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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뮬러1800 최종전… 각본없는 드라마 연출

포뮬러1800 최종전… 각본없는 드라마 연출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0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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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 GT챔피언십 최종전]


인디고팀 ‘료헤’ 행운의 시즌 첫 챔피언 등극

득점 선두 달리던 이승진, 장순호... 통한의 리타이어

한편의 각본없는 스포츠 드라마가 연출됐다. 사가구치 료헤(28, 인디고)가 마지막 경기서 극적인 우승을 거두고 시즌 챔피언에 등극하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

12일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BAT GT챔피언십 시리즈’ 최종전. 포뮬러 1800 종목서 1점차로 종합 득점 1,2위를 나란히 달리던 오일뱅크의 쌍두마차 이승진(89점), 장순호(88점)의 동반 사고 리타이어로 올 시즌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료헤가 국내 포뮬러1800 레이스 데뷔 4년만에 시즌 첫 챔피언컵에 입을 맞췄다. 국내 모터스포츠 사상 외국인 드라이버에게 시즌 챔피언컵을 넘겨준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날 경기의 최대 하이라이트였던 포뮬러 1800은 정말 말그대로 ‘대이변과 각본 없는 드라마’를 보여줬고 자동차 경주의 진수를 보여준 최고의 현장 무대였다.

지난 5전까지 불과 1점차로 시즌 챔피언을 다투던 이승진과 장순호. 결승 당일 오일뱅크의 두 드라이버 중 한명이 시즌 챔피언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21점차로 뒤진 료헤는 자력 우승 뿐만 아니라 오일뱅크의 쌍두마차가 모두 리타이어 해야만 시즌 챔피언컵을 얻을 수 있는 확률적으로 희박한 상황이었다. 특히 올 시즌 막강 화력의 오일뱅크팀이 지난 5번의 경기를 모두 우승으로 끌어내 더욱더 어려운 관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전혀 예측을 불허했다. 오일뱅크로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일어났고 인디고는 기적의 샘물이 터져나왔다. 예선 1위 장순호, 그 뒤를 이승진이 나란히 했다. 스타트 신호가 떨어지자 한발 먼저 나간 이승진이 선두를 잡고 장순호가 그 뒤를 이어갔다. 둘은 1번코너를 지나면서 첫 번째 충돌을 일으키며 스핀했다. 곧바로 레이스를 재개했으나 이때 순위는 둘 다 최하위. 하지만 두 드라이버 중 상대 보다 먼저 앞서기만 한다면 시즌 챔피언컵을 안을 수 있기 때문에 둘의 혈전은 랩을 거듭할 수록 더욱 치열했다.

운명의 5바퀴째 1코너서 이승진을 추월한 장순호가 앞서갔다. 그러나 3코너 지점서 이승진은 장순호를 추월하려다 추돌사고와 함께 이승진의 경주차가 하늘을 치솟는 대형사고가 터져 나왔다. 순간 두 대의 경주차는 샌드위치가 돼버렸고 밑에 깔린 장순호는 이승진의 경주차 바닥부분에 헬멧을 치이면서 목부상을 당했다. 장순호는 곧바로 인근 아주대 병원으로 이송됐고 정밀검사 결과 다행히도 큰 부상은 없는 걸로 확인됐다.

얼룩진 사고로 중지됐던 경기를 재개한 결과 료헤가 행운의 시즌 첫 승리를 거두고 외국인 드라이버 사상 처음으로 대망의 챔피언 자리를 얻어냈다. 경기후 료헤는 “그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운이 따르지 않아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마지막 경기가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 줬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투어링카 통합전으로 열린 GT1 종목서는 인디고의 김의수가 우승해 올 시즌 3승을 거두고 총 84득점으로 2위 윤세진(오일뱅크)을 제치고 시즌 챔피언컵을 차지했다.

김의수는 작년에 이어 GT1종목 첫 2연패의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인디고팀은 97년 10월 팀창단 이후 6년만에 처음으로 포뮬러1800과 GT1 양대 종을 석권하는 쾌거를 이뤄냈고 오일뱅크팀은 95년 팀창단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단 한개의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지 못하는 불운의 시즌을 마감했다.

이 날 GT2에서는 2위에 오른 김한봉(펠롭스)이 종합 득점 1위로 시즌 챔피언컵을 거머쥐고 2년 연속 시즌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투어링A는 강현택(타키온), 하이카는 김동륜(블라스트), 신인전은 김동선(마루아치)이 각각 시즌 챔피언컵을 차지했다.

한편, 모빌엣지 이글팀의 김정수는 토요타 렉서스 IS200을 몰고 GT2종목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차가 국내 자동차 경주리그에 참가. 첫 우승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번 일본차의 우승으로 내년에는 보다 많은 수입차 메이커들이 자동차 경주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수는 내년에도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토요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국내 최고 종목인 GT1에 도전한다.

GT1종목에 출전키로 했던 캐스트롤-BMW GT팀은 경주차 세팅을 끝내지 못해 출전하지 못하고 경주차 전시 발표회만 가졌다. 캐스트롤-BMW GT팀은 내달 11월 창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용인=글 사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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