩의 강도를 테스트하기 위해 35kg의 중량을 가해 이 무게를 잡아 주는지 테스트한다.

모든 헬멧은 안전표준 마크를 부착하는데, 오늘날 이것은 대부분 턱 스트랩 안에 박음질 되어 있다. FIA 테스트는 포뮬러 원에서 머리를 보호하는데 가장 훌륭한 안전 테스트로 명성이 높다. 또한 FIA는 다른 기관과도 공조하는데 대부분 유명한 영국 안전협회(SFI)와 스넬 기념사업회와 함께 한다.

HANS(Head and Neck Support; 머리와 목 지지, 사진 위) 장치는 포뮬러 원에 도입된 후 지난 몇 년 사이에 가장 혁신적인 안전시스템의 하나가 되었다. 이는 미국의 생체역학 엔지니어링 교수였던 로버트 허바드 박사가 1980년 고안해 낸 것으로, 사고 시 급정거로 인해 발생하는 드라이버의 목과 머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대폭 줄이려는 것이 그 목적이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매우 단순한 장치이다. 탄소섬유 깃이 목 주변을 감싸게 되는데 이는 세 개의 끈으로 헬멧에 부착되어 있다.

또한 테더(tether)는 코크핏 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지만 사고가 나면 이것이 작용을 해서 탄소섬유 깃의 위치로 헬멧을 고정시켜 이마 쪽 안전을 지켜준다.

그 거대한 부피 때문에 원래 포뮬러 원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간주되었지만, 1995년 아델라이드에서 있었던 미카 하키넨의 대 사고 이후 헬멧을 F1에 정식으로 채택하게 되었다. FIA는 연구 프로그램을 세웠으며, (에어백 등) 기타 머리의 안전을 위한 방안들을 모두 없앴다. 테스트 결과 HANS 기기는 머리의 충격을 44%까지, 목에 가해지는 충격은 86%까지 줄여준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2003년 초 HANS는 포뮬러 원에 정식으로 채택되었다. F1에서 머리의 부상을 줄이기 위해 채택된 유일한 방법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료제공:마일드세브-르노F1팀
출처:지피코리아(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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