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80 vs GLE vs X5 vs XC90` 프리미엄 준대형 SUV 대전…"당신의 선택은?"
`GV80 vs GLE vs X5 vs XC90` 프리미엄 준대형 SUV 대전…"당신의 선택은?"
  • 김기홍
  • 승인 2020.01.2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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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첫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이 출시 이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GV80은 15일 출시후 일주일만에 2만2000대 계약이 이뤄지며 연간 판매 목표 2만4000대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2만대 규모였던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은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GV80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제 예비 구매자들은 기존 유럽산 프리미엄 SUV 강자들과 비교에 나섰다. 가격, 디자인, 성능 등 다양한 측면에서 비교하며 본인 라이프 스타일과 철학에 맞는 차량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에 지피코리아는 제네시스 'GV80',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볼보 'XC90' 등 동급 대표 4개 차종의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크기·거주성 XC90 '으뜸'…GV80 거주성 예상외 '불편'

GV80, GLE, X5, XC90 4개 차종의 크기는 상당히 비슷하다. 5미터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전장, 2m 내외의 전폭, 1700~1800㎜ 사이의 전고 등 어느 한 차량이 눈에 띄게 크거나, 작지 않다. 4대를 한 줄로 세워놓으면 차이가 눈에 들어온다. 전장은 4950㎜의 XC90이 가장 길다. GV80과 차이는 5㎜에 불과하다. 전폭은 볼륨감 있는 디자인의 GLE가 압도적이다. 실제 전폭도 2020㎜으로, GV80(1975㎜)이나 XC90(1960㎜)보다 훨씬 넓다. 높이는 GLE와 XC90이 1770㎜으로 동일하게 가장 높았다. GV80은 전고가 1715㎜로 가장 낮아 스포티한 느낌이 강했다. 

휠베이스(축거) 크기는 GLE(2995㎜), XC90(2984㎜), X5(2975), GV80(2955㎜) 등의 순이다. 휠베이스는 캐빈과 트렁크 공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실제 거주성은 휠베이스가 길 수록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전고까지 높다면 더욱 여유로운 공간이 제공된다. 1열 공간은 X5가 가장 넉넉하다. 운전 중심적인 배치 덕분이다. 나머지 3개 차종은 비슷한 거주성이 제공된다. 반면 2열부터는 큰 차이를 보인다. X5는 2열 공간이 가장 좁다. 2열이 넉넉한 차량은 GLE와 XC90이다. 무릎공간과 머리위 공간이 넉넉하다. 다만 '캡틴시트'가 장착된 XC90의 6인승 모델의 경우 GLE보다 훨씬 여유롭고 안락한 공간이 제공된다. 

4개 모델 중 3열 공간 비교는 GV80과 XC90만 가능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GV80의 3열은 성인이 앉기 힘들 정도로 좁았다. 제네시스 측은 신장 168㎝까지 착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어린이가 아니면 사실상 앉기 힘든 공간이다. XC90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신장 170㎝ 이상의 성인이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됐다. 트렁크의 전체 적재공간은 GLE가 가장 컸다. 하지만 2열을 세워놓은 상태로 비교하면 XC90이 1019리터로 가장 넉넉했다. 

●동력성능·연비 GV80 우수…가속성능은 X5 우위

동력성능 면에서는 직렬 6기통 3.0 디젤엔진을 장착한 GV80, X5가 직렬 4기통 2.0 디젤엔진을 장착한 GLE, XC90보다 뛰어났다. GLE도 직렬 6기통 3.0 디젤엔진, XC90의 경우 최고출력 400마력의 PHEV 모델이 있지만, 주력 디젤 차량으로 비교하다보니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가장 뛰어난 동력성능을 자랑한 모델은 의외로 GV80이었다.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한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78마력, 최고토크 60.0kg.m으로 제원 상 가장 인상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특히 출력은 동급 모델 중 가장 높았다. 토크는 BMW X5가 63.2kg.m로 GV80을 좀 더 앞섰다. X5는 높은 토크 덕분인지 실제 주행에 제공하는 가속력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도 6.5초 만에 도달해 웬만한 스포츠 세단보다 뛰어나다. 

GV80은 복합기준 공인연비가 4개 모델 중 유일하게 11㎞/l를 넘는 11.8㎞/l로 나타났다. 다만 22인치 휠을 장착한 7인승 모델의 경우 10.4㎞/l까지 낮아진다. 2.0 모델 간 비교에서는 XC90이 10.9㎞/l로 GLE를 0.3㎞/l 앞섰다. 

●'안전의 볼보' XC90, 16년 간 사망자 '제로'…GV80 '안전 신세계'

안전 사양 비교는 상당히 어려운 분야다. 나라별로 유럽의 'NCAP', 미국의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한국의 KNCAP 등 조금씩 다른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 각 모델별 평가 시기도 달라서 직접적인 비교는 더욱 어렵다. 다만 이번 비교 차종 중 GV80을 제외한 3개 차종이 유럽에서 왔기 때문에 NCAP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그나마 객관적일 수 있다. NCAP은 ▲성인 승객 보호 ▲어린이 승객 보호 ▲교통약자 보호 ▲주행 안전보호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점수는 완벽한 0~100%로 나눠진다. 

테스트 결과로만 보면 XC90 점수가 가장 높다. XC90은 성인 승객보호 97%, 주행 안전보조 94%, 어린이 승객 보호 87%, 교통약자 보호 72% 등 평균 87.5%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주행 안전보조 점수는 2위를 차지한 GLE(78%)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XC90은 차간거리와 차선유지를 제공하는 '파일럿 어시스트Ⅱ'를 기본으로 장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볼보의 안전에 대한 철학이 가미된 XC90은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16년 간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것이 우연은 아니라는 뜻이다. 

GLE와 X5의 안전성도 XC90 못지 않다. GLE의 경우 어린이 승객 보호(90%)와 교통약자 보호(78%)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X5는 전반적으로 평균 이상의 안전성을 제공한다. GV80은 아직까지 현대차그룹 자체 테스트 결과만 제공하고 있다. 다만 각종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10개의 어드밴스드 에어백,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 등은 GV80의 안전성을 담보한다. 또 세계 최초로 적용된 인공지능(AI) 기술인 머신러닝 기반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ML)은 안전성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부분자율주행까지 제공한다. 

●가성비를 따진다면 XC90과 GV80…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면 GLE

현대차는 세계적으로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가 좋은 차량으로 유명하다. 제네시스 역시 프리미엄 시장에서 가성비가 상당히 뛰어나다. GV80은 기본 가격이 6580만원으로 경쟁 모델 중 가장 저렴하다. 필요한 기능과 장비를 추가하면 8000만원 선까지 가격이 훌쩍 오른다. 그럼에도 동급 차량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고급스럽고, 첨단 기능도 훨씬 다양하다. 실내 공간의 고급감은 한 등급 위인 벤틀리를 떠올리게 한다. 원하는 기능을 모두 넣은 '풀옵션' 모델도 900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GLE, X5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하다. 

이쯤 되면 XC90의 가성비도 눈에 들어온다. 우선 기본 모델인 모멘텀의 경우 8030만원으로, GV80과 비슷한 수준이다. 첨단 장비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실내 공간은 더욱 넓다. 풀옵션 모델인 인스크립션을 살펴보면 고개를 다시 한 번 갸우뚱 하게 된다. 9060만원의 가격으로 벤틀리 디자이너가 만든 실내와 총 1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영국 바워스&윌킨스(B&W)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을 누릴 수 있다. GV80의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도 훌륭하지만, 스웨덴 '예테보리' 콘서트홀 기술이 적용된 XC90의 B&W 사운드 시스템은 압도적이다. GLE의 '부메스터', X5의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1억원을 훌쩍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브랜드 가치를 따져보면 넷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가장 높다. '차=벤츠'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다만 국내 판매하는 GLE의 경우 그런 수식어가 아깝게 느껴질 정도의 구성이다. X5는 역동성을 좋아하는 운전자에게 적합하다. GV80과 XC90의 가성비는 엇비슷하지만, 브랜드 가치를 따져본다면 아직은 볼보가 제네시스보다 좀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스웨디시 럭셔리'를 추구해온 유구한 헤리티지가 브랜드, 제품 곳곳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는 아직 출범 5년도 채 안된 신생 브랜드인만큼 헤리티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지금까지 현대차가 추구해온 '빨리빨리' 방식으로는 헤리티지를 만들기 힘들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김민우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