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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20억달러 투자 앱티브 손잡고 완전자율주행 JV설립…"2022년 상용화"

현대차그룹, 20억달러 투자 앱티브 손잡고 완전자율주행 JV설립…"2022년 상용화"

  • 기자명 김민우
  • 입력 2019.09.24 07:23
  • 수정 2019.09.2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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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JV)를 설립하고 완전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나선다. JV는 오는 2022년까지 레벨4·5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고,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양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JV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를 각각 동일하게 갖게 된다. 

JV 본사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하며 설립 인허가, 관계 당국 승인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 최종 설립된다. 최고경영자(CEO)로는 칼 이아그네마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 사장이 예정됐다. 신설 합작 법인은 세계 자동차 업체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유력 자율주행 기업이 별도의 JV를 설립해 자율주행차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모델은 이례적이다. 단순 협업의 틀을 넘어 합작법인 설립이라는 최적의 공동개발 방식을 택한 현대차그룹의 ‘정공법’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IT 기업이 주축이 된 자율주행 업계에 커다란 지각변동과 반향을 예고하고 있다.

신설 JV는 2022년까지 완성차 업체 및 로보택시 사업자 등에 공급할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앱티브의 자율주행 연구거점 외에도 추가로 국내에도 자율주행 연구거점을 마련함으로써 세계적인 자율주행 기술력이 국내에 확산되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및 자율주행 전문 기업으로, 인지시스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및 배전 등 업계 최고의 모빌리티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앱티브가 핵심 사업 분야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부문은 바로 자율주행이다. 2015년과 2017년 자율주행 유망 스타트업으로 꼽히던 '오토마티카(ottomatika)'와 '누토노미(nuTonomy)' 인수를 통해 자율주행 개발 역량을 단번에 끌어 올렸다.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업체 중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보스톤에 위치한 자율주행사업부를 중심으로 피츠버그, 산타모니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거점에서 자율주행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의 임직원 수는 총 700여명에 달하며, 총 100여대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다.

앱티브는 복잡한 교통 및 열악한 기후와 지형 등 난이도가 높은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201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간 중 다양한 업체들이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비가 오는 날에도 유일하게 서비스를 운행한 업체는 앱티브 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앱티브가 얼마나 자사 기술력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사례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자율주행 전문기업 설립을 통해 전세계에서 운행이 가능한 레벨 4 및 5 수준의 가장 안전하고, 최고 성능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나선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은 보다 안전한 이동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크게 절감시키게 된다. 현재 북미의 연간 교통사고 비용은 8360억 달러에 달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840억 달러로 90% 가까이 비용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교통체증에 따른 도로에서 낭비되는 시간과 연료비용도 크게 저감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인류의 삶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자율주행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함께 전진해나가는 중대한 여정이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현대차그룹의 역량이 결합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해 글로벌 자율주행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케빈 클락(Kevin Clark) 앱티브 CEO는 "이번 파트너십은 ADAS를 비롯한 차량 커넥티비티 솔루션, 스마트카 아키텍처 분야 앱티브의 시장 선도 역량을 보다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력과 연구개발 역량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상용화를 앞당기기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차그룹과 앱티브는 총 40억 달러 가치의 합작법인 지분 50%를 동일하게 갖게 된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현금 16억달러(약 1조9100억원) 및 자동차 엔지니어링 서비스, 연구개발 역량, 지적재산권 공유 등 4억달러(약 4800억원) 가치를 포함 총 20억달러(약 2조3,900억원) 규모를 출자하며, 앱티브는 자율주행 기술과 지적재산권, 700여명에 달하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인력 등을 JV에 출자한다.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 미래 ‘게임 체인저’로 거듭나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신설법인 설립 결정으로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중요한 퍼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의 대규모 투자와 앱티브의 고도화된 기술력의 결합으로 JV의 연구개발 역량은 대폭 향상될 전망이며, 자율주행 분야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내연기관차는 물론 순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을 합작법인에 공급해 원활한 자율주행 연구 및 도로 주행 테스트를 지원하고, 기존에 앱티브가 펼치던 로보택시 시범사업에도 현대·기아차 차량으로 대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앱티브 자율주행사업부가 운영하던 기존 연구거점들은 신설 합작법인에 그대로 존치되며, 추가로 국내에도 연구거점을 신규 설립, 국내 자율주행 기술력도 ‘퀀텀 점프’ 수준의 성장을 이룰 발판이 될 전망이다. 또 5G 통신, 인공지능 등 국내 관련 산업과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면서 4차산업 혁명과 고부가가치 산업의 동반 성장을 견인하게 될 전망이다. 신설 합작법인은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S/W 개발 및 공급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자율주행 개발 경쟁은 누가 우군을 더 많이 확보해 다양한 환경에서 더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핵심 관건"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신설법인과의 우선적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더욱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민우 기자 harry@gpkorea.com,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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