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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아우디, 벤츠 'GLE' 출시에도 미소 짓는 이유는?

BMW·아우디, 벤츠 'GLE' 출시에도 미소 짓는 이유는?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19.11.0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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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메르세데스-벤츠 GLE 출시에도 경쟁차종 BMW 'X5'와 아우디 'Q7' 판매량이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국내형 GLE에서 반자율주행, 파노라마 선루프 등 일부 사양이 빠지면서 고객들이 경쟁 모델로 돌아선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수입차 시장을 주도하는 벤츠의 주력 SUV 등장으로 긴장했던 프리미엄 수입차 업체들이 안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MW X5는 지난달 202대가 팔리면서, 전월 대비 2배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벤츠 GLE 신차 출시로 판매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다. 

GLE는 지난 9월 신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 누적 판매 200만대의 벤츠 중대형 SUV다. 1997년 출시 당시에는 M클래스였지만, 2015년 벤츠의 새로운 작명에 따라 GLE로 변경됐다. 신형 GLE는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큰 플러시 피티드 휠로 이루어진 차체 비율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초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를 장착해 높은 상품성을 갖출 것으로 기대됐다. 첫 달 판매량도 419대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뤄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GLE 출시에도 불구하고 X5 판매량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은 실제 GLE 대기 수요가 더 많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은 두 모델 간 디자인, 주행성능, 첨단기능 등을 분석하고 X5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특히 X5는 반자율주행을 위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을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한 반면 GLE는 관련 기능이 없어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다 통풍 기능을 포함한 컴포트 시트,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등도 X5 일부 트림에서 선택 가능하지만 GLE에서는 불가능하다.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을 포함한 파킹 어시스트, 차선변경알림,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선호도가 높은 품목도 X5가 앞선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GLE는 출시 초기부터 반자율주행이 옵션으로도 제공되지 않고, 높은 가격 대비 낮은 상품성으로 '깡통'이라는 혹평까지 듣고 있다"면서 "반면 X5는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기능을 갖춰 높은 가격에도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파워에서도 오히려 BMW가 앞선 수치를 보이고 있다. BMW는 X5 x드라이브 30d M 스포츠 패키지의 경우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으로 최고 265마력, 최대 63.2㎏·m의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GLE 300d 4매틱은 4기통 디젤 엔진으로 최고 245마력, 최대 51.0㎏·m의 힘을 낸다. 

판매가격은 X5 x드라이브30d x라인이 9790만원, X5 x드라이브30d M 스포츠 패키지가 1억590만원이고, GLE 300d 4매틱은 9030만 원, GLE 450 4매틱은 1억50만원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GLE가 경쟁력이 앞서보이지만, 실제 상품성 대비 가격은 X5가 낫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사업을 재개한 아우디 역시 GLE 대기 고객을 Q7으로 유인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Q7은 최근 대폭 할인해 6000만원 후반대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2.0리터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최고출력 252마력, 최대토크 37.7㎏·m 힘을 낸다. 동력 성능 측면에서는 GLE보다 못하지만, 4000만원 가량 싼 가격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 

게다가 벤츠는 GLE 리콜 계획을 제출하고서도 불과 3일 후인 지난 9월 3일 신차 출시 행사에서 리콜 사실을 밝히지 않아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리콜 대상은 더뉴 GLE 300d 포매틱과 GLE 450 포매틱 529대가 대상이었다. 벤츠 동호회를 중심으로 GLE 모델에 결함이 있음에도 이를 숨기고 출시를 강행했던 건 명백한 소비자 기만 행위라며 구매자들은 땅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도 2019년형 GLE의 상품성이 낮다는 것을 인지하고 2020년형 모델에는 다양한 옵션을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할인에 인색한 벤츠가 2019년형 모델 재고 물량을 털기 위해 할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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