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제네시스 G80 3.3T '반자율주행에 꽂히다'

제네시스 G80 3.3T '반자율주행에 꽂히다'

  • 기자명 지피코리아
  • 입력 2020.02.03 23:0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8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시작점이었다. 최근 들어 모델 노후화로 존재감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제네시스의 든든한 기둥이다. 동급 차량 중 큰 크기와 넉넉한 배기량, 안정감있는 주행 질감 등이 장점이다. 그 중 G80의 반자율주행 기능은 탈수록 빛이난다. 아무리 수입차들이 득세하는 시대라 하지만 아직 반자율주행 기능은 현대차그룹이 가장 앞서는 브랜드그룹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이는 꽤나 중요한 부분이다. 미래차는 전동화와 자율주행기술이 양대 핵심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자율주행 기술은 곧 현실로 드러날 것임이 확실하다.

그래서 제네시스 G80의 반자율주행 기능에 초점을 두고 고속도로 장거리 시승을 떠났다. G80이 올해 중으로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이미 반자율주행의 높은 기술력은 더 이상 아쉬울 것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까웠다.

시승한 G80 3.3 가솔린 터보 AWD 모델은 강력한 스포츠 주행성능은 물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을 기반으로 한 반자율 주행 기능인 고속도로주행보조(HDA) 기술이 압권이다. 정체가 심한 서울 도심에선 별 관심없던 반자율주행 기술이지만 이번 '서울~대전~무주~통영' 간 고속도로에선 아주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G80은 차선을 이탈하면 핸들에 진동을 주며 주의할 것을 경고한다. 가장 가벼운 단계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이어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고속주행은 물론 정체구간에서도 스스로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도심을 빠져나가게 했다.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 보행자 인식 기능이 추가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등 안전 장치들이 스마트 센스에 포함돼 주행중 사고제로을 목표로 한다.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달려도 차선 중앙을 맞춰달리는 건 기본이다. 프런트 그릴 중앙에 투명 플래스틱판 안쪽으로 멀리까지 내다보는 레이더 눈을 가졌고, 양쪽 사이드미러의 아랫쪽에 카메라를 하나씩 달아 차선을 지켜보게 한 덕분이다.

약 700㎞ 구간을 시승하면서 G80의 반자율주행 기능은 감히 최고임을 새삼 깨달았다. 스티어링휠 오른쪽 버튼을 누르고 위아래로 튕기면서 발목, 무릎, 허리에 오는 장거리 운전의 피로도는 거의 없었다.

먼저 크루즈 버튼을 누르고 SET쪽으로 스위치를 내리니 현재 속도로 최고속도가 맞춰진다. 지정 최고속도를 조금 더 올리고, 발은 그냥 편안히 쉬면서 양손은 편하게 운전대에 올려 놓으면 끝이다. 도심 도로를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계기판에 하늘색 HDA 로고를 띄우면서 자동으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HDA 로고가 하얀색일 경우 HDA 작동 준비가 됐다는 것을 뜻하며, 파란색 HDA 이미지는 HDA가 작동 중임을 뜻한다.

HDA는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고속도로의 진입부터 스스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단순히 어드밴스드 크루즈컨트롤 기능을 넘어 구간별 속도 조절과 안전운전을 스스로 책임진다. 고속에서도 불안감 없이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말 그대로 '반자율주행'이다.

지정 속도를 올리다 보면 고속도로별 교통법규상 최고속도에선 '띵~' 소리를 내며 운전자에게 알린다. 이와함께 클러스터에 'AUTO'라는 로고를 보여주면서 "지금부턴 제가 알아서 운전할께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이렇게 세팅을 마친뒤 달리면 저중고속 어느 구간에서든 편안하다다. 제네시스 G80의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맞춰놓지 않았어도 과속단속 카메라를 예고해 주고 최대 시속 100km 구간에서 시속 99㎞를 유지하며 달린다. 예를 들어 600m 앞에 카메라가 있다고 알려주는 동시에 안정감 있게 서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한다.

이어 경부고속도를 내려가다 남청주를 지날때 첫 구간단속 시작 지점이 나타났다. 이때도 스스로 시속 99k㎞로 속도를 고정하고 약 10㎞ 거리를 달리는 동안 알아서 남은 거리와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한남대교 남단부터 2시간 남짓동안 시승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전방주시만 했다. 가끔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달리는 시간을 체크해 보면 스마트크루즈 시스템에선 15초간 유지했고, HDA 시스템에서 3분을 넘기기도 했다.

이 정도면 어 바랄 것이 없는 준자율주행 수준이다. 최근 출시된 제네시스 GV80에는 HDA2가 새로 적용됐다지만 사실 G80의 HDA 정도에서 만족해도 될 것으로 보여진다. 아직까진 차선이동과 방향전환에선 사람의 눈과 손의 움직임 또는 운전자의 판단이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서울 인근에서 약간의 정체가 있었지만 이 역시 문제가 되진 않았다. 정차 3초 이내에선 자동 재출발 기능이 작동했다. 정차 시간이 3초가 넘으면 운전대의 버튼을 살짝 올려주면 다시 출발하는 기특한 녀석이다.

이 정도의 장거리 주행이면 무릎 발목 허리 등이 욱씬거릴 만한 거리다. 하지만 이번 G80 시승에선 하반신 자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더니 쉬지않고 4시간 넘는 주행을 했음에도 피로도가 절반 아래로 확 줄었음을 몸소 느낄 정도였다.

수입차들의 기술과 동등하거나 넘어서는 제네시스 G80 준자율주행 시스템이 장거리 운전에 대한 두려움을 확 없애준 셈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현대차그룹

저작권자 © 지피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