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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달콤짜릿 연애느낌' 렉서스 뉴제너레이션 GS350

[시승] '달콤짜릿 연애느낌' 렉서스 뉴제너레이션 GS350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3.10.16 08:11
  • 수정 2013.11.2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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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심 만점의 애인 같은 편안한 차…독일차에 밀리지 않아


렉서스 뉴제너레이션 GS350은 달콤한 연인같았다. 내 신경을 거스르는 일이 절대 없다. 내 입맛에 딱딱 맞춰 주는 배려심 만점의 애인이었다.

겉모습은 약간 각을 살려 무뚝뚝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주행에서 모든 감정을 뒤바꿔놨다. 악셀에 발을 살짝 올려도 충분할 만큼 스르륵 부드럽고 과감하게 출발을 한다. 독일남자의 거칠고 힘센 느낌이 아니라 백설공주의 왕자님처럼 부드럽고 강한 힘이다.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고 조용할 수 있을까. 탑승 전에 잠시 열어봤던 보닛이 떠올랐다. 무려 3,500cc의 커다란 엔진커버가 엔진룸 절반을 넘었었다. V6로 실린더 진동을 상쇄시키는 동시에 무려 310마력의 충분한 힘이 정숙성의 밑바탕이 됐다.

엔진 다운사이징이 대세라고 하지만 이 정도의 정숙성이라면 업사이징도 받아들일만 했다. 연비도 9~10km/l를 꾸준히 유지해줬다. 국산차 쏘나타 연비 정도라고 생각하니 손해보는 기분은 아니었다. 쏘나타와 비교해서 미안하지만 말이다.


같은 가격대 수입차들과 비교할때 더 이상 독일차에 밀리지 않는다. 6,000만원 중반대의 BMW 528i, 아우디 A6, 벤츠 E300은 아주 남성적, 기계적인 고급스러움이 있다. 하지만 GS350 같은 부드러움은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 미끄럼틀에 물 흘러 내리듯 치고 나간다.

거기다 차체,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하체가 단단하다. 기존보다 훨씬 차체 강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몸소 느낄 수 있다. 급출발 급제동 코너링에서도 차량의 무게 중심은 항상 내 엉덩이 아래에 있다는 감각을 잊지 않게 해줬다. 독일차 특히 BMW 고유의 하체강성에 버금가는 안정감이다.


하지만 마냥 부드럽기만 한 애인이 질릴 때가 있다. 스포츠 모드로 다이얼을 맞추면 엔진과 미션의 세팅이 강해져 절제된 으르렁거림으로 쏜살 같이 튀어나간다. 이어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놓으면 서스펜션까지 추가로 단단해 지는 걸 몸소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이틀간 300km의 장거리를 시승하면서 한 치의 주춤거림이나 미션 기어비 엇박자도 느끼지 못했다. 깊게 밟은 악셀에도 다른 차에서 느꼈던 불안함이 없다. 편안함 휴식을 주고 언제나 내 마음을 읽어주는 믿음 같은 것이었다.


제동력도 한 몫했다. 브레이크 패달을 어떻게 밟아도 기분 나쁜 울컥임이 없다. 눈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대용량 디스크와 패드가 부드럽게 내 발 아래 버티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달리고 멈추는 것 모두 예전의 렉서스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주위의 평가가 이해됐다.

개인적으론 특히 시트가 맘에 쏙 들었다. 허리가 좋지 않아 장시간 운전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운전자들에겐 이 보다 반가운 게 없을 터. 우선 등과 맞닿는 시트 높이 조절이 3개로 세분화 돼 있다. 골반부터 꽉 잡아주도록 맞춘 뒤 허리와 어깨 차례로 맞출 수가 있어 운전이 피곤한 줄 모른다.


다만 엉덩이를 받치는 시트 높이는 웬만한 남성이라면 맨 아래로 내려야 다른 차들의 중간에 해당한다. 시트 높이를 맨 위로 올렸을땐 머리가 천정에 닿고도 남을 정도로 포지션이 높다. 신장 150cm의 여성운전자도 충분히 편한 눈높이를 유지할 수 있다. 혹시 아줌마 차?

옥의 티를 찾으라면 작은 사이드 미러다. 크기가 작고 광각처리가 안 돼 있어 사각이 생긴다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이다. 덕분에 촌스럽게 차선변경시 미러 쪽으로 얼굴을 들이밀기를 반복해야 했다.


이밖에 센터페시아 디자인도 일자로 쭉 뻗은 단순화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계기판 윗부분의 은은한 불빛은 에코모드에서 푸른 청량감을, 스포츠모드에선 열정의 붉은 빛을 낸다. 악셀링을 하면 그 불빛이 사라지면서 전방 도로로만 시야를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내비게이션도 한국형에다 마우스가 기어 옆에 설치돼 편안하기 그지 없다.

또 핸드브레이크는 자동으로 잡혀, 기어를 P모드에 놓으면 스스로 바퀴를 꾹 잡아 매우 편리하다. 핸드브레이크를 잡은 채 운전하는 여성운전자의 실수는 없어 보인다. 어 진짜 아줌마 차?

누가 타든 달콤하고, 누가 밟든 짜릿하게 달리는 뉴제너레이션 GS350은 딱 애인같은 차였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한국토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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