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 황진우 “도전은 계속된다”
이승진, 황진우 “도전은 계속된다”
  • 지피코리아
  • 승인 200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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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국제 F3코리아 수퍼프리 이승진 선수 활약 일지

2003년 11/21~11/23까지 3일간은 지난 1987년에 모터스포츠에 꿈을 실은지 17년 중에서 가장 힘들고도 보람된 날이었다.

 

이승진 선수와 매니저인 본인은 제5회 코리아 F3 수퍼프리에 참여하여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굳은 다짐을 다지게 해주었다.

 

우리는 현대해상 ADR F3팀의 소속으로 F3 KOREA에 참여하기 위해 영국의 실버스톤 트랙과 웨일즈 팸브리 서킷에서 강행군의 연습과 인디고레이싱의 배려로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연습할 수 있었다. 세계최고의 F3선수들과 겨루어 부족하나마 최선의 준비를 해온 이승진 선수는 지난 4년간 각종 창원에서 열린 F1800 경기에 참여한 경험과 2002년도 KMRC F1800 시리즈 챔피언으로서 코리언의 능력을 보여줄 준비를 하였다.

 

11/21은 연습주행이 시작되어 조금씩 Dallara 무겐 F302 머신에 다시 적응해 나가면서 몸을 풀어가던 이승진 선수는 머신이 영국에서 테스트 할때와 같은 성능이 나지 않음을 깨닫고 피트인을 해서 팀의 메케닉들과 상의한 결과, 전기관련 스위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4단에서 5단으로 변속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주어진 연습시간은 너무나도 짧았다. 연습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머신을 정비하느니 차라리 조금이라도 창원서킷의 레이아웃을 익히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 이승진 선수는 머신 트러블에도 불구하고 짧은 연습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연습에 매진하였다. 거의 모든 선두권의 선수들이 1분 12초 안의 랩타임을 기록할 때 1분 17초 이상의 기록 밖에 내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에 팀원 모두가 안타까워 하였다.

 

이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많은 팬들 또한 이승진 선수의 상상치 못한 느린 랩타임에 걱정과 야유가 섞여 나왔다. 이 중요한 순간에 머신 트러블은 정말 이승진 선수에게는 필요치 않은 것이었다.

 

연습주행내내 머신트러블과 싸우던 이승진 선수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나, 2002년 영국 F3 챔피언 팀인 ADR팀의 엔지니어들과 무겐 엔진의 공급업체인 닐 브라운(Neil Brown) 엔지니어링사의 엔진튜너가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주리라 믿고 예선에서 좋은 랩타임을 끊기 위해서 팀의 데이터 엔지니어들과 데이터 로그인 시스템의 데이터를 장시간 분석하며 내일을 준비하였다.

 

예선이 있는 11/22 토요일 아침은 유난히도 날씨가 맑아 어제의 머신트러블로 무거웠던 선수와 팀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는 것 같았다. 오전에 홀수번호 차량의 예선이 시작되자 이승진 선수는 정상적인 머신의 성능을 찾아 단숨에 1분 14초대에 접근하여 한국 최고 선수의 자존심을 지켰으나, 14초 2까지 내려간 랩타임은 머신의 언더스티어 문제가 발생하여 더 이상 좋아지지는 않았다.

 

전날 연습주행 시간에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해 자신만의 세팅을 찾지 못한 결과였을까(?) 예선전 내내 언더스티어링 문제와 싸우다 결국 한국의 또 다른 새내기 기대주 황진우 선수보다 조금 앞선 1분 14초 초반의 예선기록에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두 명의 한국선수 앞에 모든 선수들은 1분 12초안의 예선기록을 내었고 새로운 영국의 루이스 해밀턴 선수는 1분 9초대의 기록으로 창원서킷의 랩타임 신기록을 세웠다.

 

폴시터 해밀턴 선수와 4초 이상의 차이는 충격적이었으나 완벽한 준비가 된 외국선수들과 특히 맥라렌 F1팀의 후원을 받고 있는 차세대 F1스타와의 실력비교는 애초부터 말이 안되는 게임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예전의 한국 대표 선수들이 2.5~3초 정도 뒤진 기록보다도 느린 4초 이상의 기록차이는 한국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모든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성적일 수 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결함이 있는 머신으로 경기를 마치기 위해 이승진 선수는 최선을 다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경기결과로 볼 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지만 이것이 한국 모터스포츠의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제대로된 투자없이 혹시나하는 억지기대에 혹시 있을 냉담한 시선은 사양하고 싶다.

 

드디어 경기 당일인 11/23 일요일 오전 9시. 27대의 F3머신의 멋진 배기음으로 아침 웜업(Warm-up) 주행이 시작되었다. 이승진 선수는 어제의 언더스티어와 연습주행때 머신트러블을 극복하고 모닝 웜업 주행때 피트인을 계속적으로 하며 스타트를 여러 번 연습하였다. 다행히 이승진 선수의 머신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듯하여 팀원들과 본인은 안도의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경상남도에서 정성껏 준비된 오프닝 행사 뒤 시작된 첫번째 경기전에 이승진 선수와 ADR팀 메이트인 데니 왓츠 선수는 서로를 격려하고 행운을 빌며 각자 자신의 머신의 조종석에 들어갔다. 드라이버 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들도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 누구하나 말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으며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드라이버들은 스타팅 그리드를 향해 달려나갔다.

 

경기는 스타트 신호등이 적색에서 초록색으로 변하면서 27대의 F3머신의 천둥 같은 배기음과 함께 시작되었다. 선두권에서는 미국의 안티누치 선수가 폴시터 루이스 해밀턴 선수를 제치고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이승진 선수는 스타트때 클러치에 문제가 생긴듯 포지션을 여러명에게 빼앗기며 경기를 시작하였다.

 

앞서가던 선수들이 황진우 선수를 패스하다 사고가 나서 황진우 선수는 안타깝게도 리타이어를 하였으나 이승진 선수는 또다시 생긴 머신의 이상 현상을 극복하고 오전 경기를 무사히 마치고, 오후의 본선 경기에서도 계속되는 동력부분의 문제를 안고 무조건 완주를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한 결과 21위라는 기록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직선코스에서도 머신이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이 달리는 모습을 지켜 보는 많은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과 팀원들은 안타깝기가 이루말할 수 없었다.

 

왜 하필이면 이승진 선수의 머신에만 계속해서 트러블이 생겨서 이렇게 경기를 어렵게 해야만 하나 하는 생각에 달리는 랩마다 속이 상해서 어쩔줄 몰랐으나 이승진 선수의 침착하고 노련한 경기 운영 실력으로 트러블이 있는 머신을 채커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 이승진 선수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지난 5년 동안 출전한 6명의 국가대표 선수 중에 조경업 선수 외에 두번째로 사고없이 완주를 해낸 이승진 선수는 자신의 기록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내년에도 F3의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결과적으로 비록 이번 경기가 완주를 목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이것이 분명 우리가 거쳐가야 할 과정이라 생각하고 국제적인 레이스에 참여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모터스포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수 개인의 뛰어난 자질만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투자 그리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 본인과 이승진 선수는 2009년에 유치하려는 F1 KOREA 경기를 위해 국내모터스포츠의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함을 모두에게 다시금 상기 시켜주고 싶다.

 

더불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마케팅을 통해서 2002 월드컵때 온 국민을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로 넣었던 그때의 그 뜨거웠던 환호와 열기의 함성이 국내모터스포츠가 열리는 창원서킷에서 다시금 재현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3일간의 F3 경기일정은 또 하나의 기록으로써 한국 모터스포츠의 역사에 남겠지만 이번 경기에 기업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경기에 참여해 본 이승진 선수와 본인은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로운 도전 목표를 찾은 멋진 순간들이었다.

 

이번 제5회 국제 F3 코리아 수퍼프리에 국가대표팀으로서 참여할 수 있게 도와주신 현대해상, 경상남도, 현대레이싱, 덴소코리아, 지멘스 VDO, 금호타이어, KARA, 그리고 멋진 팀웍과 우정을 나눈 ADR F3팀과 한.영 모터스포츠 프로젝트 2003에 도움을 주신 영국대사관과 SMS코리아에 큰 감사를 드린다.

/글= 권 마이클 (이승진 선수 매니저 겸 F3팀 매니저) michael@motortainment.com
출처: 지피코리아(GP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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