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통째로 움직이는 명품거실'
[시승기] 랜드로버 뉴 디스커버리 '통째로 움직이는 명품거실'
  • 김기홍
  • 승인 2020.01.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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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SUV의 상징인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명품 온오프로더로 통한다.

지난 87년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 각국에서 그 명성을 휘날리고 있다.

최근 대형 SUV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도 사실은 디스커버리로부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누구나 접근하기 힘들었던 1억원 전후의 차량 가격 때문에 소수만이 누리던 특권인 명차가 바로 디스커버리였던 셈이다.

이름에서부터 모험의 이미지가 팍팍 느껴진다. 오지와 험지에서 통하는 유일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다.

우선 5세대 7인승 뉴 디스커버리는 듬직한 차체를 자랑한다. 전장은 4970mm, 전폭 2000mm, 공차중량 2450kg에 육박하면서도 온ㆍ오프로드, 길이든 아니든 멋진 디자인으로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외형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디스커버리 1~4까지 불리던 이름표에서 숫자를 과감히 지워버렸다. 우리 기억에서도, 또는 지금 도로에서도 심심찮게 디스커버리4라는 타이틀을 단 디스커버리를 만날 수 있다. 반갑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모델이다.

또다른 도전을 시작한 뉴 디스커버리는 기존의 각진 큰 차체 대신 부드럽게 외형 모서리를 잘 다듬어 도심에서 더 어울리도록 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박스카 형태로 각졌던 뒷모습이 부드럽게 깎이면서 아직도 눈에 조금은 낯설지만 부드러워진 모습에 적응하는 중이기도 하다.

달리기 실력은 출중하다 못해 웅장하다. 대형 SUV지만 시속 0-100km까지 단 7.5초 만에 도달한다. 900mm의 동급 최고의 도강 깊이와 3500kg의 견인력까지 갖췄다. 무려 2.5톤에 이르는 무게지만 이번 시승 모델인 HSE Sd6 트림은 전혀 체중을 반영하지 않는다. 마치 과거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던 헤비급 스타복서 무하마드 알리를 연상케 한다.

6기통 3000cc 트윈 터보 디젤엔진은 기존 TD6 싱글 터보엔진에 비해 더욱 흡족한 파워를 즐기도록 한다. 럭셔리한 거실이 통째로 수직이동하는 모양새다. 수치로 따지면 기존 모델 보다 48마력 높아진 출력(306마력)과 10.2㎏·m 높은 최대 토크(71.4kg.m)로 폭발적인 성능을 낸다.

영국 귀족 전통의 마차를 연상시키는 높은 도어 윈도우, 손을 많이 올려야 윈도우를 여닫을 수 있도록 한 기품으로 각종 기능들이 다가온다. 전동식 3열 2시트를 올렸다 내릴 수 있어 최대 7명이 풀로 탑승한 상황에서도 오프로드로 당장 달려가고픈 욕구가 든다.

서울에서 경기도 안성의 골프장을 오가는 왕복길에선 올뉴 디스커버리의 장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4명이 골프채 4세트와 보스턴백까지 싣고 아주 여유로운 라운딩을 즐길 수 있도록, 마치 4인 골프 패키지에 포함된 명품 이동서비스처럼 느껴진다.

전동 트렁크는 하단 올림막까지 함께 작동해 적재된 골프채나 가방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짐을 내릴땐 손으로 올림막을 눌러 내리고, 다시 닫힘 버튼을 누르면 올림막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높다란 트렁크를 닫을 수 있다.

통상 몸에 소지하는 짐들이 많아지고 들고 있던 음료수까지 고려하면 실내 수납공간이 아주 다채롭고 여유롭다. 양 도어 포켓과 콘솔의 이중 수납공간 등을 활용하니 양손이 아주 홀가분하다. 고속도로에선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이용해 편안히 질주한다. 

특히 크루즈컨트롤 작동시 스티어링휠의 오른쪽 리모컨의 SET 버튼을 단 한번만 누르면 바로 작동을 시작한다. 다른 차들이 두번 세번 눌러 크루징을 ON 시키고 속도를 맞추는 등의 복잡한 과정이 없는 최고의 시스템이다. 또한 이 크루즈컨트롤 기능은 고속에서 정지까지 계속 스스로 작동한다. 혼잡시 정차 3초 이내까지는 스스로 다시 재출발하고, 이를 넘어서면 살짝 버튼을 한번 더 눌러주면 끝. 

국도와 비포장도로를 지날때는 에어 서스펜션이 설레는 질주의 기분을 그대로 유지시킨다. 단단한 하체를 유지하면서도 잔충격들은 최대한 흡수하는 성향을 보인다. 차체가 높고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기에 딱 맞는 서스펜션 설계다.

차체를 올려야 할만큼 질퍽한 오프로드를 달려보지 못한 게 다소 아쉽다. 정차중 버튼 하나로 차체를 4cm까지 오르내리는 기분은 아주 묘하다. 운전석에서 보닛을 바라보며 차체를 높이면 차가 오르내리는 게 시야로 보일 정도로 확실한 하체 상승을 시킨다.

다이얼식 변속기의 S모드는 보다 팽팽한 파워트레인을 즐기라고 권하는 듯하다. 커다란 명품 거실이 통째로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달리는 기분에 탑승자들은 모두 "오~" 감탄사를 터뜨린다. 패들시프트를 맘껏 사용해도 차체 무게의 두 세배는 버텨 줄만큼의 변속 내구성이 온몸으로 다가온다.

주행모드는 7가지가 있는데 진흙길, 눈길, 바윗길 모드 등은 국내 비포장 도로는 물론 전세계 곳곳 어딜가든 자신있게 달릴 수 있어 보인다. 언젠간 급경사 등판능력과 90cm의 도강능력 등 명품 오프로더 디스커버리를 다시 경험해 보고픈 마음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랜드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