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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불작가 이융세, 파리 바지우 갤러리 개인전...추상화 25점 전시

재불작가 이융세, 파리 바지우 갤러리 개인전...추상화 25점 전시

  • 기자명 박한용
  • 입력 2019.12.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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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스위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재불화가 이융세(1956)씨가 파리 갤러리 바지우에서 한지로 만든 추상화 약 25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2019년 11월 29일부터 2020년 1월 말까지 진행되며 1990년대부터 최신작까지 약 25점의 선별된 대표작을 통해 이융세 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고암 이응로 화백의 아들 이융세씨는 어렸을 적 프랑스에 건너가 자라면서 고암의 곁에서 일찍부터 화가의 길을 접어들었다. 파리 아카데미 그랑드 쇼미에르와 에콜 데 보자르를 졸업했고, 동시에 아버지가 세운 동양미술학교에서 수묵화를 배우고, 조각과 목판화를 연구했다. 조국에 대한 많은 기억을 갖지는 못했지만 고암선생이 운영하던 동양 미술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동양미에 대한 철학을 몸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자연을 똑같이 복제하는게 아니라 자연을 이해한 뒤에 재창조하라” 고 말했던 고암선생의 생전의 가르침 대로, 자연이 주된 주제인 그의 작품 세계는 복사된 자연 광경이 아니라, 식물, 광물, 물, 땅 그리고 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추상 풍경이 작가 고유의 기술로 탄생된 한지 콜라주의 독특한 마티에르로 재창조된다. 

작가의 한지 콜라주 작업은 먼저 나무판을 조각하며 시작한다. 조각된 나무판에 젖은 한지를 올린 후 두드리거나 구겨서 모양을 만든 다음 한지가 마르면 떼낸다. 이렇게 완성된 울퉁불퉁한 한지 조각들을 아교풀로 잇거나 겹쳐 붙여나가는 콜라주 과정을 거치면서 이융세만의 독특한 마티에르를 만들어낸다. 우둘투둘한 한지에 스며든 먹과 아크릴 물감, 과슈, 그리고 천연물감 색들의 미묘한 농담 변화가 마치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질감을 완성하며 고요하면서도 경쾌한 자연의 생명력을 자아낸다. 

이렇게 주름지고 돌출된  표면 사이사이에 부드럽게 파고든 먹과 색이 조화롭게 대비를 이루며 탄생된 움틀 거리는 생명력이 우리들로 하여금 보여지는 시각을 넘어 한층 더 고요한 명상의 세계로 이끄는 것이다. 

“이융세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무한한 세상을 마주하고 압도적 고요함에 빠져들게 됨을 느낍니다. 이 고요함은 무엇보다 관객들의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조용히 침묵할 때, 비로소 다른 세계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심은록(미술평론가)

1층에 전시될 대형 추상 풍경들이 한지 위에서 우아하게 피어오르며 차분함과 동시에 강렬한 감정을 관객들에게 이끌어낸다면, 갤러리 지하공간에서 펼쳐지는 약 15점의 명상적 추상 풍경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시공간을 초월한 고요한 자연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이융세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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