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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기블리 S Q4 '부드러움과 터프함의 공존!'

마세라티 기블리 S Q4 '부드러움과 터프함의 공존!'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9.10.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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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는 솔직히 기가 막힌 '하차감'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페라리와 사촌지간 정도 되는 혈통적 명문가 출신의 왕자님쯤 된다.

독일 브랜드가 점령한 국내 도로 위에 이탈리아 출신의 희소성 높은 최고급 브랜드다.

마세라티의 8기통 엔진은 페라리와 공유되는 부분이 많다. 과거 페라리를 능가하던 모터스포츠 대표 브랜드이기도 했다.

1914년 카레이싱 데뷔를 시작으로 1957년까지 F1 등 각종 레이스에서 수백회 우승에 빛나는 마세라티다.

지금은 거의 모터스포츠에서 손을 뗐고 편안한 투어링카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부드럽기만 한 건 아니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는 순간 배기음은 레이싱카로 바뀐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기블리 최상위 엔진 라인업인 S Q4 모델로 마세라티의 브랜드 방향성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트림은 그란루소다. V6 3.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5750rpm에서 최고출력 430마력을 뿜고, 2500~4250rpm에서 최대토크 59.2㎏.m를 강력한 성능을 낸다.

미국 공장에서 알루미늄 엔진 블록을 생산하되 실제 제조와 조립은 이탈리아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완성시킨다. 계기판만 봐도 최고 310km/h까지 적혀있다. 0→시속 100㎞ 가속은 4.7초, 최고속도는 시속 286㎞다.

하차감이 뛰어나다는 건 일명 삼지창 브랜드에 대한 존재감이 엄청나다는 걸 뜻한다. 한눈에 봤을때 마세라티 삼지창 앰블럼은 프런트에 2개, C필러에 2개, 실내 시트 헤드레스트에 4개로 모두 8개에 이른다.

보닛을 열면 엔진커버에도 은빛 찬란한 삼지창이 또 있다.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 상단 시계에도 삼지창이 번뜩인다. 쓱 둘러보기만 해도 벌써 11개의 앰블럼을 볼 수 있다.

이렇듯 마세라티 앰블럼은 역사와 럭셔리함이 녹아 있는 최고의 자랑꺼리다. 차의 성능이 어떨까 궁금증이 일기 전부터 삼지창에 대한 자부심 뿜뿜이다.

그릴은 세로로 짧고 굵게 선으로 처리한 음각그릴이다. 보닛의 앞 코가 길게 뻗어 내려와 그 음각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 뿐이다. 기아차 K7의 음각 그릴과 유사할 수 있지만 그 보다 선이 굵고 럭셔리함이 넘친다.

프레임리스 도어와 휠베이스 3m에 이르는 구성요소는 재규어 보다 더 잘 빠진 형태다. 시트 역시 최상급 재질로 세미 버킷시트에 버금갈 정도로 인체공학적이다. 특히 2열의 시트는 뒤로 젖혀진 각도와 형태로 볼때 상당히 스포티하고 편하다. 하지만 레그룸은 휠베이스 3m의 여유로움은 아니다. 트렁크를 열어보니 깊숙한 형태다.

인테리어는 가죽과 금속, 알칸타라 등으로 깨끗하게 마감했다. 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화려한 디스플레이는 아니다.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 상단의 디스플레이도 단순한 모습이다.

대신 옵션은 최신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온도조절 부분이나 차선이탈방지 기능, 특히 어드밴스드 크루즈컨트롤 등이 적용돼 성인 4인 장거리 주행도 괜찮겠다. 사운드도 아주 입체적이고 센터페시아 시계는 둥근데 위아래로 길게 뻗은 데다 가죽 케이스 형태로 감싸 눈길을 끈다.

본격 밟아보자. 이탈리아 모터스포츠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미국의 국제학교를 다녔던 왕자님이라 표현하면 맞을까. 묵직한 차체가 부드럽게 출발한다. 그르렁거리는 소리는 최대한 자제해 그다지 놀랄 부분은 없다. 스티어링휠도 부드럽게 돌아간다.

도심을 가로 지르며 편안한 대형 세단의 느낌으로 탄다. 엔진 오토 스탑앤고 기능도 있어 편안하다. 기어노브 옆의 스포츠 주행 버튼과 서스펜션이 단단해 지는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가 그렇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으르렁 거리는 사운드와 진동을 내며 완전히 분위기는 반전된다. 두 대의 전혀 다른 마세라티를 타는 기분이다. 다른 브랜드의 차량들은 스포츠 모드로 놓은 뒤 악셀을 밟아야 우렁찬 소리가 난다면 마세라티 기블리는 버튼을 누르는 동시에 완전히 다른 사운드를 뿜는다.

이 소리를 듣고 저절로 속도본능이 자극된다. 쑥 밟으면 안정감을 유지하면서도 가솔린 터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2톤급 차체의 표범이 순식간에 가속에 가속을 더 한다. 그렇다고 불안하진 않다. 급출발과 급제동에서 롤링이나 피칭의 현상은 거의 없다. 최대한 수평감을 유지한 채 속도만 급격히 높인다.

별도로 나눠 놓은 스포츠 버튼과 서스펜션 버튼은 보통 같이 누르게 된다. 급코너링에서도 차체의 쏠림현상은 거의 없을 정도로 훌륭한 편이다. 또한 주행모드 중에 'I.C.E' 버튼을 누르면 계기판에 전륜과 후륜에서 각각 뿜는 힘을 수치로 보여준다. 효율적 주행을 뜻하는 I.C.E는 가속시 전륜에 오히려 힘을 많이 전달해 주행중 밸런스를 잡아주는 성향을 많이 보인다. 기블리는 시승차인 S Q4 사륜구동 외에 기본형인 후륜구동과 디젤 모델이 있다.

패들시프트는 스티어링휠의 뒷면이 아니라 허브축에 고정시켰고, 그래서 조작의 용이성을 위해 연장형태로 길게 뻗었다. 레드존이 시작되는 6500rpm 직전까지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여 주는 기블리다.

하지만 손이 작은 사람들은 스티어링휠과 패들시프트, 또는 스티어링휠과 좌우 시그널 레벨까지 거리가 멀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깜박이를 켜기 위해 손을 내밀면 패들시프트에 조금씩 걸릴 수도 있다.

그래도 패들시프트 조작의 재미는 빼놓을 수 없다. 4000rpm 가량에서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힘 전달에서도 무리가 없다. 팽팽하게 긴장한 큰 체구의 기블리는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변속으로 펀드라이빙의 재미를 선사한다. 

거기다 거칠게 달리면서도 스스로 차선유지를 하려고 지속 방향으로 잡는다. 레벨2 수준의 높은 ADAS 첨단장치로 보다 안정성 있는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때론 부드러운 세단처럼, 때론 시원스런 스포츠 주행을 내 맘대로 즐기는 기블리다.

모터스포츠 DNA를 고스란히 지닌 채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마세라티의 흥망성쇠가 대표모델 기블리의 어깨에 달린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마세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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